현대인들은 자기 삶을 강조하면서 주변인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직장에서는 물론이고, 부부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갈등이 적지 않다. 그래서 그 해결책 중 하나로 역할을 바꿔 상대의 입장에서 나와 남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체험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 효과 또한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하지만 이러한 역할 바꾸기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있어도, 결국 자기 삶은 자기가 가꿀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주는 삶은 없기 때문이다. 수행 또한 마찬가지다. 수행은 대신 할 수 없고,
한국의 불교문화를 외국인들에 안내할 가이드북 ‘Conversations with Mumyeong Sunim’이 출간됐다.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한편, 글로벌 인재 양성에 노력해온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 스님과 외국인 수행자 무진 스님이 공동집필한 책은 불교 영어회화 가이드이자, 한국불교문화를 전하는 가이드북이다.두 권으로 선보인 책은 기본적인 사찰예절을 시작으로 사천왕, 석탑, 삼보, 대웅전, 불보살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불교문화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 사라, 루카, 무명 스님이 함께 사찰을 방문하는 이야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법정 스님 번역본 절판 후원문 충실한 첫 스님 번역세계적으로 애독된 고전서맑은 샘물 같은 지혜 얻어소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로 널리 알려진 ‘숫타니파타’는 ‘법구경’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애독되는 고전이다. 부처님이 성도 후 전법활동을 펼친 초창기에 제자들과 다양한 주제를 놓고 문답을 나눈 내용이 실려 있다. 따라서 죽음, 늙음, 자유, 욕망, 깨달음 등 부처님의 전법 초창기 육성을 접할 수
최인호가 물었다. “스님, 죽음이 두렵지 않으십니까?”법정 스님이 답했다. “몸이란 그저 내가 잠시 걸친 옷일 뿐인 걸요.”‘길 없는 길’의 저자로 불교계에도 널리 알려진 작가 최인호는 생전에 법정 스님과 10여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다. 주로 최인호가 묻고 스님이 답하는 형식이었다. 그 중에서도 2003년 4월 어느 날, 둘은 길상사에서 4시간에 걸쳐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시대정신과 고독 등 11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깊이 있는 사색과 시적 은유로 가득한 언어를 주고받았다.이 책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지난 30년 가까이 언론계에 몸담으며 다양한 집필 활동과 참여를 통해 진보와 언론 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손석춘 건국대 교수(법보신문 논설위원)가 민중을 위한 언론학의 학문적 성과를 담아 ‘민중언론학의 논리’로 펴냈다.저자는 “적지 않은 지식인들이 민중의 호명을 1980년대의 운동권적 사유로 치부하지만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민중이라는 말에 운동권이라는 낡은 색깔을 주입시킨 장본인으로, 언론기관을 지목했다. 언론인으로 살아오고,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저자가 이 책에서 민중언론학을 제안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책은
문화(文化)는 의식주를 비롯해 언어, 풍습, 도덕, 종교, 학문, 예술, 각종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 한 시대와 집단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낯선 곳을 찾을 때 그 지역의 문화를 사전 학습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그래서 한 나라의 문화를 놓고도 관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게 마련이다. 특히 역사가 오래되고 지형이 넓은 곳일수록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문화가 그렇다. 특히 그들은 스스로를 세계의 중앙에 위치한 가장 문명화 된 나라라고 생각하며 ‘중화(
인도문화사에서 불교의 탄생은 역사적 사건일 수밖에 없었다. 신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관과 실체성을 지닌 요소들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관이 주된 흐름이었던 상황에서, “실체성을 지닌 것은 어떠한 것도 없다”고 선언하며 일체가 관계성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연성연기의 세계관이 등장했기 때문이다.부처님의 고행과 성도에 이은 전법활동으로 인도에 뿌리를 내린 불교는 ‘공(空)’을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으로 발전해 나갔다. 그리고 대승불교와 밀교에 이르러 연기법을 통해 무아를 체득하고 고해에 빠져 있는 민중들을 구하기 위해 지혜와 자비, 무수한 방편을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을 꾼다.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 크고 작은 꿈을 갖고 살아간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사회 사람들의 꿈도 다양하다. 이른바 명문대학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을 시작으로 취업이 당장의 꿈인 사람도 있고, 연애와 결혼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또 내 집을 갖지 못한 이들에게는 내 집 마련이 꿈이 되고,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건강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맞는 것 역시 많은 이들의 꿈이 되고 있다.그러나 희망은 언제나 미완성이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은, 그 자체가 삶의 근간이 되고
“수행은 업력에서 원력으로 가는 일입니다. 욕망 자체가 한 생각 돌리면 바로 부처요, 영원한 자유라는 것을 보여 주는 화두의 소중함을 여러분들이 믿게 되길 바랍니다. 화두란 것이 막연히 그저 뜰 앞의 잣나무라고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결국 마음의 등불을 바로 보여 준 것이라는 점을 알아챘으면 좋겠습니다. -혜국 스님”2013년 연 간화선대법회9인 선지식의 법문 내용간화선 역사서 방법까지총망라한 선수행의 지남지금 이 시간 전국 제방에서 화두 들고 수행하는 수행자가 2000여 명을 넘어 서고 있음에도, 이들을 바른 수행의 길로 이끌
“기도는 내 마음속에 있는 번뇌 망상들, 탁한 부분들을 맑게 해 마음을 밝힘으로써 업장이 맑아지게 되는 수행입니다. 업장은 업으로 인한 장애입니다. 그 장애가 맑아지니 그동안 장애에 의해 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전보다 수월하게 해결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보통 기도를 한다고 하면 부처님께서 가피를 내려주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부처님이 가피를 내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부처님이 스스로 이뤄내는 것입니다. -원명 스님”이웃집 할아버지처럼 푸근한 인상의 선생님이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조근조근 설명하듯, 스님의 이야기
“지독하게 추운 겨울 어느 날/ 눈이 많이 오던 날/ 어머니께서 기침을 하시더니/ 각혈까지 쏟더니/ 백설 위에/ 빨간 꽃, 피었다 -‘동백꽃’”고창 선운사에서의 나날을 그리워하는 시인 혜관 스님이 눈 속에 떨어진 동백꽃의 선명한 색채 대비와 창백한 안색의 어머니가 뱉어낸 한줌 핏덩이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 ‘동백꽃’ 등을 담아 두 번째 시집 ‘찻잔에 선운사 동백꽃 피어나고’를 펴냈다.혜관 스님의 시집에는 사찰 생활과 입산 이전의 고향 경험에 대한 회고, 선적 사유와 세상에 대한 경책이 골고루 담겨 있다. 자신의 염불소리를 “비포
영어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언어다. 그래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영어교육 만큼은 빼놓지 않는다. 우리사회에서도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꽤나 긴 세월 동안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공부가 그리 만만치 않아 대학까지 졸업하고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들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더 많다. 잘못된 교육과 학습 방법이 문제의 원인이다.불교에 대해서 오해하거나혼동할 수 있는 20개 주제대비와 비교 통해서 해설인문학 차원서 접근 시도불교도
“깊어 가는 봄밤/ 어둠을 밝히는 빛/ 흥에 겨운 노래/ 빛 무리와 어우러진/ 강강수월래/ 둥글둥글/ 하나가 된/ 모두의 축제/ 연등회”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 빛을 발하며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연등 물결이 넘실거린다. 서울 동대문에서 종각사거리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빛의 물결, 바로 연등회다. 무려 1300년을 이어온 연등회는 누구나 노력에 의해 깨달은 자가 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준 부처님 탄생을 기리는 것은 물론, 누구라도 정진하면 반드시 깨달을 수 있음을 확신하고 돌이켜보는 날이기도 하다.진리의 빛으로 오신 부처님에게 등 공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못 본그 꽃‘순간의 꽃’고은(1933~현재)은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한국의 국민 시인이다. 굴곡이 많은 한국현대사의 중심에서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하여 네 차례나 투옥된 민주투사이다. 그는 민중과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실천하는 양심과 지성을 통해 드러낸 작가의 정신이 투철한 시인이다. 시인의 평가는 시로써 한다. 고은은 시집, 소설, 수필, 평론 등의 저술이 150권이 넘으니 대단하다. 그의 시가 모두 명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독자의 사랑을 받는 절창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가 만약 지금과 같
인간들의 착각 중 하나는 아마도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치기일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가 우주 최고의 존재라도 되는 양,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자연을 마구잡이로 파헤쳐 왔다. 그 결과 문명의 발달을 이뤘고 그로인한 편리함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존재하기 한참 전부터 그 자리에 있어온 자연의 역습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아니, 인간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과보가 이어지고 있다. 바람, 비, 눈, 기온 등 기후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이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위기를 감지한 서구는 이미 자
원효와 의상의 사상은 한국불교를 비롯해 동아시아 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오로지 원효와 의상을 존경하고 추모하며 탐구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자도 적지 않다. 덕분에 이들 두 선지식에 대한 연구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후인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선지식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특히 원효의 많은 저서는 일본 나라시대부터 전래돼 일본불교 확립에 크게 공헌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학승 또한 적지 않다. 가마쿠라 시대의 뛰어난 화엄승 묘에(明惠)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묘에는 원효와 의상을 추앙한 나머지 ‘화엄연기’라는 두루
‘남의 허물은 잘 찾아내지만, 자기의 허물은 드러내지 않는다. 남의 잘못은 가벼운 먼지처럼 날리나, 자기의 잘못은 없는 듯이 말한다.’지금 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속마음과 삶이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법구경’에서 자기 잘못을 먼저 돌아보라고 이처럼 일러주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힘겨운 현실의 원인을 밖에서 찾고 있다. 때문에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앞서게 되고, 그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표출되는 형태 또한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최근 우리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어린이집 교사의
이 책 ‘다나의 숲’ 주인공 다나에게 모든 것을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영어유치원은 정말 가기 싫은 곳이었다.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우리말이 툭툭 튀어 나왔고, 그러면 어김없이 주의 스티커를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본 엄마의 얼굴은 어두워졌다.그러던 어느 날, 결국 사고가 나고 말았다. 영어로 말을 못해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었던 다나는 외국인 선생님의 질문에 초조해 하던 중 대답이 아니라, 그만 오줌보가 터졌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부터 목소리를 잃었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입이 더 굳게 달라붙어 더 이상 학
한국사회에서 동양사학자이자 불교학자, 그리고 서지학의 권위자로 남아 있는 서여 민영규(1915∼ 2005). 그가 구도자적 자세로 탐구한 것은 우리 선학에서 추구하던 인간의 발견, 그리고 인간 존엄의 회복이었다. 그래서 그는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는 다른 우리 선불교의 법맥, 즉 의상으로부터 균여, 일연, 매월당, 경허로 계승된 인간에 대한 가없는 연민과 봉사의 정신을 주요 학문 주제로 삼았었다.그는 1954년 미국 하버드대 초청연구원으로 부임, 그곳에서 선학사의 대가인 호적(胡適)을 만나면서 중국 선사상은 물론 한국 선에
육조 혜능 스님의 수련터를 복원해서 동화선사를 지은 만행 스님이 낮에는 불사를 하고 밤에는 단체수련을 하면서 사부대중과 문답을 주고받은 ‘항복기심’에 이어 ‘선용기심’을 펴냈다.책은 ‘항복기심’ 이후의 법문과 수행기록으로, 성불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육체수련의 방법을 득도한 입장에서 자세하고 심도 있게 법문했다.저자 만행 스님은 민남불교대를 졸업하고 7년에 걸쳐 3번의 폐관수행을 했다. 이후 혜능 스님의 수련터로 알려진 동화선사 주지로 도량을 증축해 5000명이 주석할 수 있는 사찰로 재건했다. 낮에는 신도들과 함께 불사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