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사에서 21일간 불칠(佛七) 법회를 거행한 적이 있었는데, 5일째 되는 한밤중에 한 두 사람이 대세지보살이 대중을 따라서 경행염불하는 것을 보고서 앞으로 나아가서 절을 하며 한참 동안 우러러보니 보살의 모습이 법연상인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이때서야 비로소 상인이 대세지보살의 응화신임을 알게 되었다.”법연상인(法然上人, 1133~1212). 일본 정토종의 개조다. 이름은 원공이고 9세에 출가해 15세에 천태삼대부를 배우고, 18세에 예공에게 원돈계와 밀교를 배웠다. 24세에 경도(京都)ㆍ내량(奈良) 등지로 다니면서 고통의 세계를
대승불교의 기본 사상은 보살심이다. 보리심의 발현이며 보리심의 실천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보리심이고, 무엇이 보리심의 실천일까. 바로 육바라밀이라 할 수 있다. ‘보리행경’은 이 육바라밀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달라이라마가 많은 이들에게 권하는 ‘입보리행론’이 바로 이 ‘보리행경’이다.‘보리행경’에 대해서는 원래 저자와 관련해 이론이 있기도 하다. 티베트본인 ‘입보리행론’에서는 저자가 ‘싼띠데와’로 나타나고 있는데 반해, 한역본 ‘보리행경’에서는 용수보살로 표기돼 있는 것이다. 이 책 ‘보리행경’은 한역본을 바탕으로 번역했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마음 속 깊이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짊어진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버거운 극한 상황에 이른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그래서 때론 자기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되는 정치가, 권력자, 대기업 총수 등 소위 ‘힘’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 높여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그리고 뒤돌아서서 한없이 힘없고 나약해 보이기만 하는 스스로를 자책한다. 자신을 옥죄는 온갖 고통과 강박증, 그에 따른 지독한 수치심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지만 그리 간단치 않다. 때문에 실직을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한불교관음종(총무원장 홍파 스님)이 창종 50주년 기념사업 등 새해 사업과 이에 필요한 예산 47억1000만원을 확정했다.관음종은 1월15일 제52차 중앙종회를 개최, 종단 다큐와 종단사 제작을 비롯해 학술대회 개최 등 창종 50주년 기념사업을 확정했다. 또 10월7일 사부대중 5000여 명이 참석하는 창종 50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념사업을 포함한 연중 사업 예산 47억1000만원을 심의․의결했다.관음종 창종 50주년 기념사업은 종단의 반세기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차원에서 진행된다. 영상으로
실크로드. 단순하게 보자면 오늘날 중국의 서쪽 변경 지대와 인도 및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좁은 지역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이 공간은 인도와 중국 그리고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였고, 그 교역의 가교를 통해 유라시아의 모든 문화가 교류되고 융합한 곳이다. 그래서 실크로드는 문화교류와 문화융합을 상징하는 말로 불린다.불교에서는 오늘날 파키스탄 간다라 지역에서 중국의 시안에 이르는 이 길을 붓다루트, 혹은 다르마로드로 부르고 있다. 그 길을 따라서 불교가 중국에 전해지고, 다시 동아시아 사회 전체로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인도와 서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다 허망한 것이다. 만약 모든 상을 상이 아닌 것으로 볼 줄 안다면 곧 여래를 볼 것이다)’.‘금강경’ 여리실견분에 나오는 이 사구게를 어린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어린이 불교 동화 108권 발간을 서원한 도서출판 참글어린이가 ‘참글아이 시리즈’에 이어 ‘꼬마둥이 시리즈’ 세권을 동시에 출간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책 ‘다이아몬드 스토리’에서 ‘금강경’ 사구게를 어린이들 마음에 심어주려 노력했다. 글쓴이 안영현은 이 사
이름 모를 어느 사찰. 티베트 스님이 바닥에 만다라 밑그림을 그린다. 분필로 그린 듯한 흰색 밑그림이 완성되자 여러 명의 스님들이 모여 색색의 모래로 밑그림을 채우기 시작한다. 모래로 만다라를 완성해 가는 스님들의 손길은 점묘화를 그리는 화가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만다라 문양 중에는 엄지손톱만큼이나 작고 복잡한 것도 적지 않다. 그래서 먼지처럼 작은 모래알로 문양 하나하나를 표현하기 위해 스님들은 연신 허리를 굽힌다.인터넷 동영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티베트 스님들의 모래 만다라 제작 과정이다. 그야말로 고도의 집중과 정성이
“수행할 때 열심히 하십니까?” “열심히 하지.” “어떻게 열심히 하십니까?”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지.” “그렇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같지 않다. 그들은 밥을 먹을 때도 밥을 먹지 않고 온갖 것들을 바라고, 잠을 잘 때도 잠을 자지 않고 온갖 생각을 꾸민다. 그래서 같지 않다.”중국 유원율사가 묻고 대주선사가 답한 대화 내용이다. 그 옛날 중국 선승들의 대화 속에는 “지금, 여기서 깨어 있으라”는 불교적 가르침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뿐만 아니다. 그 안에는 세속 사람들
정상에 올라/ 오던 길 내려다보니 파노라마 같은 음표 깃발 되어 펄럭인다/ 신중당 화엄성중님 발걸음 걸음마다/ 험한 길 지팡이 되어 지켜주시네/ 아 행복하여라/ 내려오는 길/ 돌탑 위에 넘쳐흐르는 행복 하나 얹어본다/ 사랑하는 나의 붓다여. ‘산에서 붓다를 만나다’염불 소리를 듣고 자란 늦깎이 시인 김정분이 68편의 시를 모아 ‘사랑하는 나의 붓다여’에 담았다. 시인은 시가 좋아 독신을 고집하다 늦은 나이에 짝을 만나서 부부의 연을 맺고 자식을 두었다. 그렇게 세간에 묶여 시심을 놓았던 시인은 노년의 삶을 풍부하게 할 황혼기 글쓰기
“선배 포교사님들의 활동을 잘 배워서 효율적이고 진정성 있는 포교사로 일하고 싶습니다. 동산불교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면 더욱 정진해 포교원을 개원하고, 불자들과 함께 마음이 행복해지는 포교원을 운영하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지난해 12월7일 시행된 한국불교교육단체연합회 제13회 포교사고시에서 수석합격한 강인식(경원·56)씨는 불자들의 마음이 행복해지는 포교원 운영을 서원했다. 경기도 가평에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스스로 생로병사 문제를 고민했던 강인식씨는 5년 전 불교에 입문했다.부처님이 생로병사의 현장을 보고 고민 끝에 출가했듯, 그
행복이란 무엇인가?사람들은 이제까지 공부를 잘하고, 사업이 번창하며,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믿으며 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 하버드대에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미국의 국민생산 총액은 두 배로 증가했지만, ‘매우 행복하다’고 느끼는 인구는 5%나 감소했고 상대적으로 우울증 환자의 수는 대폭 상승했다. 돈과 명예, 권력이 행복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하버드 최고 인기 강좌‘긍정
스님이 물었다. “뱀이 두꺼비를 잡아먹으려 하는데 구해주는 게 맞나요. 구하지 않는 게 맞나요?” 선사가 답했다. “구해주면 두 눈으로 볼 수가 없고, 구해주지 않는다면 물체와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는다.”일반적으로는 인지상정이라 보통 약자 편을 들게 된다. 그렇다면 두꺼비를 구해줘야 할까? 두꺼비를 구해주면 그 두꺼비는 아마도 이젠 살았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크게 쉬고는 허둥지둥 도망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두꺼비를 구해주면 도대체 뱀은 뭘 먹고 살아야 하나? 배가 고파 쓰러질 정도의 탈진 상태에서 겨우 사냥감을 발견했다가 입맛
‘삼국사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7세기 중반부터 차를 마셨던 것으로 나타난다. 고려시대 궁중의 왕족과 귀족, 그리고 스님들 사이에서 차가 크게 유행했다. 조선시대에는 불교의 쇠퇴와 함께 차 문화도 위축됐으나, 궁중이나 민간의 의식용으로 여전히 차가 쓰였다. 또한 스님들 사이에서도 차 문화의 맥이 완전히 끊이지 않아, 훗날 초의선사에 와서는 차 문화가 절정기를 맞기도 했다.우리나라 차 문화는 이처럼 스님들과 함께 했다. ‘한국의 차 문화 천년7 -승려의 차 문화’는 신라 교각 스님으로부터 근현대 정호 스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우리사회에는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고 있다. 불교를 비롯해 개신교, 천주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대종교, 증산교에 기타종교까지 어우러져 있다. 세계적으로 종교간 갈등 노출이 비일비재하고, 심지어 전쟁도 불사하는 현실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경우다. 종교학자들이 우리사회의 다종교 문화에 관심 갖는 이유다.그렇다면 우리사회의 종교는 안녕할까? 아니다. 지나친 종교 이기주의가 오히려 종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고, 수행자나 성직자의 직업화 또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데 한 몫 하고 있다. 때문에 자기 종
현대사회는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한다. 그럼에도 불교만이 진리고, 그 중에서도 참선이 최고의 가치이며 간화선이 최상의 수행법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간화선이 곧 최상의 수행법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그것이 왜 그런지 일반 대중들이 납득할 만한 합리적 설명은 없다.특히 선종을 표방하는 조계종에서 불교와 선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과학적 언어와 보편적 개념으로 모든 것을 풀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추상적 간화선은 의정 발생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부족해 누구도 의정을 발견함으로써 누구나 깨달을 수 있는 문화를 만
“이념과 이론, 관습과 습관, 사상과 관념에 사로잡혀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잘못 인식하는 것은 애초에 산길을 잘못 접어든 것과 같습니다. 생각을 잘못해서 인생을 살기 때문에 인생이 피곤해요. 그래서 그렇게 노력을 해도 죽을 때까지 자기 인생 문제도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기 인생을 남에게 도와달라고 매달립니다. 남편, 자식, 세상에 매달리다가 안 되면 하느님, 부처님에게 매달립니다. 그렇게 하느님, 부처님께 빌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세상 사람들의 답답한 가슴을 즉문즉설로 속 시원하게 뚫어주던 법륜 스님이
“춘성 선사/ 그는 아예 상좌 하나도 두지 않았다/ 이불 없이 살았다/ 하기야 절 뒤안에 항아리 묻어/ 거기 물 채워/ 물속에 들어가/ 머리 내놓고 졸음 쫓는/ 선정이니/ 기어이 수마를 모조리 내쫓아 버렸으니(…) -고은 ‘만인보’”만해의 세 상좌 중 유일하게 그 행보를 남긴 춘성은 세간에 무애도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그에 대한 자세한 조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책 ‘춘성’은 그의 삶을 상당부분 조명해 그가 왜 무애도인으로 불렸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그동안의 연구
새로운 무엇인가를 배울 때 누구나 야심차게 계획을 세운다. 바로 지금 새로운 한 해를 맞아 어떠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새로운 계획을 세우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왜 그럴까?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에 앞서 그것을 배우려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또 그것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가져야만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그렇게 생각이 확고해지면 그때 ‘그럼 이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영어를 배우고자 할 때 알파
불교 역사에서는 세상이 불안정하고 어지러울 때마다 말법사상이 등장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특히 중국 수당 시기에는 말법시대라는 위기의식이 표출되면서 새로운 불교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수나라 때 신행에 의해 태어난 삼계교(三階敎)다.‘삼계교 사상 연구’는 바로 그 삼계교의 역사와 사상, 그리고 실천에 대해 사상사적으로 비교 검토하고 있다. 하나의 불교 종단으로 독립된 형태를 띠기까지 해 삼계종으로 불러도 무리가 없을 만큼 교학과 실천을 겸비한 종파였던 삼계교를 창시한 신행의 사상과 실천 및 활동이 후대까지 미치게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2013년 기준 전 세계 15위 규모다. 무엇이든 지기 싫어하는 국민들이, 그리고 이 국가가 세계를 향해 자신 있게 자랑하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경쟁력은 경제력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의 독서 수준에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독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한 마디로 낙제점이다.한 여론조사에서 매월 한 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답한 이들이 66.8%였다. 이는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30%를 넘는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실제 지난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