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란 영적 가능성의 실마리다. 마고성 신화는 인류의 시원을 설명하는 역사적 전개 같지만 실제로는 인류 내지 인간의 내부적 잠재성을 가리킨다. 키르티무카 신화 또한 생명의 온전한 드러남을 위해 삶의 엄정한 현실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율려를 회복함은 본래 우주의 빛과 음악을 일상 속에서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이는 부처님이나 신을 보는 것이요, 성스러운 일상의 회복이자 삶의 온전성 즉 우리의 삶에서 가능하지만 실현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는 열망의 실현이다. 타고르와 간디가 자신들은 ‘그 대양의 물 한 방울에 불과하다’며 지
환경운동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산업화의 무한 질주를 제한하는 규제 위주에서 새로운 차원의 인식으로 전환되며 두 번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 평등과 환경 정의를 넘어 모든 사람은 소중하고 모든 생명은 신성하며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우리는 수십억 종의 다른 생물 종을 돌보고 그들과 협력하며 이 지구상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이다. 우리가 계속해서 생명의 그물을 찢어놓는다면 그 덫은 곧 우리의 존재 자체에 구멍을 뚫어놓는 짓이 된다는 것이다.이는 기존의 의무적 환경윤리나 도덕적 훈계가 아닌 깊어지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고대 신화와 불교 인드라망’이라는 제하의 기고를 보내와 6회에 걸쳐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편집자인류사회 최대 도전은 공동의 비젼 즉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상력의 부재고 현대판 신화의 부재다.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보는 것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관통해 흘러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명체들, 나아가 만물을 바라보는 색안경이 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코로나19 전염병균의 국내 유입 진원지로 몰려 혹독한 대가를 치렀던 신천지가 최근 공격적 여론전을 다시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개신교측인 CBS노컷뉴스와 국민일보 등 기독교계통의 미디어들이 또다시 신천지의 잘못된 선교를 ‘포교’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그 노림수 속에는 ‘주님의 종’들 간에 벌어지는 분쟁의 덤터기를 불교 쪽으로 떠넘기려는 꼼수가 읽혀진다.‘부처님의 가르침(佛法)을 널리 전한다’는 뜻의 포교(布敎)와 전법(傳法)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불교에서 주로 사용해온 용어다. 지금까지 불교에서는
황건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가 최근 문화재 지정 번호 폐지 전까지 국보 제83호(1962-2)로 불린 반가사유상의 휜 엄지발가락이 불상의 모델이 된 승려가 맨발로 걸어 다닌 결과 실제로 발이 변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반가사유상 엄지발가락에 대한 해석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규항 전 KBS 아나운서실장(83)이 5월30일 법보신문에 보내온 기고를 통해 83호 반가사유상의 ‘반가부좌 자세’와 ‘오른쪽 엄지발가락’은 중도적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1961년 KBS에 입사해 35년간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씨름·야구
동국대 전 이사장 법산 스님이 5월14일 서울 진관사 향적당에서 열린 고 조명렬 중앙승가대 명예교수의 49재를 맞아 직접 지은 추모시 ‘백련화 향기 되어’를 낭송해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올해 3월28일 별세한 고인은 불교아동학 정립에 크게 기여한 학자로 고 연사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의 아내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진관사에서는 고 조명렬 교수의 49재에 앞서 2020년 5월28일 세연을 접은 홍윤식 교수 추모집(간행위원장 한상길)인 '연사회상의 인연 그 참다운 동행'(집옥재) 봉정식이 있었다.백련화 향기 되어백련화처럼 고요한
사단법인 가야문화진흥원 이사장 도명 스님이 김수로왕의 비 허왕후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허황옥3일-잃어버린 2천년의 기억’과 관련해 기고문을 보내왔다. 도명 스님은 허왕후 도래의 사실적 규명을 통해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풍부해지길 희망했다. 편집자지난 4월23일 경남 김해의 롯데시네마에서 지역불교계와 가락종친들이 참석한 가운데 ‘허황옥 3일–잃어버린 2천년의 기억’이라는 영화 시사회가 있었다. 이어 25일 부산 오투 롯데시네마에서는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 통도사 승가대학장 인해 스님, 안국선원 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으로 수많은 희생자와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고담선원 주지이자 더프라미스 이사인 혜민 스님이 4월24일 출국해 독일 베를린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불교계 국제구호단체 더프라미스, 현지 구호 단체 ‘아사달’과 함께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혜민 스님은 5월4일 폴란드에서 난민지원 현장 활동기를 담은 기고 '힘내라 우크라이나!'를 법보신문으로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주 베를린 중앙역 3번 플랫폼. 우리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봉사자들의 연락책이 되는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 따르면
103주년을 맞은 삼일절. 봄을 알리는 희망인지, 그날의 함성을 전하는 눈물인지 모를 비가 촉촉이 내립니다.다른 해 같으면 삼일절을 맞아 어느 단체보다, 어느 누구보다 힘껏 일본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삼일절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을 나눔의집은 오늘 침묵과 적막에 빠져 있습니다. 이 침묵과 적막의 책임이 우리 이사들에게 있지는 않은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왜 나눔의집이 존재하는지, 나눔의집이 우리 사회에 어떤 상징성을 갖는지에 대한 생각이 이사들에게 있기나 한 것인지, 이사의 한 사람인 저로서도 무거운 마음으로 삼일절 아
지금 세계는 ‘신냉전’이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곳곳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2월24일 세계적인 군사 강국 러시아가 이웃 나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군인을 비롯해 무고한 많은 시민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 “전쟁이란 늙은이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작당하면 젊은이들이 피 흘리며 죽어 나간다”라는 말이 있는데 소수의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의 야욕에 의해 희생당하는 이들이 어디 젊은이들뿐이겠는가.사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힘없는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10여년 전쯤 한국전쟁을 겪은 노보살님이 “스님 제가 팔십 평생 살아보니 무슨 일도 다 있어도
동국대 전 이사장 법산 스님이 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 불사를 찬탄하는 시와 사진을 보내왔다. 편집자마산 정법사의 변신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1914년 개창 이래 최대 변신통도사 주지 구하노사의 교화원력초대 포교사 경봉노사의 실천서원항도 마산에 최초의 대자유치원이 세워지고설법전에 사자후는 시민의 희망가로 펼치며민초들의 안심입명 귀의처 되고삼보의 반야등 정토실현의 등불이었네어언 백여 년 격동기를 거치며침체되어 가던 정법사의 당간을 새롭게 새우는 원력지태화상 20여년 20여동 터전을 넓히고웅비하는 견고한 4층의 건물을 세웠네.도문화상
현재의 한국불교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승단의 이미지 실추, 출가자 감소, 신도 수 급감 등 갖가지 요소들이 불교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게다가 내부적으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것은 한국불교의 사상적 기반인 대승불교의 가르침이 불교 내부로부터 공격을 받아 서서히 와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교가 한국에 유입된 이래 불교 밖의 종교나 사상에 의해 교리를 공격당한 적은 별로 없다. 조선조의 정치가나 유학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불교를 무지막지하게 탄압했지만 교리를 비난한 예는 흔치 않다. 기껏해야 정도전이 쓴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