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란 무엇인가? 이것은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더불어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다. 뚜렷한 답변 없이 신비하게 느껴지는 문제로, 여러 날을 곰곰이 곱씹게 할 만한 주제다. 그런데 현대분석철학은 이 물음에 답하기 어려운 이유를 문제가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질문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질문이 너무 두루뭉술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답변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사유의 본질을 캐려면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드는 사유 또는 사고(思考)를 논하기보다는 그런 사유와 사고를 가능케 하는 개념 체계를 연구해야 길이
부처님은 불설 ‘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에서 부모님은 열 가지 은혜로써 자녀를 키우신다고 가르치셨다. 첫째는 열 달 동안 배 안에 품어서 키워주시는 은혜요, 둘째는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요, 셋째는 자식을 낳고부터 모든 근심을 거두고 자식에게만 사랑을 쏟는 은혜라 하셨다. 넷째는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은 토해서 먹여주시는 은혜라 하셨는데 험한 음식은 부모님이 드시고 자식에게는 영양이 풍부한 좋은 음식을 먹이신다는 말씀이시다. 다섯째는 마른자리에 아기를 눕히고 부모님은 젖은 자리를 취해서 누우시는 은혜라 하셨다
외로움은 모든 병의 근원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법을 모르는 사람도 다른 존재들과 단절된 채 살 수는 없다는 것은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가족이, 친구가, 동료가 없는 이들은 물기 없는 나무처럼 꼬들꼬들 말라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에게 친절해야 한다. 그들 또한 나처럼 외로우며 아픈 이들이기 때문에.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괴물은 이름이 없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이의 이름이다. 태어나자마자 무책임한 창조자 프랑켄슈타인에게 버려져 간신히 생존하며 혼자서 말과 글과 감정을 배워야 했던 괴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민
Q. 자영업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71세 남성입니다. 5년 전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을 팔고 이사를 갔습니다. 당시 아내는 이 지역이 개발될 여지가 있으니 기다려보자고 했지만 결국 제 뜻대로 집을 팔았고, 최근에 재개발 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팔지 않았으면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억울함과 후회, 화가 나는 일이 반복됩니다. 5년이 지난 일임에도 그 생각만 하면 밤에 잠을 못잘 정도로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이 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A.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신 어르신의 결정이 후회로
불교에는 다양한 종류의 기도와 수행법들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다라니 암송도 불자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기도 수행법이다. 불교의식에도 갖가지 다라니들이 등장하고 경전에도 온갖 종류의 다라니들이 설해진다. 이 중에는 특별히 다라니를 경전의 제목으로 삼은 경도 있다. 불자들이 자주 암송하는 ‘천수경’이 그 예이다. ‘천수경’의 본래명칭은 ‘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경’이다.다라니는 범어 드하라니(dharni)를 음역한 것으로 여기에는 두 가지의 뜻이 있다. 첫째는 총지(摠持)와 능지(能持)이다. 총지와 능지는 부처님의
승이 파초혜청 화상에게 물었다. “법신이 언구를 벗어나[透法身句]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파초가 말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질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질문하지 않을 수도 없다.” 승이 말했다. “저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파초가 말했다. “세 번째 찾아오면 그대한테 보여주겠다.”파초혜청은 당나라 시대 위앙종의 인물로서 신라 출신이다. 법신의 개념에 대해서는 어떤 말로도 표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을 체득하는 것은 그 개념과 별도에 속한다. 유마힐은 비야리성에 머물면서 허깨비의 색신을 빌려서 병에 걸렸음을 보여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유희를 즐기며, 좋아한다. 앞으로도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생명이 갖는 특징이 아닐까도 싶다. 오죽하면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표현이 나왔을까. 인간의 본질을 유희, 즉 놀이에서 찾을 수 있다는 호이징가는 놀이에서 중요한 것은 ‘룰을 지키는 것’이라 했다. 이 룰을 지키지 않으면 놀이는 더 이상 놀이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율장 ‘대품’에 나온다.부처님이 정각을 성취하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의 일이다. 부처님께서 바라나시(Bārāṇasi)에서 우루벨라 지역
1993년 8월27일 새벽 1시 30분에서 3시 사이 전북 장수군 장수읍 용계리 1267번지에 위치한 ‘팔성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이 도난됐다(사진1). 이 불상은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 도난되었다가 2016년 10월 서울 한 개인 사립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되었는데 불상의 복장물(腹藏物)만 털린 채 돌아왔다(사진2).장수 팔성사(八聖寺)는 602년 신라 해공 대사 또는 해감(解橄) 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라 전하나 관련 자료가 없어 명확하지 않다. 팔성사에 대한 기록은 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9권이 유일하다. ‘신증동국여지
鶴樹潛輝示寂滅 金剛舍利放光明학수잠휘시적멸 금강사리방광명八千經卷胸中出 百億乾坤足下藏팔천경권흉중출 백억건곤족하장부처님께서 학수에서 열반에 드시어 적멸을 보이시니/ 금강과 같은 사리가 광명을 발하도다./ 팔만사천 경전은 마음으로부터 나왔으며/ 백천만억의 세상은 발밑에 숨어 있다.이 게송은 ‘범음산보집’이나 진호석연(震湖錫淵) 스님이 편찬한 ‘석문의범’의 불사리이운(佛舍利移運)편 사리게(舍利偈) 가운데 일부를 취하여 문장으로 삼았다. 익산 숭림사를 비롯해 공주 갑사, 서울 법성사 등에도 걸려 있지만 아쉽게도 주련의 순서는 제각각이다. 이를
재가신자로서 초기불교교단에 크게 공헌한 인물은 아나타삔디까(Anāthapiṇḍika) 장자이다. 그의 본명은 수닷따(Sudatta)였지만, ‘아나타삔디까’ 즉 ‘외로운 이를 돕는 자’라는 별명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그를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라고 부른다.그는 꼬살라국에서 제일가는 부호였다. 그가 사업차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가하를 방문했을 때, 우연히 붓다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는 붓다를 뵙고 싶은 마음에 밤새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성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가 성문이 열리자 세존이 계신 곳으로 달려
‘좋은 행동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하게 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에 회의적인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실제로 타인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도 부자나 권력자가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인과의 성질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인과는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명확한 이치다. 인과가 나타나는 것만 해도 순행과 역행, 랜덤 등으로 나눠진다. 인과가 순차적으로만 나타난다는 것은 막연한 추측이다.원인의 씨앗은 조건이 돼야만 발아돼 현실화된다. 조건이 형성되지 않으면 씨앗은 영원히 싹이 나지 않는다. 악행을 했을 때 그 씨앗은 조
출정식이다, 출마 선언이다, 정치권이 뜨겁다. 거기다 언론의 선정적 까발리기와 폭로까지 곁들이니 국민은 참으로 갈피를 잡기 힘들다. 얼마 동안 국가의 품격을 결정하고 국가 운영의 방향타를 정하는 일을 앞두고 정신 똑바로 차리려고 애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런 때라면 당연히 우리 불자들도 정치적 의식을 점검하여, 현실의 정치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태도를 세워야 할 것이다.혹시 불교는 초세간적인 종교이기에 정치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참으로 불교의 본질에 대한 잘못된 이해요 편견일 뿐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 인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