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혁 재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얼마전 속리산 법주사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하고 불교인권위원회가 주관한 불교인권학교가 열렸다. ‘자비, 생명 그리고 우리들의 인권’이라는 주제로 열린 불교인권학교는 불교와 인권, 지구화 시대 평화문제와 생존권, 학교에서의 종교자유 문제 등을 다루었고 다른 종교 인권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불교와 인권의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할까. 부처님 가르침, 불교경전의 말씀 어디에서 인권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우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오히려 인권과 관련되지 않은 것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부처님 말씀이야말로 2500여년 전에 나온 뛰어난 인권선언이 아니겠는가? 인권이란 인간이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다. 사
덕 진 스님정토사 주지 신정아라는 한 맹랑한 젊은이로 말미암아 우리 교계가 느끼는 불쾌감은 감내할 수준을 넘고 있다. 사람이 둘이나 생명을 잃고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아프간 인질사태의 책임문제는 잊은 지 오래고 코앞으로 다가온 대권도 신정아 보다 덜 중요한 듯 거대 언론들은 거의 석 달 가까이 그들의 작은 부분까지 캐고 또 캐고 있다. 거대 언론들이 신정아를 마치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인물이거나 모든 국민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위대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듯하다. 그렇기에 신정아 패션이 어떻고 가방이 얼마짜리니, 또 누구와 메일 상에서 호칭을 어떻게 썼는지 등 법과도 관련이 없고 국민 전체에 끼치는 영향도 없는 것들을 선정적으로 쓰고 있다. 그러면서 동국대와 불교 전체가 범죄에 연루된 듯 한 논조로 지면을
정 구 복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어제는 민족의 최대명절인 추석이었다. 매년 추석 명절에는 전국에서 1000만 인구가 도시에서 농어촌으로 달려간다. 농어촌에 가는 길은 전국 어디나 아스팔트로 잘 포장되어 있다. 도시의 폐쇄적인 아파트 공간과 소음, 먼지로 가득 쌓인 답답한 곳을 벗어나 바람 시원하고 산천이 아름다운 열려진 자연의 품에 안기게 된다. 시골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들녘의 황금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시골을 찾은 여러분을 공손하게 반기고 있다. 이런 시골의 정경은 정말 사람이 살만한 자연환경임을 누구나 마음속으로 느꼈을 것이다. 아이들이 고추잠자리를 잡으며, 송사리와 메뚜기를 직접 잡고, 집안의 감나무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따주시는 홍시를 먹어 본 어린이는 참으로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추억
청아 스님대전 지광사 주지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부모의 정성어린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게 된다. 이때 모든 부모들은 하나같이 자녀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말과 글을 가르치며, 자식이 훌륭한 인간으로 자라주기를 기대한다. 자녀들이 점점 자라 더욱 성장하면 부모들은 자식들이 훌륭한 스승 밑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경주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경우로 우리는 흔히 중국 맹자와 한석봉의 어머니를 예로 든다.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보다 나은 공부 환경과 훌륭한 스승을 갈구하게 되고, 스승들은 또한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현들의 가르침과 인류가 축척해 놓은 지식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헌신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부모와 스승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자라 성인이 되면 자녀들은 사회
손 혁 재경기대 정치교육원장 해마다 9월이 오면 생각나는 스님들이 있다. 1200여년전에 입적한 김교각 스님과 지금으로부터 40여년전에 입적한 효봉 스님이다. 김교각 스님은 중국과 일본 등에서 현신한 지장보살로 숭배되고 있는데 신라 경덕왕의 아들로 추정된다. 김교각 왕자는 스물 네 살 때 당 나라로 건너가 구화산 토굴에서 고행하고 아흔아홉에 입적했다. 교각 스님은 항아리 속에 들어가 가부좌한 채로 열반에 들었는데 3년 뒤 육신이 썩지 않은 채 지장보살의 화상과 똑같은 모습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1500년 만에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현신한 지장보살로 모셔지고 있다. 교각 스님의 법체는 금을 입힌 등신불로 모셔져 스님이 창건한 중국 안휘성의 구화산 화성사에 보존되어 있다. 구화산 성지는 교각 스님
덕 진 스님정토사 주지 몇 달간의 진통 끝에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졌다. 이제는 여권 혹은 또 다른 정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과정이 남아 있다. 우리는 그 동안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없거나 누가 링 위에 오르는지 봐야 하고, 또 마지막 결전을 지켜 봐야하는 의무가 있다. 이처럼 대선 얘기에 휘둘린 지도 벌써 일 년은 족히 넘어서는 것 같다. 언론이란 입법 행정 사법에 이은 제4부라고도 하고, 제3의 권력기관 또는 ‘사회의 공기’라고 할 만큼 그 영향력은 자못 크다. 또 그 영향력 만큼이나 정론과 직필의 정의로움을 요구받는 게 바를 언론의 사명이자 존재의 이유다. 언론은 한 가문의 소유물이 아니라 사회를 맑게 하고 이를 가로막는 부정을 감시해야 하는 공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
정 구 복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역사 허물기와 역사 쌓기라는 용어는 생소한 말이다. 특히 역사 쌓기란 용어는 필자가 5년 전부터 역사 허물기의 대칭용어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이 두 가지 용어로는 인간이 의식적, 의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역사와 역사적 유물을 없애거나 새로이 세워 이를 유지 발전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역사 허물기로 기억되는 최초의 사건은 1896년 독립협회에서 조선왕조가 명나라와 청나라의 사신을 국왕이 맞이했던 영은문(迎恩門)을 중국에 대한 사대의 상징이라고 하여 철거하고 이 자리에 독립문을 세웠던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1894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의 패배로 청나라 세력과 간섭이 배제된 상황 하에서 이루어졌다. 그 이름이 부적절하면 고치면 될 일이었다. 이로 인하여 조선 전기
청아 스님대전 자광사 주지 출가 입산하는 스님에게 출가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스님으로서의 첫 단추를 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찍이 원효 스님께서도 그 뜻을 밝혀 ‘세속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여윈 것’이라고 출가의 의미를 분명히 하셨다. 몸으로는 부모형제들과의 세연을 끊는 것이며, 마음으로는 번잡한 세상일들과의 인연을 벗어나 상구보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출가의 인연은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출가의 뜻은 이와 같아서 누구에게나 한결같은 것이다. 이렇게 출가한 스님들은 불가(佛家)를 이루는 일원이 되어 각각의 근기와 인연에 따라 수행공부에 매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가도 자체적으로 하나의 사회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국제사회나 국가와 같은 사회와 종횡으로 불가분의
손 혁 재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올 12월에 치러질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교계에 선거바람이 불고 있다. 올바른 지도자의 선택은 국가의 앞날과 국민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불교계가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선거바람이 이상하게 불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모 정치인에게 “선덕여왕 이후 여왕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덕담(?)을 한 스님이 있다고 한다. ‘필승’이라고 써 준 스님도 있다고 한다. 어떤 스님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방문하면 버선발로 뛰어나오고,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오면 차갑게 대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렇게 권력지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개신교신자인 이승만 대통령을 ‘보살의 화현’이라고 추켜세운
덕 진 스님정토사 주지 필자는 30년이 넘는 승려생활을 통해 어찌하면 불교가 좀 더 쉽고 생활화 될 수 있을까를 골몰하고 있다. 그 결과, 천수경이나 축원 등 의식의 대부분을 한글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절에서는 모두 이를 따라 하지만 불자들 대다수가 제사와 장례식 등 가정에서 행해지는 의식은 유교식으로 하고 있다. 불교의 장엄하고 엄숙한 장례의식, 다비식과 천도재, 시식 등은 주로 사찰 내에서만 하고 가정이나 장례식장 등에서는 스님을 초청하는 경우 외에는 불교 의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교식 상례는 곡을 하고 상주는 죄인이라 하여 형식과 절차를 중시하고 있지만, 불교는 영가의 이름으로 보시 공덕지어 이고득락(離苦得樂)을 발원하고 어리석음을 깨우치도록 진리의 법을 설해주고 있다. 이렇게
정 구 복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불교에서의 시간관은 영겁의 시간을 꿰뚫고 있다. 1겁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에는 세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20리 되는 성안에 가득 채워진 겨자씨를 백년에 한 알 씩 집어내어 이를 다 집어내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1겁이라고 한다. 이는 천문학적 계산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이다. 우리 인간은 오래 사는 사람의 경우에 겨우 겨자씨를 하나 집어내는 백년에 불과하다. 짧은 100년의 삶은 현세의 삶을 말할 뿐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과거세와 미래세의 삶이 있으니 모든 사람의 삶이 영겁동안 이어진다. 우리가 이 시대에 그리고 한국에 태어난 인간으로 태어난 확률은 로또 복권의 당첨률보다 몇십 배, 몇천 배 더
정여 스님부산 여여선원 선원장 한 여름에도 불자들의 마음속까지 상쾌하게 해주는 시원한 소식을 들었다. 부산 안국선원에서 수불 스님이 어린이 포교를 위한 발전 기금으로 상당히 많은 정재를 종단에 희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신흥사에서 성일 스님이 어린이 포교 기금으로 많은 성금을 종단에 보시 하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포교 공덕은 대자비심이고 보현행원의 실천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좋은 일들을 계기로 어린이 법회가 전국적으로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곧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예전에는 방학이 되면 마음 놓고 놀 수 있었기 때문에 도시에 살고 있더라도 농촌에 내려와서 원두막에 가서 참외도 먹고 수박도 먹으며 알찬 시간을 보냈다. 또 개울가에 가서 물장구도 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