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송년법회와 장학금 수여식을 하는 것이 어쩌면 무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장학금을 송금하는 것으로 수여식을 대신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 년 내내 끝없이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여러분을 볼 기회 자체가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간단하게나마 얼굴을 보면서 장학금을 수여하고, 질병 속에 고통 받는 불자님들과 학생들에게 짧게나마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유심청정(唯心淸淨)이라 했듯, 오직 마음을 청정하게 지니고 있으면 바로 청정국토입니다. 코로나19라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중에도 이 화엄산림을 무장무애(無障無碍) 환희원만(歡喜圓滿)하게 성취(成就)하게 되어 참으로 기쁘고 또 감사합니다. 통도사 화엄산림의 시작은 자장 스님의 통도사 창건 시기부터라고 봅니다. 그 이후로 많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통도사에서는 화엄산림이 잘 이어질 때도 있었고, 또 난리를 만나든지 무슨 일이 있을 때는 끊어진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근래에 와서는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화엄산림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우주 만상을 상이 없는 상으로 말씀하시고 고구정녕하게 분석하여 설명하신 경
오늘 법회는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릅니다. 제가 총무원장(1986~1994)으로 있던 그 시절은 참으로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종무원들 보시금 주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전법을 위해 한푼두푼 모아 부처님 성지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땅을 샀습니다. 그러나 불사를 하기에는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자승 전 총무원장께서 이곳에 국제선센터라는 거룩하고 장엄한 대작불사를 했고, 어느덧 11년이 지났습니다. 오늘 이 웅장한 법당에서 법회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우리 불교가 삼국시대 전래돼 이렇듯
기나긴 코로나와 여러 가지 변수로 민생경제가 어렵습니다. 쌀쌀해진 날씨까지 더해져 어깨가 움츠러듭니다. 어려움을 빨리 벗어나려는 마음에 초조함과 불안감만 더해지는 분위기지만 이럴 때일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이 꿈같고 허깨비같고 물 거품이고 그림자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다, 모든 존재가 찰나에 생멸하는 연기적 존재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처럼 나라는 존재는 언제 사라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사라질 나를 붙잡고 집착을 거듭할 것이 아니라 다 놓아 버리고 용서하며 나누고
불자라면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유식에서는 ‘유식무경(唯識無境)’이라고 합니다. 유식무경은 오직 식이 있을 뿐이고 바깥의 경, 즉 대상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반사람들은 우리 눈앞에 실재하는 대상, 즉 물리세계가 있는데 이게 어떻게 가상의 세계인가 의문을 가집니다. 이 실재하는 세계가 가짜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있습니다.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네오가 경험하는 세계는 입력된 정보가 만들어내는 가상현실입니다. 그러나 주인공
불교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수행방법과 나라의 전통에 따라 다양한 불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라와 전통을 초월해 공통된 것은 바로 삼보(三寶)에 대한 예경입니다. 삼보는 ‘무상정등각’의 깨달음을 이룬 석가모니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미래의 제자들을 위해 남기신 가르침, 그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는 승단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 청정한 불법승 삼보가 있었기에 불교가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승을 스님들로만 보는 경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승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가 모두
오늘 법문은 ‘부처님의 가르침’, 이런 제목으로 말씀드립니다.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을 교학이라고 합니다. 교학에서는 부처님 설법의 가르침을 종류별로 나누는데 상당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것을 교상(敎相)이라고 합니다. 그 교상을 판단하고 해석한다고 해서 판석(判釋)이라고 하며 합쳐서 ‘교상판석’이라고 했습니다.교상판석의 대체적인 내용을 ‘오승차별(五乘差別)’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교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니 다섯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다섯이 무엇인가. 인천승(人天乘), 인간과 천상에 태어날 사람에게 하신 법문, 성
오늘은 백중 지장기도 회향 일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이 세상에 태어나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수도하고 마음을 깨달아 성불하셨습니다. 깨닫고 나서 보니 일체중생이 부처님과 같은 불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구할 필요 없이 우리 마음속에는 복과 지혜가 조금도 모자람 없이 구족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모든 중생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무엇을 보면 보자마자 이러쿵저러쿵, 좋다, 나쁘다, 무슨 소리가 나면 소리를 듣자마자 이러쿵저러쿵 좋다, 나
오늘은 백중 6재 법회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백중은 하루 기도로 끝내는 것이 보통이었고 오래 하면 일주일 동안 기도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많은 사찰에서 49일간 기도를 하게 됐고, 또 100일간 기도하는 사찰도 종종 있습니다. 49일간 혹은 100일간 기간을 정해 지장기도를 하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축원하며 스스로 정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서산 스님의 ‘선가귀감’에는 “출가해서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하는 것도 아니요, 따뜻하게 입고 배불리 먹기 위해서도 아
오늘은 자살 예방, 생명존중, 행복나눔이라는 주제로 특별법회를 마련했습니다. 생명존중과 행복나눔이 이뤄진다면 이 세상은 굉장히 즐거운 곳이 됩니다. 이렇게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대두됩니다.‘인신난득 불법난봉(人身難得 佛法難逢)’이라는 것처럼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부처님 법을 만나기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났고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서 몸소 실천하는 불자가 됐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일로 여겨야 합니다.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고, 모든 우주 법계에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행복은 어디에서 오고, 누구에게 주어지는 것일까요. 또 행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저는 행복이라는 것은 불러주는 자에게만 온다고 생각합니다.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누구야’ 혹은 ‘누구씨’ 하고 부르면 돌아보게 되고, 다가가게 됩니다. 그런 것처럼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을 찾고, 불러야 합니다. 행복을 찾고 부르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작은 것에서 만족하고 언제나 그 자체로 감사하고 고마워하면서 늘 주변에 기쁨을 주는 삶, 그것이 바로 행복을 찾고 부르
오늘은 지장재일입니다. ‘모든 중생을 구제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님의 원력을 기리는 날입니다. 기도나 공양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출가의 삶을 본받아 정진하겠다고 발원을 세우고 점검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원력을 세우고 발심을 할 때 비로소 그 원은 성취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한 선비가 있었습니다. 그 선비는 과거시험을 볼 때마다 거듭 낙방을 했습니다. 매번 낙방을 하자 주위 사람들이 선비에게 “마을 뒤에 있는 절에 가서 불공을 올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지도 모르니 한 번 해보라”고 권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