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1월26일 기고를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녹색당은 2020년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식단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사항’에 “채식하는 학생을 위한 내용이 없다”며 “공공급식에서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는 입법 조치를 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자기 결정권, 건강권, 환경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채식선택권이
지적 장애인을 장기간 착취했다는 혐의를 받은 서울 노원구 학림사 주지스님이 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스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최근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이른바 ‘사찰 노예사건’으로 지탄받아야 했던 스님은 6여년 만에 비로소 혐의를 벗게 됐다. 당시 검찰은 주지스님이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지적장애 3급을 판정 받은 편 모씨에게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시키면서도
“케이블카요? 다른 곳도 다 적자라던데 왜 놓겠답니까?” 삭풍이 몰아치던 지난해 11월 말, 영축총림 통도사 경내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철회’ 기자회견을 위해 사중 스님들이 든 현수막을 보며 한 시민이 보인 반응이다. 부산에서 왔다는 E 시민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가 재추진된다는 소식 자체가 시대착오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시민은 “케이블카가 무슨 문제냐, 절에서는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 아닌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10여 년 전부터 유행처럼 앞다퉈 추진되던 케이블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한창 자비 없이 연달아 늘어선 시험 사이에 끼어 있던 기말고사의 어느 날, 글을 쓰려 책상에 앉으니 뒤늦은 걱정이 일었다. 불교에 대한 경험도 지식도 부족한데 어떤 이야기를 써가야 조금이라도 알맹이가 남을지, 나름 오래 고민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결국 괜히 멋들이는 글보다는 내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나는 20대 방황의 시기가 제법 일찍 찾아온 편이다. 대학엔 입학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발붙일 곳을 찾지 못했다. 혼자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듯 모든 것이 막막했던 3월, 이끌리듯이 들어간 불교 동아리가 나에게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만암당 종헌 대종사’가 한국불교 근현대사에 남긴 발자국은 깊고도 선명하다. 1876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만암 스님의 삶은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6·25한국전쟁을 관통하는 혼란의 한복판이었다. 이러한 시대, 갓 열 살에 접어들던 1886년 백양사에서 출가한 만암 스님은 손수 논밭을 일구며 기근에 허덕이던 주민들을 구제하고 쇠락해 있던 백양사를 중창했다. 광성의숙·심상학교·정광중고등학교 등을 세워 출가자와 재가자를 아우르며 인재 양성에 매진하는 한편 일제강점기 조선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참선수행과 선
“중앙승가학원이 큰 교육기관으로 발전되어 많은 인재가 배출되길 바랍니다.” 1979년 4월 14일 서울 돈암동 보현사에서 중앙승가대학교의 전신인 중앙불교승가원을 개원하는 자리에서 석주 스님이 전한 법어 중 한 대목이다.‘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승려전문교육 정규대학으로 1979년 개교에서 2024년 현재에 이르러 42회 졸업생 2000여명의 동문을 배출하며 한국불교의 지도자 양성에 매진해 왔다’고 하는 홈페이지 표현대로, 5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중앙승가대학교는 현대 한국불교 역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이 승가대의 앞날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대한민국 인구 증가율은 –0.176%로 마이너스를 기록하였으며, 합계출산율은 0.7명대로, 2022년의 0.78명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임신이 가능한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며,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라고 한다. 2023년의 합계출산율은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저출산 문제는 2002년 합계출산율이 1.17명으로 떨어져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되면서부터 주목되기 시작하였
조계종 총무원이 2024년을 ‘K명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신년 회견을 통해 “한국불교 존재 이유는 세상 고통과 함께하고 온 중생을 행복의 길로 나아가게 하기 위함”이라며 “2024년, 한국불교는 국민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사회적 정진을 시작한다”고 천명했다. 국민으로부터 호응받는 유수의 템플스테이 사찰을 활용해 종단에서 마련한 ‘선명상’프로그램을 보급할 계획이다. ‘선명상’ 프로그램은 조계종 미래본부가 준비한다. 명상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이 시대에 예정대로 ‘선명상’
어느 사찰이건 스님들의 예불에는 그 형식과 절차가 있다. 다만 약식으로 하는 경우 몇 가지를 생략하고 진행하기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다른 형식으로 보일 뿐이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소청진언 나무 보보제리 가리다리 다타 아다야’를 할 때 글을 읽듯이 독송(송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조 읊듯 소리를 쭉쭉 늘려가며 읽다가, 금방 목청을 에코음처럼 높낮이를 주며 읊조리거나, 어느 대목은 숨 끊어질 듯 한참을 길게 뽑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무슨 형식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그냥 스님 마음내키는 대로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30여단 호국백일사에서 군종법사로 있는 세광 김민지 법사입니다” 지난해 7월, 군법사로 임관해 지금까지 처음 만나는 분들에게 드리는 나의 인사말이다. 처음에는 법사라는 호칭이 많이 낯설었다. 군인들과 같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말투도, 생각도, 행동도 다른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스님보다 법사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다. 오히려 군법사가 아닌 도반을 만나면 낯설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이곳에 잘 적응하고 있다. 호칭과 말투보다도 가장 낯설었던 건 군법당에서 하는 법회였다. 동국대를 다니며, 숙명여대와 상월
조계종이 1월 5일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성명을 접한 주변의 반응은 대부분 “뭐?”였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강릉에 거주 중인 한 스님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에서야 시내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뭐?”라는 반응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소식을 접하며 지난해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떠올랐다.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부실
“내 이제 감로의 문을 여나니, 귀 있는 자는 들어라.”석가모니부처님이 부다가야를 떠나 바라나시 녹야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야를 지날 때다. 이교도 우파까가 길을 막고 물었다.“당신은 누구를 모시고 있으며 스승은 누구입니까. 누구의 법을 따르고 있습니까.”부처님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한 우파까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다른 길로 가 버렸다. 그다음 부처님을 만난 사람은 뱃사공이었다. 그는 부처님에게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뱃삯을 내야만 강을 건너 주겠다”는 말만 했다. 그는 부처님을 눈앞에 보고도 어떤 이익도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