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인생에 기회는 꼭 세 번 온다”는 말을 했다. 아마도 그 말은 나를 위한 말 같다. 그 세 번의 큰 기회는 내 삶에 전환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유년시절이다. 중학생 때 설악산으로 수학여행 가는 길에 낙산사를 방문했다. 버스에서 내려 낙산사 산문을 지나 사천왕문을 막 지나갈 때 갑자기 무서움이 밀려와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주저앉을 만큼 온몸이 떨려 사천왕문 앞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갈팡질팡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기억 속에 각인된 절에 대한 첫 경험이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됐다. 그날
시련은 파도처럼 삶에 몰아쳤다. 2010년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말기 암이었다. 구효성 염불봉사단 팀장은 생업을 포기한 채 아내의 간병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지극정성에도 아내는 6개월의 투병 끝에 결국 곁을 떠났다.아내를 보내고 오는 길, 비라도 세차게 내리면 좋으련만 하늘은 야속하게도 화창하기만 했다. 온 몸이 텅 비어버린 느낌. 저리고 아픈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무기력했고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술을 마시지 않고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매일 동료들과,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밤만
금정총림 범어사가 2019년 신축 개관한 선문화교육관 입구에 ‘문화의 종(鐘)’을 조성하고 타종식을 봉행하며 불교문화 포교의 확장을 발원했다.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10월16일 경내 선문화교육관 입구 종각에서 ‘문화의 종 타종식’을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을 비롯한 사중 대덕 스님과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 등이 참석해 불사의 원만 회향을 축하했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문화의 종은 시민과 불자들의 휴식과 충전을 위한 템플스테이관 등 다양한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주지 현응 스님)가 개산 1219주년을 맞아 불교를 빛내고 나라에 공헌한 해인사 스님들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해인사성보박물관은 10월6일부터 내년 4월10일까지 관내 특별전시실에서 ‘불교를 빛내고 나라에 공헌한 해인사 스님들’ 특별전을 개최한다.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 3년(802년) 화엄종주(華嚴宗主)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 화상과 그 제자인 이정 화상이 화엄의 가르침을 펴기 위해 세운 화엄십찰(華嚴十刹) 중 하나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긴 세계문화유산 고려대장경을 600년 넘게 보전해온 법보종찰이
오늘은 백중 지장기도 회향 일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이 세상에 태어나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수도하고 마음을 깨달아 성불하셨습니다. 깨닫고 나서 보니 일체중생이 부처님과 같은 불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구할 필요 없이 우리 마음속에는 복과 지혜가 조금도 모자람 없이 구족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모든 중생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무엇을 보면 보자마자 이러쿵저러쿵, 좋다, 나쁘다, 무슨 소리가 나면 소리를 듣자마자 이러쿵저러쿵 좋다, 나
경기도 광주시(시장 신동헌)와 천주교 수원교구청(교구장 이용훈 주교)이 추진 중인 남한산성-순교성지와 천진암 성지를 잇는 ‘천진암성지 광주 순례길’ 조성계획은 출발부터 잘못된 졸속행정이다.지난 8월26일 체결된 2기관의 업무협약에 의하면 광주시는 순례길 조성에 행정적 지원을 담당하고, 천주교 수원교구는 광주지역의 천주교 역사를 추가로 발굴하고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 위한 홍보 등 업무를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천진암(天眞庵)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이 있는 불교계를 배제한 채로 진행되는 순례길 조성은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우
부처님은 신도 아니고 신과 연결된 구세주나 예언자도 아니다. 부처님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노력과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이룬 성인이다. 부처님이 한 인간의 범주에 속하는 분임에도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들은 부처님을 세상 최고의 존재로 추앙한다. 인류사에 수많은 성인과 현인들이 출현했다고 하지만 부처님처럼 그 위대성이 부각된 예는 없을 것이다.이는 부처님이 지닌 호칭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遍知)‧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
여름을 떠나는 풀벌레 합창도 숲속으로 잦아듭니다. 끝 간 데 없이 높아진 하늘, 가을이 전설처럼 밀려옵니다.‘만상이 적멸이라 석가의 면목이요. 적멸이 멸이하니 진귀조사 얼굴이로다. 부처님 묘리진광은 길이 매하지 않네. 누가 보리도를 묻는다면 대답 않고 백운 사이로 돌아가리.’만공 스님 법문입니다. 알 수 없는 불가사의 이~뭘까? 둘일 수 없는 한 덩어리 응연일상원(凝然一相圓) 이~뭘까? 천상천하 유아독존 아! 이 물건이여어떻게 남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도와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보살행이 있을 뿐입니다. 세세생생 보살행이
오륙도는 부산의 관문이면서 부산의 상징이요 파수꾼이다. 부산시 기념물 제22호인 명소다. 부산의 관광 자원이면서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다. 보는 위치, 조수의 차이와 그날 날씨에 따라 섬이 다섯 개로도 보이고, 여섯 개로도 보여서 오륙도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나는 다섯(5)개 섬이기도 하고, 여섯(6) 개 섬이기도 하죠’ 하는 애교 있는 이름이다. 이것이 재미나는 사실이어서 오륙도는 옛적부터 많은 시의 소재가 되어 왔다.그러나 확인을 하고보면 조수가 줄어드는 썰물 때는 오륙도는 방패섬‧수리섬‧송곳섬‧굴섬‧등대섬 등 다섯 섬이다
오직 바른 스승과의 인연과 선지식의 높은 안목만이 나에게 맞는 공부를 단계별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생의 근기로 늘 의심과 회의가 앞서니 여기저기 발만 담그거나 조금 하다 말면 늘 그 자리에 머물러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각산 스님께서도 언제나 강조하셨지만 수행은 늘 ‘조견오온’하는 것이다. 항상 내 몸과 마음을 살펴 반조해 보며 경전을 읽거나 수행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되돌려 써야한다. 누구나 그러하듯 일상의 곳곳에서 우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이 절에 가면 이년이
대한불교진흥원 유튜브 채널 ‘헬로붓다TV’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구독자 1만명을 달성했다.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은 지난해 10월5일 현대 뉴미디어를 통한 포교 활성화를 위해 유튜브 채널 ‘헬로붓다TV’를 개설, 불교의 현대화·생활화·대중화를 목표로 불교의 다양한 분야를 유튜브 콘텐츠로 선보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명상은 과학이다’ ‘불교를 다시 묻다’ 강연시리즈 165편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헬로붓다TV는 현재 ‘깨달음의 파도-룸비니에서 맨해튼까지’ ‘뿌리는 같아도 다른 꽃이 핀다’ 콘텐츠를 시리즈로 업로드하고
“이주민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왔습니다. 다치고 병에 걸려 아파도 모든 고통을 혼자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법보신문이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손을 건네기 시작하면서 꿈을 잃지 않게 됐습니다. 이주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준 법보신문에 고마움을 전합니다”안산 태국 붓다라마 사원 주지 지라삭 스님이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스님은 “법보신문의 이주민돕기 캠페인은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법보시 캠페인은 사회적 약자에게 부처님 법을
현대사회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도 과거에 비해 인류의 역사가 발전되어 왔음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발전해왔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의 차이가 크다. 우매한 대중들이 먹고살기에 바쁜 와중에 몇몇 천재들이 나타나 한 단계씩 끌어올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류의 에너지가 거대하고 역동적으로 흐르는 가운데 몇몇 천재들이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천재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전의 ‘위인전’들은 천재의 업적에만 관심을 기울여왔다.
불교를 사랑하는 장애인 모임 보리수아래 회원인 피아니스트 최준이 연주회를 갖는다.6월30일 오후 7시30분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이번 연주회 주제는 ‘Again, Start-이젠 괜찮아질거야’다. 최준은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며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곡들로 무대를 구성한다.공연에는 최준이 작곡한 총 15곡이 소개된다. 첫곡은 이번 공연의 주제이기도 한 ‘Again, Start’로 코로나19 시대 모든 사람이 따뜻하게 사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이어 ‘Spring Rain’ ‘Summer Aca
태고종 종정 지허 대종사가 불기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봉축법어를 내렸다. 지허 대종사는 부지런히 경전을 익히고 닦아 부처님의 길로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지허 대종사는 5월11일 발표한 봉축법어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어머니 마야 부인에게서 태어나자마자 우뚝 서서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손은 땅을 가리키며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홀로 가장 높다’라고 하셨다”며 “이 한마디에 천지만유의 참 진리가 다 들어 있다. 이 한마디에 사바세계에 오신 석가 부처님의 뜻이 다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처님은 모든 중생이
현재 한국불교에서 행해지는 의례의식은 거의 ‘석문의범’에 기반한다. ‘석문의범’은 근대 고승 안진호(1880~1965) 스님이 편찬한 불교의식집이다. 여기에는 예불문을 비롯해 각종 불공이나 천도재, 설법, 강연 등 전통적으로 행해지는 의식뿐 아니라 대중포교에 적합한 의식들도 다양하게 수록돼 있다. 조선후기까지 통일된 의식집이 없어 사찰마다 제각각이었던 불교의식이 이 책으로 인해 거의 동일하게 행해지게 된 것이다.‘석문의범’을 자세히 살펴보면 형식도 잘 짜였지만 내용도 매우 훌륭하다. 반야, 법화, 화엄, 유식 등은 물론 선의 도리와
신라는 3국을 통일하여 원래의 신라에 견주어 대략 3배에 달할 정도의 막대한 영토와 인구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3국항쟁과 나당전쟁을 겪으면서 막대한 희생을 치렀다. 많은 인명 손실은 말할 것도 없고, 백제・고구려를 멸망시키고 부흥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신라의 군비만이 아니고 당의 군사의 군량미까지도 신라가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 지출이 막대하였다. 그런데 멸망당한 백제・고구려 측의 피해는 더욱 참혹하였다. 화려한 궁전과 역대 보물 전적이 적병에 의해 잿더미가 됨으로써 두 나라의 역사는 거의 인멸되고 말았다. 특히 백제・고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면서 생긴 우스개 소리가 있다. “요즘은 모두가 미남 미녀”라는 말이다. 마스크 위로 눈과 이마만 보이니 모두가 잘생겨 보인다는 뜻이다. 며칠 전 신규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을 보았다. 모두가 인물이 훤해보였다. 하지만 본인 확인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보니 그 첫인상이 각양각색이었다. 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이 바뀌었다. 얼굴의 중심은 코이고 입 또한 인상의 상당 부분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고 보니 가끔은 마스크를 벗은 직원의 얼굴이 상당히 낯설어 보일 때도 있다.
불교에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여러 방편들이 있다. 방편이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나 방법이다. 이러한 방편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언어 즉, 설법이다. 언어를 이용한 설법은 중생들을 깨우치는데 필수적이다. 부처님은 설법 방편으로 수많은 중생을 가르치셨다. 세상의 교육도 대부분 언어로 이루어진다.그런데 불교에서는 간혹 색다른 방편도 쓴다. 주로 선가에서 사용한 부처님이 가섭에게 전했다는 삼처전심법, 덕산의 방망이 세례, 임제의 할, 마조의 발길질, 조주의 끽다거 등은 언어를 대신하는 방편들이다. 이외에 좀 더
서양화가 전혁림(全爀林, 1916~2010)은 통영에서 태어났다. 1930년 통영수산학교에 진학하면서 그림을 배우고 싶었지만, 졸업 후 진남금융조합에 취업하면서 그림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러나 그의 그림에 대한 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해 1938년 부산미술전람회에서 ‘신화적 해변’ ‘누드’ ‘월광’을 출품해 입선했다. 이후에도 그는 꾸준히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했는데 주로 일본에서 건너온 당시 세계 화단을 소개한 화집과 책을 보며 연구했다. 잠시 아마추어 일본인 화가로부터 강습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