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광 스님 동국대 불교대학원 원장 전통사찰에 거주하는 스님이면 누구나 경험한 일이지만, 문화재를 다루는 전문가들과 스님들과는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찰의 당우가 허물어져도 문화재 전문가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며, 이들은 사찰이 스님들의 생활주거공간이라는 사실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더구나 문화재 보수비를 지원 받아서 공사라도 하려고 하면 보통의 상전이 아니다. 이들 가운데는 신심이 있어서 스님들의 생활이나 생각을 이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단순히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는 사람쯤으로 여기고 있으며, 그 곳에 사는 사람보다는 문화재만을 중시할 때도 있다. 우리들이 볼 때는 엄연한 예배의 대상이지만, 그들의 지식으로는 단순한 문화유산이며, 더 나아가서 그
신 규 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지금처럼 번화하지 않았던 옛 시골에서 타관 사람이 와서 길을 물으면 “이 길로 쭉 가다가 담배 가게 옆에서 논두렁 길 따라 한참 가면 박 서방 네 집이 보여요”라는 식의 대답을 주고받던 광경이 그리 먼 옛날 일만은 아니었다. 이렇게 답변을 해주더라도 집을 찾는 데에 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컴퓨터의 각종 검색 창에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어떤 단어를 입력하면 한 글자만 달라져도 영 다른 내용이 나오고 만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일 중의 하나로 주민등록번호를 통해서 전산조회 하는 게 있다. 불과 13자리의 숫자를 가지고 그 사람의 이름 주소 등등을 알아낸다. 물론 한 자만 달라도 영 다른 사람이 나오고 만다. 여기서 우리는 “기
고 유 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미국 부시 대통령이 지난 10월 18일 상·하양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북한인권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북한인권법은 미국의 법률로 공식 발효됐다. 이로써 미국은 법적 차원에서 북한의 인권개선과 체제전환을 모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됐다. 북한인권법 모태는 지난해 11월 하원에 상정됐던 북한자유법안이다. 이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안보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자 법안 명칭과 내용을 수정하여 ‘2004 북한인권법안’으로 다시 상정했던 것이다. 자유화법안보다는 더욱 중립적인 인권법안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인권문제와 관계가 적은 일부 조항을 수정했지만 북한주민 인권 신장, 궁핍한 북한 주민 지원, 탈북자 보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윤 청 광 방송작가 21세기는 누가 뭐라고 해도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숫자 계산은 물론이요 건축, 도목, 우주과학, 농업, 수산업에서 산업디자인, 영화예술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컴퓨터 없이는 어떤 분야도 지탱할 수 없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극장표 예약에서 기차표, 비행기표 예약도 사람대신 컴퓨터가 해결해 준다. 어디 그 뿐이랴.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급한 수술도 컴퓨터 없이는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보전쟁도 컴퓨터의 몫이요, 육해공에서의 전투까지도 컴퓨터가 승패를 좌우한다. 이토록 컴퓨터 공학이 발달한 21세기, 그 가운데서도 인터넷 분야에서는 선진국을 달리고 있다는 대한민국인데 참으로 웃지못할 현상이 매일 되풀이 되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대한
언론계 출신들의 일요일 북한산 등산길에서 한 친구가 “어젯밤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프로를 보았느냐”고 한다. “못 보았다”고 하니까 ‘한국기독교’를 고발하는 프로인데 주로 대형교회의 목사세습을 규탄하는 것이 골자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요 며칠동안 기독교인들이 KBS 본사 앞에서 이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위했다는 보도가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래 “기독교인들이 방송을 저지하기위해 며칠동안 KBS 앞에서 경고시위를 할만큼 방송내용 중에 기독교에 불편한 내용이나 왜곡된 내용이 있더냐?”물었더니 그 친구는 자기가 생각하기엔 별다른 내용이 없더라고 한다. 기독교계 대형교회의 목사세습은 이미 기독교계 안에서도 비판을 받아온 문제라서 새로운 문제도 아니고 프로그램 내용 중에 한국기독교
사찰 단위나 지역 단위로 운영되는 각 불교교양대학마다 학생이 모자라서 지속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비단 불교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계의 전반적인 문제다. 이미 지방의 작은 사립대학들은 학생수급에 비상이 걸려있는지 오래다. 궁여지책으로 모자라는 학생을 채우기 위해 중국이나 월남을 비롯한 동남아 등지에서 데려오지만 명실상부한 교육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승려들을 교육하는 승가대학 즉 옛날의 강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혹 부분적으로 학생 수급이 원활한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러면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우선은 이런 문제에 봉착한 해당 교양불교대학 실무자들이 모여 문제의 심각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핵개발 프로그램 추진 ‘의혹’과 관련하여 제2의 북핵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우라늄 분리실험과 플루토늄 추출실험 사실이 연이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결과 발표가 있은 후에야 정확한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실험이 핵 농축이나 재처리 등 핵무기 개발계획과 관계없는 ‘과학실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 정부와 언론들은 한국의 우라늄 분리실험이 북한 핵문제와 6자회담, 핵확산 등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리차드 바우처 미국무부 대변인은 “한국의 실험규모는 북한 등에 비하면 매우 작은 것”이라며 “이번 일이 북핵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고,
윤 청 광 방송작가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관광지 보다도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한적한 어촌의 조그마한 포구가 더 멋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나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몇 번이나 절감했다. 그리고 팔도강산 어디를 가든 큰 산에는 큰 절이, 깊은 산 깊은 골짜기 안에는 작은 암자가 멋지게 자리잡고 앉아 절묘한 운치를 자아내고 있음을 보고 우리 옛스님들의 멋진 안목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큰 산에는 큰 산에 알맞게, 비좁은 절벽에는 그 절벽에 알맞게, 큰 절과 암자가 산세와 계곡과 나무와 물소리와 흘러가는 흰구름, 지나가는 바람소리까지도 다 품에 안으면서 설 자리, 앉을 자리에 제대로 편안하게 앉아 있는 것
엊그제 한 일간지를 보니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한국불교학회가 불교용어 표준화작업을 거쳐 내년까지 모두 1만개의 불교용어를 표준화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학회는 지금까지 의 작업으로 1차 정비를 마친 표준 불교용어 5000여개를 지난 8월 24일 공개하기도 했다는 보도다. 불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우리 학계 일각에서 이만한 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데 대해 놀라움과 함께 고마움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 작업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표준화를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코 상당한 반발과 혼란도 초래할 것이라는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사에서도 그 점을 은근히 비치고 있었다. 내년 말부터는 ‘반야심경’을 욀 때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가떼아떼 빠라가떼’로 할지 모른다면서 ‘사
보 광 스님 동국대 불교대학원 원장 중국의 역사에 있어서 한족(漢族)이 중원을 다스린 적은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그들이 말하는 오랑케족이라는 한족(漢族)이외의 이민족에 의해 중국역사가 전개된 적이 많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것도 한족(漢族)에 의해서가 아니고 오늘날 그들이 말하는 소수민족 즉 호족(胡族)에 의해서였다. 한족은 263년경에 서진(西晉)을 건립하였으나 얼마 가지 못하여 북방의 이민족에 의해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으로 나누어졌으며, 한족은 이들에 밀려 양자강 남쪽으로 남하하여 317년에 동진(東晋)을 세우게 되었다. 이 때 중국의 동북방지역은 대단히 복잡하였다. 고구려와 인접한 나라는 선비족(鮮卑族)의 전연(前燕)이 있고, 그 옆에는 전진(前秦)이 있었다. 전진왕 부견(
신 규 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세상이 혼란스럽다. 연일 방송가에서는 물가가 오른다는 보도이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가에서는 수도 이전을 포함한 이념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외신 보도는 더더욱 우리들을 암담하게 한다. 중국의 고구려사에 대한 폭력적 보도는 물론 일본의 독도 문제에 대한 자의적 해석 등은 우리를 참으로 당혹하게 한다.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때마다 위기론이 등장하곤 했지만,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인 것 같다. 국론 분열이 이 보다 더 심각했던 때도 없었다. 세대간의 갈등은 이미 정도를 넘었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발언과 그에 대한 대처 등으로 상징되는 종교 간의 갈등 사태도 이미 정도를 넘었다. 힘든 세상이 되었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감을 하면서도, 이 난국을
북한이 지난달 24일에 이어 10일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또 다시 실시했다.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지대함 순항(크루즈) 미사일로, 사거리는 110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북한이 발사한 지대함 미사일은 단거리 미사일로 통상 군사훈련에서 사용하는 미사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세계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북한 핵개발의혹문제로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주변국가들의 우려를 무릅쓰고 북한이 공공연히 미사일 시험발사를 두 차례나 강행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묘한 시점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미뤄 볼 때 미사일 발사는 통상적인 군사훈련용보다는 무력시위용일 가능성이 높다. 시험발사의 시점, 동해상에서의 조업금지 구역설정, 주변국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