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에 앞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찰숲은 나라 전체 산림면적 중 얼마나 될까요? 짐작하기도 어렵나요? 먼저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은 남한의 전체 면적인 1000만 헥타르(ha, 1ha=1만㎡) 중 634만 헥타르입니다. 63%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조계종 소유의 산림은 전체 면적의 1%인 6만3000헥타르 정도가 됩니다. 언뜻 보기에는 1%가 ‘별게 아니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만한 산림을 갖고 있는 기관은 국가기관을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이야기를 국립공원으로 좁혀서 보면 사찰이 소유한 산림을 뺄 경
그동안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의 내용을 한 달에 한 번 큰스님들의 법문을 통해 들어오셨습니다. 오늘은 십회향품(十廻向品)의 열 가지 가운데 마지막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을 입법계무량회향(入法界無量廻向)이라고 합니다. ‘법계’에 들어가는 한량이 없는 회향, 그래서 ‘화엄경’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한마디로 법계가 됩니다. 법계라고 하는 말에서 법은 시간을 초월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계는 공간을 뛰어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바꾸어 이야기하면 시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있고, 공간은 동, 서, 남, 북, 상방, 하방, 중방 등 여
전국어린이지도자연수회에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오늘의 강의 제목은 ‘지계 실천을 위한 다섯 가지 심리 법칙’입니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없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어린왕자’의 한 구절입니다. 우리는 4~5살 때부터 희미하게 기억이 생겨나면서 6~7살 즈음 되면 그때 느꼈던 생각과 감정이 남아있고 그것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어린이들을 관찰할 때 이론에 앞서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어린이였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이론이 아니라
오늘은 혜암 큰스님의 수행처를 답사하는 날로, 지리산 영원사를 찾게 되었습니다. 영원사는 신라 영원 조사께서 창건 후 면면히 수행의 가풍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곳은 109명의 조실스님에 대한 기록이 나올 정도로 대단한 도량이었습니다. 영원사에는 훌륭한 강사스님들도 많이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순 반란사건과 한국전쟁 때 완전히 불에 타 없어진 이후 석주 스님께서 상무주암에 계시다가 내려오셔서 복원을 하셨습니다. 그때는 길도 없었던지라 모두 스님들께서 직접 길을 내시고 지게로 짐을 옮기면서 복원을 하셨습니다.혜암 큰스님께서는 해
사조도신(四祖道信, 580~651) 대사는 부처님의 혜명을 잇고 모든 중생들에게 심지법(心地法)을 전해주시고자 호북성(湖北省) 황매현(黃梅縣) 쌍봉산 자락에 사조사를 조성하고 법을 펼치셨습니다. 바로 이곳이 사조사(四祖寺)의 조사전으로 아주 의미가 큰 도량입니다.우리가 화두를 받을 때 제일 먼저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 내용은 ‘달마대사께서 인도에서 중국 땅에 무엇을 가지고 오셨습니까’라는 의미입니다. 달마대사께서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분은 양나라 초대황제였던 무제(武帝)입니다. 그
오늘날 우리 사회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끝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은 인생이 편치 않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은 점점 물질적으로 발달되어가고 옛날보다 외형적으로 의식주가 고급화되고 있습니다. 옛날보다 좋은 집에 살고 고층 아파트가 늘어납니다. 식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 때, 한정식 집에 가면 차려진 반찬 수가 무척 많습니다. 옛날에 비해 음식이 매우 고급화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옷도 옛날보다 잘 입고 삽니다. 이러한 외형적인 모습을 보면 분명
제가 있는 오대산은 아직도 아침기온이 영하 10도지만, 그 속에서도 버들개지가 물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남쪽에서는 매화꽃 소식도 들려옵니다. 봄은 희망과 진리, 행복을 찾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당나라 때 어느 비구니스님의 게송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진일심춘불견춘(盡日尋春不見春) 망혜편답롱두운(亡鞋遍踏隴頭雲) 귀래우과매화하(歸來偶過梅花下)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하루 종일 봄을 찾아도 찾지 못하고, 짚신이 다 닳도록 온 산을 헤맸네. 집으로 돌아오다 매화 밑을 지나는데, 봄은
오늘은 불자님들과 십우도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십우도는 선불교의 핵심이 담긴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열 장의 그림이지만 그 속에는 불교의 사상전체가 포함돼 있습니다. 십우도 그림은 중국에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일본에 전해오거나 우리나라에도 해인사에 판각된 십우도가 있습니다. 십우도 그림에서 보면 표면의 바탕에 검은색을 칠해 놓았습니다. 검은 바탕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생멸심(生滅心) 속에서 발심수행(發心修行)을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기신론(起信論)’의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부처의 세계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성도일입니다. 해마다 성도재일이 되면 견성오도에 대해 말을 합니다. 견성오도는 견성성불과 같은 말입니다. 견성이 성불이고 오도입니다. 성품이라고 하면 마음입니다.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서 그 마음을 바로 보면 성불이라고 했습니다.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소소영영(昭昭靈靈)하게 듣고 있는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왜 견성을 못하는가. 지도에 부족함이 있는가, 받아들이는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가. 달마선법(達磨禪法)에도 ‘견성오도’라고 해서 “마음이
불교방송에 오기 전에 대각사 법당에 앉아계신 부처님께 “오늘 불자님들에게 어떻게 법을 설하면 좋겠습니까?”하고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처럼 법을 설하라”라고 조언해 주시더군요. 원고 없이 법을 설하라는 주문이셨습니다. 부처님 재세 시 부처님의 법석은 항상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나무 아래 부처님께서 앉아서 수행하신 그곳이 바로 법석이었으며 수행자들이나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계신 바로 그곳에서 법을 청하고 수행에 관한 지혜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어디서든 부처님의 법석이 펼쳐졌던 것입니다.오늘 인연 공덕으
2500여년 전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쿠시나가르에서 입멸하신 후 제자들은 왕사성 인근 칠엽굴에 모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집대성합니다. 이를 불교사에서는 1차 결집이라고 합니다. 결집을 주도한 인물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두타제일로 불렸던 마하가섭존자였습니다.십대제자 가운데 사리불, 목건련, 마하가섭존자와 가섭 삼형제(우리빈라가섭, 나제가섭, 가야가섭) 등은 모두 왕사성과 그 인근지역 출신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아난존자와 가전연, 아나율, 라훌라 존자 등은 부처님과 같은 석가족 출신이었습니다. 즉 교단은 마하가섭을 중심으로 하는 왕사성
여러분에게 ‘화엄경 십회향품’을 말씀드릴 수 있게 한 인연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생각합니다. 부처님 경전 전체가 다 그렇지만, 특히 ‘화엄경’은 금구성언(金口聖言), 즉 황금의 입으로 하신 거룩한 말씀이라고 합니다.그렇다면 금구에서 강조하는 그 말씀은 무엇일까요? 누구든지 경전의 한 구절을 읽고 믿음과 이해와 실천행을 이룬다면 우리도 부처님과 똑같은 거룩한 삶을 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한 생명의 가치, 부처님의 성품을 드러내어서 일체 중생을 구제하는 능력을 길러내는 것이라 확신합니다.‘화엄경’ 80권을 계속 뒤지고
문정왕후에 의해 잠시나마 부흥의 빛을 보았던 불교계의 고승들은 유생들의 탄압에 의해 산중으로 들어가 살아야 했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에 승병을 이끌고 나라의 어려움을 구하는 데에 앞장섰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승려들의 사회적 지위는 다소 호전되었지만, 위정자 및 유생들의 부당한 핍박과 시달림은 계속됐습니다.조선 18대왕 현종은 즉위와 동시에 양민이 출가하여 승니가 되는 것을 금하고, 이미 승니가 된 승려들도 환속할 것을 권하거나 명령하였습니다. 그는 서울의 비구니 사찰인 자수원과 인수원을 철폐하고 거기에 모셨던 열성의 위판을 땅에
‘관세음보살보문품’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경전 가운데 하나입니다. 줄여서 보문품(普門品)이라고 하는데 관세음보살보문품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제28품 가운데 제25품에 해당합니다.부처님께서는 숱한 보살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보살을 만들어내시고 이것도 모자라 많은 부처님을 만들어내셨습니다. 이것은 모두 입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도 부처님의 입으로 만드셨습니다. 입으로 만든 것은 실상(實相)이 아닌 방편이라고 합니다. 방편은 이렇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면
오늘 이 자리는 생명살림대법회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법회입니다. 불교상담개발원이 주도해 전국 30개 가까운 사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법회가 진행됩니다. 왜 생명이 주제가 됐을까요. 아시다시피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살문제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청년들 자살도 심각하지만 노년의 자살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 가만히 앉아 하늘과 나무를 바라보고 목탁과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다보면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좋은 날 스스로 목숨
부처님 당시 형이상학적인 질문만 하는 제자가 있었습니다. 이 우주법계는 과연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은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는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가 죽으면 육체를 떠난 영혼은 영원불멸한가, 불멸하지 않은가? 또 우리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들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궁금하십니까? 생활인으로 살아갈 때에는 앞뒤좌우 없이 바쁘게만 살아갑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절에 와서 이런 생각을 한번 쯤은 해보셔야 합니다.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수행과
불교란 무엇입니까? 부처님의 원음인 초기불전을 보면 볼수록, 강의를 하면 할수록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건전한 상식에 기초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건전한 상식이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는 표현은 주석서에도 등장합니다. 건전한 상식으로 불교는 무엇입니까?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이라는 말에 우리는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부처님은 누구이며 가르침은 무엇입니까?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불교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다섯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부처님은
불교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 3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가 되지만 100년 동안 탐한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물을 모으기 위해 평생 아등바등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재물이 모이고 나면 흩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또 직위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그 직위에서 내려오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재물은 물론 명예에도 너무 집착하면 안 될 것입니다. 오늘은 법회를 위해 모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간이 끝나면 각자 집으로 또는 각자
우리는 소원이 있습니다. 소원이 있는데 크게 확대하면 서원이 됩니다. 우리가 일생을 기준으로 소원을 확대시켜서 서원을 갖는 겁니다. 자신이 교사라면 우리 반 학생, 교장이라면 학교 전체 학생을 위하게 되고 지도자라면 포부가 커질 것입니다. ‘다 함께’라는 언어에는 확대되었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은 원이든 큰 원이든 투자하는 시간은 같습니다. 하루는 24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 같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그 시간을 소원에 투자할 수도 있고 서원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법을 배움으로 인해서 시
‘선생경(善生經)’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은 무엇이고, 불행한 것은 무엇인가. 어버이가 살아계실 때가 가장 행복하고 부모가 돌아가실 때가 가장 불행하다. 부모님이 계실 때는 한낮과 같다면 부모가 안 계실 때는 캄캄한 밤과 같다. 부모가 계실 때는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부모가 안 계실 때는 무엇인가 허전하다. 저는 출가를 했고, 저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이맘때만 되면 무엇인가 가슴이 막 미어져 옵니다. 왜 그럴까요. 이 시기는 어머니의 제사가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여기 모든 대중 가운데도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