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꽃샘추위가 매서운 이즈음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는 노래가 심심하지 않게 들리는 졸업의 계절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계절에 졸업하면 이별하는 슬픔에 너무 깊이 몰입할까 심려하여 추위로 슬픔을 잊게 하려는 의도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내 기억 속의 졸업식은 언제나 추웠다. 강당이나 운동장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마음은 이별의 슬픔에 젖기보다는 온통 빨리 의식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선승이 가사·발우·불자와 함께공부 완성 의미로 받는 졸업장종파 내 유대관계 증명키 위해여러 부 제작하여 배포
굴속에 자리를 편 의상 스님은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한 채 앉았다. 들려오는 건 바위덩어리를 때리는 바닷물 소리뿐이었다. 한 터럭의 번뇌조차도 허용치 않는 용심과 청심으로 7일을 보낸 후 새벽 바다 위에 앉았던 자리를 띄웠다.원효암서 1패 당한 의상 스님 의상대선 한 수 위 법력 보여의상 스님 ‘자리’ 띄운 그 파도붉은연꽃암자 아래서 ‘처얼썩’의상 스님이 해안절벽의 굴속에 좌복을 깔고 가부좌를 튼 연유가 있다.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관세음보살의 진신이 이 해변의 어느 굴 안에 상주한다는 전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서역(西域
원효 성사 탄신 140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불교 사상사는 물론 한민족 정신세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만큼, 원효 성사를 학술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가장 눈에 띄는 건 동국대 불교학술원 산하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단(단장 김종욱)이 주최하는 한·중·일 3국 릴레이 학술대회다. 불교문화연구원은 앞서 2014년 불교학연구회와 함께 원효 사상을 동아시아 불교사상 맥락 속에서 재분석하는 학술대회를, 지난해 한국사상사학회·일본 가나자와현립 가나자와문고와 공동으로 ‘신라사본과 원효’ 주제
원효(元曉, 617∼686) 대사는 신라시대의 고승으로 깊이 있는 불교 사상과 다양한 저서를 남긴 인물이다. 구전설화를 비롯해 ‘송고승전’ ‘삼국유사’ 등에 기록된 원효 대사는 남다른 성장 과정과 수행, 삶의 고뇌와 파격적인 행보 등 극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매우 입체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1400여년의 세월 동안 원효 대사는 사람들의 기억에 끊임없이 회자되어 왔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드라마, 영화, 연극, 소설,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원효 대사의 생애에서 보이는 ‘해골이 매
원효(元曉, 617~686)는 우리 역사상 가장 탁월한 인물이다. 그는 ‘금강삼매경론’을 비롯한 수많은 저작을 저술한 학자이면서 ‘화쟁(和諍)’이라고 하는 독특한 사상을 계발한 사상가이며, 타력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불교의 진리를 깨달아 그것을 우매한 백성들에게 널리 전파한 승려이다. 불교계에서 그를 ‘성승(聖僧)’으로 추앙하는 것도 그의 이런 다양한 면모를 높이 인정하기 때문이다. 원효의 생애에 관한 기록은 ‘송고승전’ ‘삼국유사’ 등에 일부 실려 전하며, 이를 바탕으로 소설·영화·드라마·오페라·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재창조되
사찰과 스님은 상호 부조하고 의지하는 관계에 있다. 스님은 사찰에 몸을 맡긴 채 종교생활을 영위해 나간다면 사찰은 고승 대덕과의 인연 때문에 절로 사격이 높아진다. 고래로 숱한 사찰들이 고승과의 인연을 내세우지만 역대 고승 중에 원효대사만큼 여러 사찰에서 창주로 많이 모시고 있는 분이 없다. 원효 스님과 인연된 사찰전국에 100여 군데 넘어각 사찰의 연기담 속에탄생·업적·입적 등 담겨학승과 무애행 섞여 전래신비한 능력 활약상 많아중국 사찰 신통으로 구원중국까지 퍼진 명성 시사의상·낭지·혜공 스님 등당대 스님들 흔적도 남아민초들의 사
원효(元曉 617~686)는 단순히 한국의 대표적인 불교학자가 아니라 국가와 시대를 넘어 인류정신사의 새벽을 연 세계의 지성인이었다. 원효는 7세기 당시 동아시아 불교계를 선도하였고 그의 저술은 멀리 중국과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본고에서 원효사상의 의미를 서구사회의 측면에서 살펴보려는 것은 원효사상이 지닌 보편성과 범세계성 때문이다. 원효는 이제 종교를 넘어 다양한 인문학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으며,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원효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원효사상의 탁월함에 비해 그의 저술을 직접 읽을 수
일본 교토(京都)의 고잔지(高山寺)에는 한국과 관련된 중요한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의상(義湘)과 원효(元曉, 617~686)의 진영 및 두 고승의 행적을 그린 ‘화엄연기회권(華嚴緣起繪卷)’이 그것이다. ‘화엄연기회권’은 줄여서 ‘화엄연기’ 또는 ‘화엄종조사회전(華嚴宗祖師繪傳)’(이하 화엄연기)이라고도 부른다. ‘화엄연기’는 ‘의상회’ 3권과 ‘원효회’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당시 유행하던 그림 형식인 에마키(繪卷:가로로 긴 두루마리 그림)로 그려졌다. ‘화엄연기’를 제작한 사람은 고잔지를 창건한 묘에(明惠, 1173~1232)
인간은 진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낸다. 이야기는 철학만큼 심오하다. 그래서 간화(看話), 즉 에피소드를 읽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신화학자 죠셉 캠벨은 할머니 무릎에서 듣는 이야기와, 복잡 정교한 철학, 황당해 보이는 신화가 기실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증언한다.한국불교가 나가야할 길은선사처럼 경전 외면하거나학자처럼 박제화하지 않고불교지식 인간화 주력해야원효는 내외전 모두에 정통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아생명이 이끄는 대로 사는 게지혜 완성하는 길임을 역설1. 똥과 물고기“원효는 혜공에게 자주 불경의 뜻을 물었다. 둘이 시내를
“2년마다 실시되는 ‘오늘의 한국불교’ 설문조사는 불자들의 눈에 비친 불교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직시하고 미래의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해보기 위함입니다. 금번 ‘2017 오늘의 한국불교’ 설문조사 결과를 특징짓는 키워드는 ‘흔들리는 조계종의 위상’, ‘비구니스님과 재가자의 역할 확대’, ‘다양한 사회활동 요구’ 등으로 꼽아볼 수 있습니다.”불교미래사회연구소장 가섭 스님이 밝힌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평가다. 스님은 조계종의 사회적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15년 인
올해로 21년째 봉사 활동에 매진해 온 부산 신행단체 ‘금강봉사회’는 여타 사찰에 소속되지 않고 오직 ‘봉사’라는 하나의 원력으로 똘똘 뭉친 불자들의 모임이다. 금강봉사회의 오랜 봉사 원동력은 출범부터 지금까지 회원들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어 온 하나의 가르침에 있다. “무소의 뿔처럼 스스로 불자의 길을 가라.” 바로 금강봉사회 지도법사 진철 스님의 일언이다. 종교별 자원봉사자 비율불교, 3대 종교 중 최하위역대 선지식 자비행 강조봉사, 세상 맑히는 방편지금은 입적한 진철 스님은 ‘금강봉사회’가 출범할 때 이 같은 가르침과 단체명을
청명한 11월의 가을 하늘이다. 오어지 감싸 안은 산도 단풍 들어 가을정취를 자아낸다. 늦가을은 길을 걷는 이로 하여금 쓸쓸함과 숙연함이 섞인 묘한 감정을 일으키게 한다.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이어서일까? 원효·의상·혜공·자장 네 스님한 공간에서 수행했던 운제산신출귀몰 혜공 원융무애 원효똥 누어 놓고 촌철살인 대결산봉우리 아래 걸터 앉은 자장암절이 내준 풍경만 봐도 무념세계다리 하나 건너야 한다. 가만 보니 원효교다. 원효대사가 이 산에 들어와 초암 짓고 정진한 때가 있었다. 저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원효암이 그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인문한국(HK)연구단(단장 김종욱)이 11월19일 오전 10시30분 동국대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마음과 의식-알라야식의 이해’를 주제로 추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알라야식은 인도 유가행파의 대표적 이론으로 존재 깊은 곳의 중심적인 식인 잠재의식을 말한다. 이 개념은 인도뿐 아니라 티베트, 동아시아 불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여섯 명의 발표자가 인도·티베트·한국 논사들의 알라야식 이해를 다룬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의 도르지 왕축, 마틴 델하이 교수와 프랑스 고등연구원의 빈센트 엘칭거
수월관음도란 달이 뜬 배경으로 바닷가 바위에 관음보살이 앉아있는 모습을 그린 것을 말한다. 이 장면은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 인도 전역을 순례한 이야기 중에서 28번째로 포탈락가(Potalaka) 산을 찾아가 관음보살을 만나 가르침을 구한 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日 다이토쿠지 소장 수월관음도선재동자 자리에 용왕 그려 넣어‘삼국유사’에 전하는 의상 대사의낙산사 창건 설화속 인물설 제기고려인들의 자부심 담아낸 작품최근 용왕 등장 中 수월관음 소개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난 현상이란기존의 학계 주장 뒤집어진
새벽 5시 50분. 서울 구파발 북한산성 입구 주차장에 서서 동녘의 빛을 기다린다. 일출시간은 6시 32분. 20분 기다렸으니 40분만 더 기다리면 산이 내어 보일 것이다. 태고 때부터 호지해 왔던 부처님을! 원효봉이 솟은 후 나투신 부처님여신이 조성한 치마바위 위 정좌서암사는 1925년 홍수로 매몰 후사라졌다 2006년부터 복원 시작영취봉 밑 상운사서 본 풍경 일품원효대사가 정진했던 원효암 전각진영 속 글없는 경전이 세간 경책원효봉과 만경대, 노적봉은 어둠속에서도 짊어 온 세월의 무게를 전하려는 듯 시커먼 등뼈를 꼿꼿이 세우고 있
“부처님은 태어나셔서 한손은 하늘을 한손은 땅을 가리키시며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사방을 돌아보시면서 ‘천상천하유아독존’.” ‘전등록’은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날 때 그 표현부터가 한 편의 시(詩)다. 부처님 구도의 일생은 그렇게 짧게 끊어진 문장이었다. ‘내딛는 걸음마다 연꽃이 피었다’ ‘내가 곧 천지요 천지가 곧 나다’는 비유법은 자유인의 일성, 자아와 천지의 합일로 함축되고 풀어지면서 강물이 되고 바다에 이리는 도(道)로서 자성(自性)의 오묘함을 의미화하고 해독하는 재미를 더해준다.선시는 시를 활용한 설법
인도의 마명(馬鳴, 100∼160?)보살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대승기신론’은 대승불교의 개론서다.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의 여러 종파에 두루 영향을 끼친 만큼 이 책에 대한 역서와 해설서도 다수 전해진다. 하지만 수많은 주석서 가운데서도 원효 스님의 ‘대승기신론 소·별기’가 첫 손에 꼽히는 이유는 사회통합이라는 진보적 실천사상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불교 1700년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나아가 시대를 앞선 위대한 시도이자 사상으로 평가된다. 중국과 일본서 원효 스님의 ‘대승기신론 소·별기’를 ‘해
경산불교총연합회(회장 도오 스님)는 5월9일 오후 경산생활체육관 어귀마당에서 ‘불기2560년 부처님오신날 기념 전통연등문화축제’를 봉행했다.이 자리에는 경산불교총연합회장 도오, 은해사 주지 돈관, 경산불교총연합회 회원 사찰 주지스님, 최현석 경산경찰서장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참석했다.초청가수공연과 비천무의 바라춤공연으로 문을 연 축제는 봉축법요식, 봉행사, 법어, 연등 점등, 제등행진 등 순으로 진행됐다.이날 경산불교총연합회는 경산시의 종교편향행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경산시는 지난해 4월 원효 스님과 일연 스님, 설총을 기리는
원효 스님이 1300여년 전 주창한 화쟁사상과 자비행을 배우겠노라 다짐하는 행사가 열렸다. 대한불교원효종(총무원장 향운 스님)은 5월1일 서울 효창공원 원효대사상 앞에서 ‘원효 스님 열반 1330주기 추모대재’를 봉행했다. 종정 고산, 총무원장 향운, 종회의장 진산, 비구니 회장 명관, 태고종 사정실장 월운 스님과 윤한권 전국신도회장, 설용범 설씨문중 수석부회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종정 고산 스님은 “불자들이 아상과 집착을 버리고 일체중생이 열반세계로 가도록 원효 스님의 뜻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고 설했다. 총무원장 향운
타고난 숙명 바꾸려면 지혜 필요 조급함·불안한 마음 버리고기다리는 마음으로 하는 기도가부처님 모습 닮아가는 과정 돼‘우바새계경’ 제6품 수삼십이상업품(修三十二相業品)을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선생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보살 몸은 언제 성취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처음 삼십이상의 업을 닦을 때입니다.”“선남자여, 보살이 이러한 업을 닦을 때 보살이라 할 수 있고 또 두 정(定)을 얻으니, 첫째는 보리정이고, 둘째는 유정(有定)입니다. 또 두 정이 있으니, 첫째는 숙명(宿命)을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