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분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스스로를 관조해 본 적이 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일상 속에서 잠시의 휴식은 인생의 퇴보로 이어진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산다. 그래서 휴식이라는 단어 자체를 망각하고 사는 사람도 많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고, 해야 할 일이 없으면 심란해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이렇게 살다보면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는 것은 내가 아니다. 쌓아온 습관에 따른 반사적인 행동일 뿐이다. 실체가 없는 감각기관과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 팔만사천에 이르는 것은 그만큼 중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처님이 듣는 이의 능력 등을 감안해 근기에 맞춰 법을 설한 대기설법이 그토록 많았고, 그렇게 부처님이 그들의 고통을 소멸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설한 것이 지금 팔만대장경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중생들은 그 고통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유와 행복의 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 문화국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문수산 법륜사에서 대중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혜조 스님이 부처님 가
“아동, 학생, 군인, 청년, 노인들과 함께 대화하고 박수 치고 땀도 흘린다. 고통 번뇌의 약이 되고 방황자의 길이 되고 외로운 자의 벗이 되고 세상 맑히는 청량제가 되려고 힘쓴다. 내 시도 그렇게 되라고 작은 희망 가져 본다.”울산 남구 옥동 공원묘지 입구에 자리한 포교·신행 도량 정토사. 이 도량을 일궈 33년째 도심포교를 펼치고 있는 주지 덕진 스님은 1992년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시작(時作)이 수행의 한 부분이고 포교의 한 방편”이라 강조하는 스님의 시 창작 재료는 포교 현장이다. 포교하며 수행하며
붉은 해가 솟습니다.묵은 해 어둠 깨치고 시나브로 어스름 여명이 새해희망을 품고 떠오릅니다.파도처럼 일렁이는 첩첩 준령 넘어 찬연히 떠오르는 태양은 부처님 백호광명(白毫光明), 대자대비 아미타불 무량광(無量光)입니다.코로나19로 세상은 온통 어둠이었습니다. 환경을 파괴하고 생명을 경시한 우리의 무명이 만든 재앙이었습니다. 이것이 있어야 저것이 존재한다는 연기의 가르침을 장군죽비 맞아가며 깨우치는 한해였습니다. 우리의 삶을 옥죄는 긴 무명의 터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떠오르는 태양 주변으로 아직 걷히지 않은 어둠과 같습니다. 앞
79장 평하시다. “대개 ‘조사’의 종파는 ‘5종’이 있다. ‘임제종‧조동종‧운문종‧위앙종‧법안종’이다.” 해석하다. “‘임제종’은 ‘본사(교주), 석가모니불(Śākyamuni,BCE.563~483)’로부터 33대 6조 혜능(638~713)의 직제자 남악회양(677~744)·마조도일(709~788; 마음이 곧 부처,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 평상심이 도)·백장회해(720~814;선농일치)·황벽희운(?~850;‘전심법요’)·임제의현(?~867;삼현삼요(三玄三要)·사빈주(四賓主)·사할(四喝), 임제종)·흥화존장(830~888)·남
덕숭총림은 12월3일 수덕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불기 2564년 동안거 결제법회’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수덕사와 말사 등에서 스님 239명이 동참했다.수덕사 방장 달하 스님은 법어에서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이 내려다보시는 턱밑에서 치는 죽비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며 “동안거 입방은 하늘이 감동하고 땅이 감동할 일이다. 이 결제에 내가 있다는 것이 내가 주인공이라는 것이 놀랍고 놀라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뭣고’에 맡기고 바보처럼 공부해 세상 이치를 깨닫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충청지사=강태희 지사장[1564호
대구 동화사에서 서울 봉은사까지 21일간의 대장정을 회향했던 상월선원 만행결사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가 지장도량 고창 선운사에서 그 정신을 계승해 이어졌다.제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경우 스님)는 11월28일 교구본사 최초로 상월선원 만행결사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를 시작했다. 선운사는 앞서 지난 10월 내소사에서 월명암까지의 예비순례를 시작으로 교구차원에서 매월 선운사 본·말사 걷기명상 성지순례를 진행, 자비순례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원력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당초 제24교구 본·말사 스님과 신도 등 50~100명이 순창
‘눈·코를 돌이키니 철저히 신령스럽네. 쉬어 돌아오니 온몸이 본래 청정이라. 인연을 놓고 상속을 끊으니 고금이 이 물건이로다. 백로는 싹트지 않는 가지 위에 꿈꾸고 숨길은 나무 끝끝마다 봄이로다.’(만공 스님 법어)덕숭산 동안거 결제법회는 만공 스님 열반다례일입니다. 전야에 산중이 대웅전에 모두 모여 “내 얼굴 못 보는 것이 내 법문이다”라고 하신 만공 스님의 법문 분위기로 겨울 안거에 들어갑니다. 다례를 모실 때는 특별히 조용합니다.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이 내려다보시는 턱밑에서 치는 죽비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정신이 번
“가을에 거둔 양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겨울을 날 수 없듯이 지금 여러분의 마음이 공허하다면 고통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여러분 마음의 곳간은 얼마나 채워졌습니까.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는 데 게으르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 보십시오. 손가락만 한 작은 모가 자라서 가을에 수백 알의 알곡으로 여물기까지 농부의 발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듯 자신의 마음도 그만큼 챙겨왔는지 말입니다.”봄에 파종된 모가 농부의 보살핌을 받아 자라나면서 맺은 알곡이 농부의 주름을 펴게 하는 결실의 계절이다. 사람도 부모의 품에서 나고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이 10월14일 대구·경북지역 마지막 순례지 문경에 도착했다. 발원문 낭독과 죽비 삼성으로 8일차 순례에 들어간 결사대중은 이날 강변을 지나 농로를 걷고 산을 넘어 26km, 누적거리 212km를 이동했다.결사대중은 공양과 관련한 원칙에 따라 하루 세끼를 모두 길에서 해결한다. 아침공양은 계란 2개, 치즈 1개, 바나나 1개, 요구르트와 제철 과일 한 가지다. 점심공양은 주먹밥으로 하고, 저녁은 따뜻한 국을 포함해 4찬을 제공한다. 동국대 생협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공양을 준비하고 서울 봉은사 자원봉
수묵의 담백함으로 깊이 있는 선(禪)의 세계를 대중에게 선보여온 박주남 수묵화가가 초대전을 갖는다.예산 수덕사 선미술관은 10월12~19일 ‘박주남 수묵화가 초대전-墨으로 만나는 禪’을 개최한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에서 회화예술을 전공한 이후 14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어온 작가는 구상, 비구상의 작업과 함께 산수와 불화(佛畫)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선의 세계를 표현해왔다. 특히 선이나 정토사상에 대한 불교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은 작가의 미술 세계를 대변한다.초대전에는 대표작 ‘장군죽비’를 비롯해 3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불
상월선원 만행결사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 10월8일 2일차 일정이 가을로 물든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진행됐다.전날 대구 강변리틀야구장에 텐트를 친 자비순례 결사대중은 기상시간 1시간 전인 새벽 2시부터 2일차 일정 준비에 나섰다. 숙영지인 강변리틀야구장은 내달리는 차량 소음과 인근 오폐수정수시설 기계소리로 가득했다. 더욱이 샤워시설이 없고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텐트 속 불편한 잠자리는 순례 첫날의 고단함을 몸속 깊이 밀어 넣었다.그러나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고행을 각오하고 상월선원 결사정신을 이어가겠다며 만행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가 독립운동가이자 선농일체를 몸소 실천하며 납자들을 이끌었던 동헌당 태현대종사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9월20일 화엄사 각황전에서 봉행된 ‘동헌당 태현대종사 37주기 추모다례재’에는 문도대표 도철 스님을 비롯해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등 화엄사 대중 스님 등이 동참했다. 죽비삼배에 이어 문도대표 도철 스님의 행장소개, 헌다와 헌화, 인사말 등 순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발열체크와 손소독, 마스크 착용 등 방역과 확산예방 수칙도 준수됐다. 각황전에서 진행된 추모다례
상월선원 만행결사 ‘불교 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의 원만회향을 기원하는 새벽정진 다섯 번째 자리가 9월24일 진행됐다.상월선원 만행결사 추진위는 9월24일 오전 3시 자비순례 입재에 앞서 마지막 새벽정진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대구 동화사에서 서울 봉은사까지 21일간 500km를 걸으면서 한국불교의 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며 수행하겠다고 발심한 결사대중을 비롯해 결사대중의 발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불자들까지 70여명이 동참했다.새벽 3시 봉은사 부처님을 향해 삼배를 올린 참석대중은 봉은사를 출발해 한강변을 따라 천호대교까지
“남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했고, 수행보다는 명리를 탐하였습니다. 칭찬보다는 비방을 일삼았으며, 지혜보다는 지식 얻기를 즐겼으며 화합보다는 분열을 조장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수행인의 본분은 망각한 채 교만하고 방일했습니다. 지금의 위기와 고난이 졸음을 깨우는 경책의 죽비소리임을 알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입니다.”(영진 스님, 봉암사결사 60주년 기념법회 참회문, 법보신문 2007년 10월19일자)2007년 10월19일,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영진 스님의 참회문이 문경 봉암사를 둘러싼 희양산에 울려 퍼졌다. 조계종 실상을 적나라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또다시 산문을 닫았습니다. 참가자들에게 비상 연락을 하고, 법당 가득가득한 행사 물품과 음식 등을 정리하느라 혼이 빠질 지경이었지요. 마침내 백중기도까지 혼자 올리게 되었습니다. 허탈한 마음, 분노가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잊고 있었던 한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로프라라는 티베트 스님은 중국 경찰에 체포되어 18년 동안 감옥에 갇혀있으면서 심한 고초를 겪었습니다. 후에 석방되어 달라이라마 존자를 만났습니다. 달라이라마 존자는 고생이 많았다며 위로하자, 스님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들을 미워하고, 자비심을 잃게 될
조계종의 원로의장을 두 차례 역임하며 승풍진작에 앞장섰던 혜광당 종산대종사 49재가 8월10일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스님) 각황전에서 엄수됐다. 혜광당 종산대종사 지난 6월23일 세납 97세, 법랍 72세로 원적에 들었다. 49재에는 원로 스님들과 문도 스님, 화엄사 본·말사 스님 등 100여명이 동참했다.49재는 명종 5타를 시작으로 죽비삼배, 행장소개, 추모입정과 헌다와 헌화,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수행자의 사표였던 혜광당 종산 대종사의 행장을 기억하고 유훈을 되새기며 스님의 극락왕생과 속환사바를
아홉 개의 텐트 앞에 놓인 아홉 개의 방석에 아홉 스님이 가부좌를 틀었다. 침묵은 강처럼 고요히 흘렀고, 화두는 별처럼 또렷이 빛났다.그 누구도 90일 정진 중에는 상월선원(霜月禪院)을 나갈 수 없다. ‘하루 한 끼 공양 14시간 정진, 그리고 묵언.’ 서릿발 결기 서린 이 청규를 끝내 감내하지 못해 비상문을 박차고 나가면 스스로 내건 약속에 따라 조계종 승려 자격을 잃는다. 삭풍에 얹어진 냉기가 뛰는 심장을 잡아채려는 순간이나, 공복에 꿈틀거리는 허기가 몸속에 남은 마지막 기운마저 앗아가려 할 때도, 비상문으로 눈길을 돌리기는커녕
한국불교 중흥의 대원력을 향한 상월선원 두 번째 결사 인도만행결사 예비순례가 성료했다.인도만행결사 추진위원회는 7월27일부터 30일까지 3박4일간 공주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 일원에서 예비순례를 진행했다. 예비순례는 45일간 인도 현지에서 진행될 예정인 만행결사 일정을 확인하고 25명의 결사대중을 선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참가대중은 새벽 3시40분 아침예불을 드린 후 죽비소리에 맞춰 태화산 주변 30km를 행선(行禪)했다.순례기간 쏟아지는 폭우와 장시간 걷기에 따른 물집 등의 통증이 참가대중을 괴롭혔다. 그러나 한국불교 중흥의 새로
한국불교 중흥의 대원력을 향한 상월선원 두 번째 결사 인도만행결사 예비순례가 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회향했다. 이와 함께 올 10월 대구 동화사에서 서울 봉은사까지 두 번째 예비순례가 진행된다.인도만행결사 추진위원회는 7월30일 공주 태화산 일원에서 예비순례 3일 차 일정을 진행했다. 예비순례가 진행된 충남지역은 전날부터 새벽까지 호우경보와 홍수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우려 속에 시작됐다, 다행히 예비순례가 진행된 태화산 일원은 걱정했던 큰 비는 없었으며, 간간히 내리던 빗줄기마저 날이 밝아오면서 잦아들었다.참가대중은 아침예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