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과 겨울 3개월씩 선원에 들어가 수행 정진하는 스님들이 있다. 그렇게 안거에 들어간 수좌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불하고, 하루 10시간 이상씩 좌선을 한다. 틈틈이 밥 먹고 빨래하고 밭일을 하기도 하는 그 삶이 한 해의 절반 정도 반복된다. 전국 100여 곳 선원에서 살아가는 2000여 일반 수행자들의 모습이다.도림법전 스님을 은사로 삭발염의한 원제 스님도 그 일반 수행자 중 한 명이다. 제방 선원에서 20여 안거를 지내면서도 절 밖에 나가는 걸 별로 내켜하지 않던 젊은 수좌 원제 스님이 2012년 9월 산문을 나섰다.
전 지구를 강타한 이례적 바이러스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감염자와 의료진은 물론이거니와 그들 가족과 자영업자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도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고, 사회 인프라 전반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손실과 어려움은 체감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다. 일 년 남짓 계속되는 팬데믹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한 대응으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강조한다. 그간 인류가 축적해온 엄청난 의학 발전으로도 검증된 안전한 백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대책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란 사실은 작고 귀찮은 일에 충실한 게
“이 땅에 부처님 가르침이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발원하면서 몸이 으스러져도 좋다는 각오로 정진에 임하겠습니다.” “우리의 정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부대중 모두의 결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9명 스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머리를 깎고 절에 들었던 행자의 마음으로 돌아가 정진에 임하겠습니다.” “외호 대중들의 시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고 정진에 매진하겠습니다.”2019년 11월11일. 한국불교중흥을 발원한 위례천막결사 대중들이 상월선원에서 90일간의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한국불교 최초로
2015년 6월18일 전 총무원장 의현 스님에 대한 재심호계원의 징계 감형 결정으로 조계종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재심호계원은 이날 1994년 멸빈 징계를 받은 의현 스님에 대해 공권정지 3년으로 감형했다. 의현 스님이 1994년 6월8일 초심호계원으로부터 멸빈 징계를 받았지만, 결정통지가 당사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이날 21년 만에 의현 스님에 대한 재심심판을 진행하고, “1994년 총무원장으로서 종단을 혼란케 한 점은 결코 작은 죄가 아니지만, 지난날의 과오를 참회하고, 20년
‘활구선자’의 ‘도안’과 ‘수행’은 ‘부정관법’과 ‘몸‧마음‧도량청정’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69장은 “죄가 있으면 참회하라! ‘업’을 생하게 되면 뉘우쳐라! ‘대장부’의 기상이 있고 ‘과실’을 고치면 스스로 새롭게 되니, ‘죄’는 마음을 따라서 ‘멸’하는 것이다.” 해석하시다. “‘참회’란 이전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의 ‘과실’을 반성한다. ‘참괴’란 잘못을 안으로 경책하고, 부끄러움을 밖으로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은 본래 공적하고, ‘죄업’도 의지한 것이 없다.” ‘참회(ksama)’를 오달국사(悟達
순천 금전산(金錢山) 서쪽 기슭에 자리한 금둔사(金芚寺) 일주문 앞에 서자 석문(石文)이 물어왔다.‘萬法歸一 一歸何處(만법귀일 일귀하처)’당나라 때 한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물었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萬法歸一),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一歸何處)” 조주 스님이 말했다. “내가 청주(淸州)에 있을 때 적삼 한 벌 만들었는데, 그 무게가 일곱 근이었네!”돌에 새겨진 선구가 묻는다. ‘지금, 당신은 정진하고 있는가?’ 염세·실존주의 대표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하이데거를 중학교 3학년 때 만났다. 쇼펜하우어는 ‘죽음이 우리를
국내 최대 규모 사회복지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맡고 있는 성화 스님은 어린이집부터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종합복지관 등 사회복지 전 영역에서 20여년간 헌신하며 복지계를 선도해 왔다. B등급의 성남 한솔종합사회복지관을 맡은지 3년만인 2006년 사회복지시설평가 ‘최우수 복지관’으로 탈바꿈시켰고 2009년에도 사회복지시설평가(중앙지표) ‘최우수(A)’에 등극 시켰다. B등급에 머물러 있던 서울 영등포장애인복지관도 2012년 ‘최우수(A)’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상(2010),
푸른 소나무, 붉은 꽃 토해 내는 배롱나무, 야자수 종려나무 등이 어우러진 도량은 이국적인 정원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뿐인가. 실향나무, 은행나무, 벚나무 등 14종 500여 그루의 나무들이 내어준 숲길은 자연스레 사색의 세계로 이끈다. 수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망념이라도, 곳곳에 배치된 의자에 앉아 숨 한 번 길게 내쉬면, 스쳐가는 바람에 떨어져 나갈 듯싶다. 시민들이 이 절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다.한적한 동산의 정취에 빠져들 즈음 높이 45m의 원형 대웅보전을 토대로 자리한 21m의 아미타 대불이 ‘이곳은 절’이라고 설파
조계종 종정을 지낸 혜암 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스님이 직접 쓴 글씨와 유품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해인사성보박물관에서 마련된다.혜암선사문화진흥회(이사장 성법 스님)는 9월5일~10월4일 해인사성보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갖는다. ‘빈가보장(貧家寶欌) - 가난한 집에 보물’을 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혜암 대종사의 유품과 직접 쓴 글씨 가운데 선별된 108점을 통해 혜암 선사의 향훈을 느낄 수 있는 장이다.전시에서는 “산처럼 생각하고 물처럼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긴
사회복지법인 성불복지회가 운영하는 진여원은 충주시가 인가한 지역 내 유일의 아동복지시설로 현재 어린이·청소년 등 36명의 원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1995년 미인가 시설로 시작해 2006년 인가 받은 이곳은 상처 받은 아이들의 ‘슬픔이 머무는 곳’을 넘어,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레슬링 선수가 나왔고, 충주 피아노대회에서 대상을 받아오는가 하면, 경기도 민요대회에서 1등한 인재도 배출했다. 대학 진학률도 높다. 아이들의 개성이 유감없이 표출되는 진여원이기에 가능한 일일 터다. 그
아홉 개의 텐트 앞에 놓인 아홉 개의 방석에 아홉 스님이 가부좌를 틀었다. 침묵은 강처럼 고요히 흘렀고, 화두는 별처럼 또렷이 빛났다.그 누구도 90일 정진 중에는 상월선원(霜月禪院)을 나갈 수 없다. ‘하루 한 끼 공양 14시간 정진, 그리고 묵언.’ 서릿발 결기 서린 이 청규를 끝내 감내하지 못해 비상문을 박차고 나가면 스스로 내건 약속에 따라 조계종 승려 자격을 잃는다. 삭풍에 얹어진 냉기가 뛰는 심장을 잡아채려는 순간이나, 공복에 꿈틀거리는 허기가 몸속에 남은 마지막 기운마저 앗아가려 할 때도, 비상문으로 눈길을 돌리기는커녕
‘코로나19가 어서 소멸이 되게 하소서!’ 진정으로 온 국민이 간절하게 염원하는 요즈음의 기도 제목이리라. 이렇게 나라와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기도해본 적이 있었던가 싶다. 오늘은 유난히 장맛비가 폭우가 되어 내리고 있다. 나에게는 장마가 가져다준 선물 같은 평온한 밤이다. 비로 인해 가게도, 집도,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침묵으로 가득한 공간을 음악으로 채운다. 직장과 결혼으로 분가한 아들들이 남겨 놓고 간 공간을 요즘은 도반들이 사랑으로 자비심으로 가득 채워줘서 소소한 행복이 가득하다.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
2019년 겨울에서 2020년 봄까지 위례의 아파트 건설 현장 부근에 비닐하우스 천막선원을 짓고 아홉 스님이 90일 동안 정진 수행을 감행했다. 수행의 목적은 선풍 진작과 온 세상 평화를 위한 결사였다. 다큐멘터리 ‘아홉 스님’은 90일 동안 동안거 천막 결사에 참여한 스님들의 수행 기록을 카메라에 담았으며 해제된 이후 여러 스님의 인터뷰를 통해 수행 과정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수행자의 소회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다큐멘터리는 현실을 기록하고 복제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연출자의 고유한 시선이 피사체에 개입하고 카메라가 피사체를 통해 담
어떤 스님이 페이스북을 통해 환속하겠다고 공언하자 많은 이들이 댓글로 떠들썩하게 격려와 지지를 표한 일이 있었다. 재가불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스님들이 남긴 댓글을 보면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정법이 오래 머물게 하려고 율장을 제정하셨다. 어떤 마음으로 출가해야 하는지, 출가하려는 자는 어떤 절차를 받아야 하는지, 계를 받는 의식은 어떠한지, 출가사문은 어떻게 먹고 입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정해 놓으셨다. 세월 따라 부침의 굴곡은 있었으나 불법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어 온 것은 출가사문의 존재 때문이었다. 율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영축총림 통도사에서는 가사불사와 생전예수재를 49일 동안 정성을 모아서 지내왔습니다. 오늘이 그 회향일입니다.49일 동안 법회를 진행하면서 소임자로서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해서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을까 염려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요즘 역병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어서 오늘 이렇게 여러분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아시다시피 49일 동안 많은 훌륭한 법사스님들께서 이 자리에 올라오시어 감로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의식을 집
위례 상월선원 동안거 천막결사 90일간의 영상기록 ‘아홉 스님’(감독 윤성준)을 이제 안방 1열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5월2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 ‘아홉 스님’이 IPTV&VOD 서비스를 개시했다.‘아홉 스님’은 지난겨울 위례 상월선원에서 진행된 아홉 스님의 90일간의 동안거 천막결사 수행기를 담아낸 밀착 다큐멘터리영화다.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 하루 한 끼, 옷 한 벌, 양치 이외 삭발이나 목욕 불가, 외부 접촉 불가, 묵언, 그리고 이를 어길 시 승적에서 제외한다는 일곱 가지 청규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만 하는
조계종 법계위원회(위원장 무관 스님)가 5월2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1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스님들에 대한 종덕‧현덕(비구니) 법계품서식을 진행했다. 이날 법계품서식은 지난 5월1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1급 승가고시에서 합격한 비구 32‧비구니 1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이날 법계품서식에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종덕‧현덕 법계는 종단의 핵심이자 종도들을 이끌어 갈 지도자 자격을 갖췄음을 의미한다”며 “그동안 선대의 덕화에 의지해 왔다면 앞으로는 스스로 정진을 점검하고 부족함은 채워야 하며 성취는 나누고
베르나르도 베르돌루치는 부친의 친구인 파졸리니 감독의 조감독으로 입문하여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로 주목할 만한 감독으로 부각됐다. 그 후 청나라 마지막 황제를 다룬 ‘마지막 황제’(1987)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동양문화에 대한 관심은 ‘리틀 부다’(1993)로 이어졌다. 티베트 불교의 전통은 법통을 환생한 인물로 승계한다. ‘리틀 부다’는 환생한 라마 도체를 찾는 서사이면서 영화 속 영화로 고타마 싯다르타 이야기가 삽입돼 붓다영화(Buddha film)로 귀결된다.첫 장면에서 양이 전생에 인간이었다는 우화로 환생에 대
“종단은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태고종 27대 총무원장으로 선출(2019,6)되고도 총무원 폐쇄로 청사 앞 길거리에서 당선증을 받아야했던 호명 스님의 한 마디가 처연하게 울렸다. ‘한 종단 두 총무원장’ 체제라는 현실만을 탄식한 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의 태고종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갈등’이다. 2000년 19대부터 2017년 26대 총무원장직에 오른 스님들이 약속한 건 한결같이 ‘내분 종식’, ‘추락한 종단위상 회복’이었다. 17년 동안 반목, 비방, 비리, 횡령 등의 사건으로 점철됐음을 반증하는 대목인데 1년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수국사 상월묵언 템플스테이를 통해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함에서 찾을 수 있음을 알게 됐다.” (김호준 스노보드 전 국가대표)“처음 묵언을 할 때 답답함이 앞섰지만, 말없이 명상을 하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말의 소중함도 깨닫게 됐다.”(최보군, 알파인 스노보드 국가대표)“지난겨울 9명 스님들이 위례 상월선원에서 90일간 정진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지만 그땐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다. 2박3일을 지내면서 스님들이 얼마나 힘든 수행을 하셨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