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피가 정말 있을까? 관세음보살님의 영험이 분명히 있을까? 불보살을 향한 기도의 힘이 과연 존재할까?믿고 의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의심하고 부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불교의 특징 중에 하나가 절대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믿거나 믿지 못하는 모든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불교는 믿음을 억지로 주입하지 않는다. 다만 체험을 통해 스스로 찾아가라고 조언한다.불보살의 가피도 결국 자신이 증명해야할 수행의 문제이다.필자의 주변에는 불보살의 가피를 실제로 경험하고 맛을 보신 분들이 무척 많다. 직접 체험하고 스스로 기도의 맛을
죄악이 깊고 깊은 인간이다. 욕망이 불길처럼 맹렬히 타오르는가 하면 때로는 자신의 능력과 행위에 대해 한없이 절망하는 ‘나’다. 자력 절망이다. 과연 누가 이 어둠의 늪에서 ‘나’를 구제해 줄 것인가? 그것은 바로 아미타부처님이요 아미타부처님의 중생 구원에 대한 믿음이다.이 아미타 부처님에 대한 철저한 믿음과 염불을 강조한 일본의 성인이 신란(親鸞, 1173~1262) 스님이다. 신란은 일본 정토진종(淨土眞宗)의 개조이며 타력염불 신앙을 끝까지 밀고 들어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준 사람이다. 가난한 자, 힘없는 자,
이제 원광의 세속오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순서가 되었다. 세속오계의 사상적 배경에 대해 유교나 불교, 또는 유・불・도 3교의 조화에서 구하는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어 왔음은 앞에서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사상적 배경을 지적하기에 앞서 고려할 점은 원광의 가르침을 내린 대상자가 남의 신하와 자식 된 사람이라는 점이다.원광은 가르침을 내리면서 “불교에는 보살계(菩薩戒)가 있어 그 조목이 열 가지가 있으나, 그대들은 남의 신하와 자식 된 몸이니, 아마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세속의 가르침으로 오계가 있다”고 하면서 다섯 가지
티베트어로 ‘춤추다’라는 어원을 지닌 ‘참’은 우리말 ‘춤’과 닮아 어감부터 예사롭지 않다. ‘참(Cham)’의 유래는 티베트의 최초 사원 ‘삼예’에서 파드마삼바바가 불법에 저항하는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음혈을 뿌려가며 호법무를 추었던 것이 그 기원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이를 ‘참’ 혹은 ‘체츄(Tse-Chu)’라고 하는데 중국화된 요즘은 ‘파우회이(法舞會)’의 진강우(金剛舞)로 부른다. 라브랑시의 정월 참이 행해지는 날 새벽, 촬영을 위해 일찌감치 도착해 보니 마당에 그려진 하얀 동그라미가 눈에 들어왔다. 큰 동그라미 안에 중간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 고통의 무게를 견디거나 외면하는 것은 쾌락의 달콤함 때문일 것이다. 쾌락이 주는 달콤함에 취해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르게 보지 못하기에, 고통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우리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든다. 붓다는 이런 중생들이 바르게 보고, 바르게 알아, 바르게 말하며 바르게 행동하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분이다.‘테리가타(장로니의 게송)’의 주석서에 보면, 아들을 잃은 끼사 고따미(Kisa Gotamī)의 이야기가 전한다. 끼사 고따미의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여 불교
‘A는 A가 아니기에 A라고 한다’라는 ‘금강경’의 특이한 논조는 중국의 선불교에서 혜능의 대법론과 백장의 삼구론 등을 통해 실수행에 적용되었다. 현대 일본의 선학자인 스즈끼는 불립문자를 기치로 내세우는 선(禪)을 설명하며 이 논증방식을 활용하고 그것을 ‘즉비논리’라 일컬었다. 그는 마음을 절대심(絶對心)과 상대심(相對心) 두 가지로 해석하되 결국 그 둘이 다르지 않음[不二]을 논증하고, 절대적 측면에선 ‘마음이 곧 부처지만[卽心卽佛] 상대적 측면에선 마음이랄 것도 부처랄 것도 없다[非心非佛]’하여 이 둘 또한 다르지 않다[不二]한
통렌(tonglen)은 연민을 내보내고 괴로움을 받아들이는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이다. 호흡을 이용하여 모든 고통은 받아들이고 자각 있는 모든 존재에게 연민을 내보내는 것이다. 모든 존재를 대상으로 자비와 자애의 마음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특별한 수행이다. 하지만 학대의 공포나 만성적인 우울증 혹은 심각한 정서적 불균형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그 감정에 갇히거나 압도되는 느낌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이때는 심리치료사나 믿을 만한 영적 스승의 안내나 지도를 받는 것이 더 좋다.통렌 수행을 할 때에 일단 몸이 최대한 안전하고 보
22장은 “‘참선자’는 ‘4은(恩)’이 깊고 깊은 것을 아는가? ‘4대(지‧수‧화‧풍)’로 된 청정하지 못한 육신이 생각마다 쇠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목숨’이 호흡 사이에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불조’를 친견했는가? ‘위없는 법’을 듣고 ‘매우 귀한 마음’을 내었는가? ‘선원’을 떠나지 않고 ‘규칙’을 지켰는가? 친한 사람하고만 지내지 않는가? 시비하고 부채질하기를 간절하게 꺼리는가? ‘화두’가 하루 종일 분명해서 혼미하지 않는가? 사람과 말할 때 ‘화두’가 끊어지지 않는가? ‘보고 듣고 알아차릴 때’ ‘화
방거사가 마조대사에게 물었다. “만법을 초월해 있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마조가 말했다. “그대가 서강의 물을 다 들이키면 그때 답해주겠다.”방거사는 방온(龐蘊, ?~808)으로 마조의 재가인 제자이다. 넉넉한 재산을 강물에 버리고 속세를 떠나 청빈한 생활을 하며, 석두희천(石頭希遷, 700~791), 마조도일(709-788), 단하천연(丹霞天然, 738~824), 약산유엄(藥山惟儼, 751~834) 등을 참문하여 동토의 유마거사로 불렸다.석두를 참하고 ‘만법을 초월해 있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라고 묻자, 석두가 손으로 방거사의
불교의 식문화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육식의 금지이다. 이러한 내용은 특히 우리 동아시아 불교권에서 두드러진다. 그 이유는 바로 생명존중이라고 하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에 의한 것이다, 불교에서 육식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다른 동물, 유정이라고 불리는 존재의 피와 살을 먹기에 금지하는 것도 있으나, 그 이전에 그 생명 있는 존재들이 누군가의 탐욕과 집착에 의해 소중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이러한 생명존중의 모습은 ‘범망경’의 ‘제10 축살생구계(畜殺生具戒)’에 보다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이 계율
중국에 네 가지 율장이 동시에 존립하던 상황에서 율장마다 조금씩 다른 지범개차의 기준은 일상에서 계율을 실천하는데 혼란과 충돌을 일으켰다. 도선율사는 어느 율장에 의거하여 구족계를 받았는가에 따라 계체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계체이론을 근거로 수계 이후의 계행을 판단하는 기준을 결정하였다. 그는 중국의 구족계 수계가 처음부터 사분갈마법에 의해 이뤄졌으므로 ‘계행’도 사분율장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소의율장의 원칙을 확립하였다. 그러나 실제 적용함에 있어서는 사분율장만으로 일처리를 온전하게 할 수 없는 한계를 인식한 그는 일의 성취를 위
코로나19에 세상이 지배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죽음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했던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야 지위고하와 빈부격차가 있을지 몰라도 일개 바이러스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게 생존을 갈망하는 나약한 생명체일 뿐이다. 선진대국이라며 한 세기가 넘도록 어깨 힘을 주고 뽐냈던 서구 문명도 이토록 초라한 모습으로 추락하였다.일상적인 방역과 치료, 경제적 타격 등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시적인 변화와 액션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무수한 일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를 엄습
2020년 새해 달력을 보면서 많은 직장인들은 마음이 설레었다. 부처님오신날인 4월30일(음력 4월8일)부터 5월5일 어린이날까지 샌드위치 휴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선물처럼 주어졌기 때문이다. 부처님오신날은 달력에 빨간 색으로 표시되는 법정 공휴일이다.우리나라의 공휴일은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다. 매주 일요일, 5대 국경일 중 제헌절을 제외한 삼일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 1월1일, 설날 전후 3일, 추석 전후 3일, 부처님오신날, 어린이날, 현충일, 기독탄신일 등이 연중 공휴일이다. 이 가운데 종교기념
사람은 항상 선택을 하며 산다. 무엇을 먹고, 구매하며 무엇을 말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를 매순간 선택하고 있다. 선택의 근본은 좋음과 싫음[貪, 瞋]이라는 감정에서 시작하기에 모두가 동일하다. 그러나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학습한 “더 좋은 것을 선택하고 싫은 것은 멀리하는 방법과 기준”은 선택자를 다른 사람과 차별되게 한다. 선택의 기준을 가치관이라고 하고 선택하는 행위가 익숙하게 반복되면 습관이라고 한다.사회구성원 대부분이 특정한 선택을 반복하면 문화가 된다. 더 좋은 선택을 하는 빈도가 높은 사람을 똑똑하다 하고, 더 좋
지난달 국회의원 선거를 무사히 치렀습니다. 혹시나 선거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었지만 다행히 무탈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전염병 대유행 속에서 전국 단위의 선거를 치루는 우리나라를 외국에서도 주목하며 선거를 마친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거는 1등을 뽑는 경쟁이라 당선인이 있으면 나머지 출마자들은 전부 낙선인이 됩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가 253명이니 아마 낙선자는 적어도 1500명 이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낙선자 중에서는 유독 말로 다른 분들을 상처 준 경험이 있는 분들,
유학생 시절 헝가리에서 온 유태인 학생 하나가 같은 대학원 철학과에 있었다. 유태인 가운데서도 가장 똑똑하다는 아슈케나지 계통의 정통 유대교 신자였다.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만사에 적극적이었고, 동구권 출신답게 다른 미국 학생들보다 수학과 논리학을 잘 했다. 그런데 논리학만 잘해 철학의 모든 주제를 논리학으로만 접근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어느 학기에 영국인 교수가 데카르트의 ‘명상’을 세미나로 가르치고 있었는데, 이 학생이 느닷없이 ‘데카르트는 논리학의 모순율을 바탕으로 그의 책을 쓰고 철학체계를 완성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
부처님오신날은 큰 명절이다. 우리 조상들은 옛적부터 다달이 명절 하나씩을 두고 즐겨왔다. 정월은 설에다 대보름이요, 2월은 연등이요, 삼월은 삼짇날, 4월은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을 명절로 삼은 것은 아득한 옛날부터였다. 이날은 집안과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절에 가서 정성을 올린다. 불전참배를 하면서 기도를 한다. 가족의 평안과 마을의 평안과 나라의 평안을 빌고, 착한 마음으로 살 것을 다짐한다.그리고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이 우리 곁으로 어떻게 오셨는가를 설법으로 듣는다. 국보 팔만대장경에는 부처님이 우리 곁으로 오시기까지의 인
제104칙 : 평상시 번뇌가 생기는 상황에 경계하여야 한다.범부의 경계에서 누가 번뇌가 없겠는가? 모름지기 평상시 미리 경계하면 경계에 부닥치고 인연을 만날지라도 저절로 번뇌습기가 갑자기 발작하지 않게 된다. 발작을 일으켜도 바로 반성하면 소멸시킬 수 있다. 번뇌가 생기는 상황들은 수없이 많다. 그 중 가장 사나운 것을 들자면 단지 재산이나 여색과 횡포를 부리는 행위 몇 가지 방면을 그만 둘 뿐이다.불의의 재물인줄 알면 그 해독은 독사를 능가하거늘, 불의한 재산을 구차하게 얻으려 고민하겠는가? 남에게 편의를 베풀면 결국 자신의 앞날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는 불교문화를 어떻게 대중화할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 작품으로 1부 저승편, 2부 이승편, 3부 신화편 등 총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저승편에서는 39세에 과로사한 김자홍이 저승세계 국선 변호사인 진기한과 함께 49일간 재판을 받는 내용과 사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 강림도령, 일직차사 해원맥, 월직차사 이덕춘이 유성언이라는 억울하게 죽은 군인의 원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이 유기적으로 결속돼 있다.이승편은 초등학생인 김동현과 어린 손자를 보살피고 사는 김천규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는
고려에서는 불교가 국교라 할 만큼 널리 믿어졌기에 사리신앙 역시 보다 보편화되어 있었다. 고려는 당시 중국을 지배했던 송(宋)나라와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면에서 매우 가까운 관계였기에 상당량의 불사리를 중국에서 모셔왔다.고려 사람들은 불아(佛牙) 사리를 특히 존숭했던 것 같다. ‘삼국유사’에 1119년 송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정극영(鄭克永)·이지미(李之美)가 극적으로 불아 사리를 모셔온 이야기에 덧붙여 150년에 걸친 그 후일담까지 드라마처럼 소개되는 데서도 그런 정황이 잘 포착된다. 12세기에 접어들자마자 송나라는 도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