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水墨)은 역시 국경과 종교를 뛰어넘는 장르였다. 수묵으로 읽을 수 있는 건 동양의 풍광만이 아니었다. 저 아프리카의 광활한 대지가 뿜는 숨결 또한 먹을 흠뻑 머금은 붓질로 생생히 묻어날 수 있는 대상이었다. 우리나라 명산대찰의 신이(神異)함을 수묵화로 재현해오고 있는 한국화가 이호신씨가 이번에는 이역만리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여정을 수묵으로 담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수묵과 아프리카와의 만남. 둘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 하지만, 그것은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 화선지에 옮겨진 아프리카는 오랜 지기(知己)처럼 마냥 자연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문물, 동물, 계곡, 분화구 등 탄자니아의 모든 상징들이 이호신의 스케치와 탁본, 크로키를 통하기만 하면 옛 우리 병풍의 화조(花鳥)처럼 퍼덕퍼덕
대학 졸업 후 29년간 여성 언론인으로 매진해온 이향숙 씨의 장편 구도소설이다. 남은 삶을 후회 없이 사는 길을 찾아 열심히 기도한 끝에 많은 경전을 읽고, 소설을 쓰고 추고하는 동안 법열을 느껴 쓰게 된 소설이라고 한다. 불법의 핵심인 자비와 보살행을 한 작은 암자를 지키는 한 주지 스님의 동사섭을 통해 보여준다. 불법은 멀리 있는 것도, 마냥 접근이 어려울 것도 없는 생활 속의 종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쓰여진 소설이다.
태국불교 가운데서도 가장 전통적인 색채를 띄고 있는 테레바다불교 체험기. 240 시간 동안 태국의 왓보원 사원에서 테레바다불교를 체험한 후 쓴 수기이다. 비록 짧은 시간의 체험이지만 한국의 불자들에게 그나마라도 전달하고 싶어서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까다로운 수계식과 삭발의식, 팔리어 경전 낭송, 탁발전통, 장례 전통, 포살법회, 아침예불 등 한국불교의 그것과 너무도 다른 불교전통이 낱낱이 소개되어 있다. 근본불교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불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책이지만 편집과 구성이 지나치게 허술하여 아쉽다.
한국불교전적 및 국내 우수 논문을 영역하고 국제적인 학술단체와의 체계적인 교류를 위한 첫 국제불교학회가 결성된다. 국제불교문화사상사학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송석구)는 7월 24일 오후 4시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국내외 저명학자 7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 준비위원회는 창립과 함께 대규모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며, 영문학술지 발간을 비롯해 지난 100여 년간 발표된 국내 불교관련 논문 중 우수한 것을 선정, 이를 영역함으로써 한국불교학의 성과를 외국에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적인 불교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등 인접학문과의 교류로 적극 추진한다. 이재형 기자
1 화 틱낫한 명진 2 시선 원성 이레 3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틱낫한 김영사 4 부처님이 들려주는~ 양태석 능인 5 꽃은 져도 향기는~ 정성욱 예문 6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원택 김영사 7 신묘장구대다라니 강해 임근동 솔바람 8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 서화동 은행나무 9 왕초보, 불교박사되다 석지현 외 민족사 10 선방이야기 토굴이야기 능인 운주사 베스트불교 서적은 따로 있다 불교서적 베스트셀러 목록을 오래 지켜보면 불자-시민들이 좋아하는 불
불교 상업화 우려 속 "친근감"시각도 "날 잡지마, 환속할거야""34곡의 최신 히트곡이 담긴 2장의 CD를 한 장 가격에! 게다가 선물도 줄줄이! 놓칠 수 없어. 난, 환속할거야!" 최근 유행하는 대중가요 가운데 34곡을 모아 2장의 CD로 출시한 한 음반 회사의 신문광고 내용이다. 이 광고는 마치 이 CD 구입이 평생의 '서원'이라도 되는 듯한 표정으로 합장한 손에 CD를 든 스님의 모습을 클로즈업 해 놓고 있다. 스님이 등장하는 TV와 신문 광고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불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광고물까지 등장하고 있다. 영화 '달마야 놀자'열풍 이후 TV CF에 자연스럽게 등장하기 시작한 스님 소재 광고물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캐릭터라는 점이 기획
CD 한 장 가격 때문에 수행자의 길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음반회사 광고 "과거를 듣고 현재를 말하고 미래를 보여드립니다.""사주를 알면 인생이 변한다." 미아리 근처 점 집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말들이 신문 광고에 버젓이 실리고 있다. 그것도 승복입고 머리를 깎아 스님의 형색을 갖춘 이들이 모델이 되어서. 이 광고를 보면 마치 불교는 미래 운명을 알려주는 종교이고 스님들은 사주풀이나 해주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듯이 보인다. 불교를 소재로 삼는 광고물이 부쩍 늘어나면서 종교적 신뢰감을 바탕으로 한 긍정적 이미지 전달에 앞서, 불교를 폄하하고 스님을 모독하는 광고물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광고는 스포츠 신문은 물론 중앙일간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이 광고
"불교를 폄하하거나 왜곡하는 광고들에 대해서는 종단차원에서 이를 감시하고 대처할 것입니다. 특히 사주팔자 등 광고에 나오는 스님들이 정말 승적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 없다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을 검토하고, 조계종 이외의 종단에 승적이 있다면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차원에서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건의할 계획입니다." 종훈 조계종총무원 기획실장 스님은 7월 11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광고 효과를 위해 불교를 비하 혹은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부 광고들은 불교를 열등한 종교로 인식토록 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종훈 스님은 "광고도 하나의 고유한 창작활동으로 인정하더라도 스님들을 비롯한 성직자들을 비하하는 광고들에 공식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조항이 필요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부쩍 늘기 시작한 불교 소재 광고. 화려하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현대인의 속성이지만 동시에 여기서 벗어나려는 이중적인 심리 때문인지 불교 소재 광고의 경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렇다면 정작 당사자인 불교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광고는 불교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불교를 폄하, 왜곡할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지묵 송광사 스님은 "일부 광고 제작자들의 잘못된 의도도 문제지만 불교 본질에서 벗어나는 광고에 버젓이 출연하는 일부 불교인들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수덕 불교텔레비전 대표이사는 "불교를 소재로 한다는 것 자체를
"기존에 상품의 정보전달 역할을 담당하던 광고는 근래 들어 상품의 이미지 전달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광고 속에 등장하는 불교의 이미지가 자칫 왜곡돼 비춰진다면 불교는 혼돈에 빠질 수 있습니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여하튼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 우는 광고 속에 불교가 등장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라며 "15~20초 내에 상품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광고 속에서 불교를 사상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흥미 위주로 비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광고의 속성상 나타날 수밖에 없는 폐해를 지적했다. 원 교수는 또 "불교가 상품정보 전달 매개체로 보여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불교를 소재로 한 광고를 제작하는 기획자들은 소재의 선택이나, 구성에 있어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기
최근 불교를 소재로 해 상품이나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는 광고가 늘어나면서 불교를 왜곡하는 내용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불교의 생명존중사상과 동자승을 소재로 하면서 불교 이미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광고가 있다. 이들 광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우체국 이미지 광고. 이 광고는 수행의 기품이 깃든 노 스님이 숯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동자승에게 크레파스를 전달하는 장면을 연출해 산사의 포근함과 불교의 자비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이국의 어린 승려들을 등장 시켜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홍보한 포스코(POSCO)의 이미지 광고 '실타래' 편도 눈길을 끈다. 해발 4000m 고산지대에서 생활하는 티베트의 어린 스님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그린 이 광고는 피부색과 생김새는 달라도 '공처럼 둥근
덥다. 건물 내부로 숨어들어도 쏟아 붓는 태양의 이글거리는 열기를 식힐 수가 없다. 이제 겨우 7월 중순. 더위가 풀이 죽을 9월 초순까지 족히 한달 반은 이런 더위를 참으며 지내야 한다. 그러나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했다. "더위로써 더위를 이긴다"는 말이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더운 여름을 참선의 열기로 식혀내는 곳이 있다. 서울 성북동 끝자락 동네에 적을 두고 있는 도심 포교당 전등사의 재가선원 전등선림(傳燈禪林)이 바로 그 곳이다. 7월 13일 오후 2시 전등선림은 뜨거운 한 여름의 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 푸른 수행자들의 화두 삼매가 한창이다. 두 줄로 반듯하게 앉아 정좌한 이들 주위로 정갈한 고요함이 흐르고, 들고나는 숨도 이미 화두 속에 묻혀 버렸다. 한 여름의 더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