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풍경’의 주인공인 동자승 동동이는 어려서 절에 보내져 절에서 살게 됐다. 절에서 밥 짓는 일을 한다. 그렇게 밥 짓기를 3년이 되어도 시시때때로 밥을 태우는 동동이는 그때마다 큰스님에게 꾸중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동동이는 밥 짓는 일은 시시해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고, 그때마다 큰스님에게 법당에서 수행만 하게 해 달라고 떼를 썼다. 하지만 큰스님은 “아직 멀었다”면서 계속 밥 짓는 일을 하게 했다.불만이 쌓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하고 싶지 않은 다른 일만 하고 있으니 괜히 심통이 나
‘묘법연화경’은 부처님이 일체 존재의 진실한 이치를 남김없이 드러내 가르쳐 주기 위해 마음속 진실을 드러내 설한 내용이다. 부처님이 열반을 앞두고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경전이기에 부처님의 가장 성숙한 사상이 담겨 있다 하여 경전 중의 최고로 불린다. ‘경전의 꽃’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 ‘법화경’은 부처님이 ‘불타는 집’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집에 불이 났음에도 이를 모르고 뛰노는 아이들을 밖으로 불러내기 위해 아버지는 한 가지 꾀를 낸다. 바깥에 좋아하는 보물이 있다고 알려 준 것이다. 그러자 아이들이 줄지어 밖으로
2020년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에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노승대 지음, 불광출판사)’가 선정됐다. 또 우수상에는 ‘한국불교사(정병삼 지음, 푸른역사)’와 ‘생명과학과 불교는 어떻게 만나는가?(유선경‧홍창성 지음, 운주사)’ 등 2종이 선정됐다.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2020년 올해의 불서 10 및 제17회 불교출판문화상’ 심사위원회는 11월12일 ‘2020년 올해의 불서10 및 불교출판문화상’ 선정 도서를 발표했다.대상 수상작인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는 한때 출가의
“가을에 거둔 양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겨울을 날 수 없듯이 지금 여러분의 마음이 공허하다면 고통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여러분 마음의 곳간은 얼마나 채워졌습니까.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는 데 게으르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 보십시오. 손가락만 한 작은 모가 자라서 가을에 수백 알의 알곡으로 여물기까지 농부의 발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듯 자신의 마음도 그만큼 챙겨왔는지 말입니다.”봄에 파종된 모가 농부의 보살핌을 받아 자라나면서 맺은 알곡이 농부의 주름을 펴게 하는 결실의 계절이다. 사람도 부모의 품에서 나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1945년 해방과 1950년 한국전쟁, 이어진 남북분단과 1980년대 민주화의 역정은 한국인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같은 시기 서구 문화의 전래와 도입은 문화계에도 충격이었고, 미술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장욱진(1917∼1990)도 그 시대를 살아간 화가다. ‘자동차 있는 풍경’ ‘모기장’ ‘두 아이’ 등의 작품을 비롯해 1000여 점을 남겼고, 서울대에서 후학들을 지도했던 그는 새로운 사조가 범람하는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작품을 구현했고, 그 작품에는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배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더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일제강점기 굳건한 민족정신을 되새기며 온갖 핍박에도 민족 자유와 독립을 강조했던 만해 스님의 시 ‘복종’이다. 만해 스님이 수행을 바탕으로 한 깊은 통찰력으로 민족 정신의 발현을 독려했
석가모니 부처님의 삶은 흔히 생애를 여덟 기간으로 나누어서 보는 전통적 방식인 팔상성도(八相成道)로 축약된다. 여기서 팔상은 부처님의 생애에 있어서 특기할 만한 8가지 사건을 말하는 것으로, 도솔천에서 내려와 마야부인의 태로 들어가는 도솔래의상을 시작으로 룸비니동산에서 출생하는 비람강생상, 네 성문으로 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사문유관상, 성곽을 뛰어넘어 출가하는 유성출가상, 설산에서 수도하는 설산수도상, 보리수 밑에서 마군의 항복을 받고 깨달음을 얻는 수하항마상,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하는 녹원전법상,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선불교 전통에서 내려오는 십우도는 소를 찾아 떠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때의 소가 바로 나의 ‘참나’입니다. 좋은 삶을 원하고, 더 나은 내가 되고자 마음을 내었다면 이미 ‘소’를 찾아 나선 것과 같습니다. 갑갑한 일상에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본래의 나’를 찾는다면 시끄러운 마음을 잠재우고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비교종교학 명예교수와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 대표 성소은이 ‘십우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을 안내한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을 펴냈다.현재
“관세음보살은 서방극락세계에 있으면서 이 땅에도 나툰다. 중생들의 현생뿐만 아니라 내생까지 함께하는 보살이다. ‘관세음보살’ 한 번 부르는 순간, 관세음보살은 바로 그 자리에 함께한다. 그리하여 현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 뿐만 아니라, 목숨을 다하는 순간에는 우리를 아미타부처님이 계신 서방정토로 인도한다.”관세음보살은 불교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보살이다. 중생을 위험으로부터 구제하는 보살로 ‘모든 곳을 살피는 분’이나 ‘세상의 주인’이라는 뜻을 가졌다고 전해지며, 아미타불의 현신으로서 보는 이의 수행력과 정신 수준에
사찰 법당에 들어가면 불상을 볼 수 있으며,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은 법당에 봉안된 상을 통칭해 불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불상은 부처님의 존상에 한정되는 명칭이며, 보살이나 제천상 등은 불교상으로 부르는 게 맞다. 그리고 그 불교상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은 제천상이며 범천, 제석천, 길상천 등은 불상이 만들어지기 전에 고대 인도조각 가운데 나타나기 시작했다.최초의 불상은 석가상으로, ‘아함경’을 비롯한 여러 경전에서 코삼비국의 우다야나왕이 향나무로 석가모니부처님의 모습을 조각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러나 실
불교와 유교는 삼국시대 이래로 한국인의 지성사와 삶의 양식에 있어서 근간이 되어 왔다. 때문에 한국인은 삶 속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둘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삼국시대에 전래된 불교는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사상적으로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 특히 단순하게 종교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와 문화, 그리고 사상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당시 사람들에게 있어서 삶의 양식과 정신적 근간이었다. 이후 유교가 전래되면서 서로 갈등과 대립, 조화의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한국 지성사와 한국인의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났음에도 이 땅은 남과 북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아픔을 갖게 됐고, 그 세월이 무려 75년에 이르고 있다. 그 세월동안 남과 북은 각자 서로의 길을 걸으면서 언어와 생활, 문화까지 상호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전쟁의 위험과 공포를 안고 살아가는 불행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남북한 간에 형성된 긴장과 상호 다른 이질감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고, 종교인들도 그 과정을 함께 했다.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고, ‘인민 계급의 투쟁력을 마비시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 있고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별해서, 필요한 것은 구하고 원하는 것은 자제하라 했습니다. 필요는 충족될 수 있지만 욕망은 밑 빠진 항아리처럼 끝이 없기 때문이지요.”‘우리가 욕망을 모두 버리면 그 어떤 것도 얻거나 성취하지 못하게 되지 않는가’를 묻는 이들에게 담미카 스님이 내놓은 답이다. 담미카 스님은 1951년 호주에서 태어나 스리랑카 승단에 출가한 뒤 스리랑카 캔디에 ‘닐람베 명상센터’를 설립했다. 싱가포르에 있는 붓다 담마 만달라회의 영적 지도자이면서, 스리랑카와 싱가포르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잠식하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누려왔던 일상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코로나블루(우울), 코로나레드(분노), 코로나블랙(좌절) 등의 신조어까지 생겨나는 등 급변하는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해온 현대인들조차 낯설기 그지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하지만 현대인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도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앓아왔다. ‘분노’ ‘자존감 하락’ ‘우울감’에서 비롯된 마음의 병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있는
죽음 문제를 문헌 중심으로 연구하면 결국 ‘책 속의 죽음’에 머물기 마련이다. 그래서 1997년부터 한림대에서 ‘생사학’ 강의를 해온 오진탁 교수는 박제된 죽음이 아니라 죽음의 실제에 접근하기 위해 철학은 접어두기로 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생소한 분야인 생사학을 연구하면서 삶에만 치우치기를 거부하고 죽음에 편향되는 것 역시 배척했다. 그렇게 삶과 죽음의 균형을 이루고, 삶과 죽음의 정상적인 관계를 모색해온 그는 죽음 문제의 핵심이 “죽음, 삶의 끝인가? 새로운 시작인가?”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 ‘죽으면 다 끝나는가? -삶,
“적명 스님은 고집스럽게 자기 길을 걸어간 사람입니다. 수좌로 태어나서 수좌로 살다가 수좌로 죽는 것이 적명 스님의 꿈이었으니 스님의 꿈대로 된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스님 같이 고집스럽게 수행자의 길을 걸어가신 분이 계셨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스님이 계셔서 행복했습니다.”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이 기억하는 적명 스님이다. 우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0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6년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한 적명 스님은 출가한 이후 전국 제방선원에서 50년간
“(…) 나를 마치 돌덩이 쇳덩어리로 알고 치고 또 족친다/ 살지 못하도록 아니 죽지 않을 만큼 때리고 치며 계속 고문질한다/ 이제 아프다 못해 아프다는 말도 끊어졌다/ 아직 살아 있으니 아픈 것이지 죽으면 아플 수 있을까?/ 정말 그 아픔을 참다못해 기절을 했다/ (…) 아프다 못해 또 쓰러져 죽음에서 헤매이다가/ 또다시 모진 목숨으로 살아났다/ 온몸이 아프고 쓰리니 꿈이 아니고 생시인가보다. (…)”1980년 10월27일. 국민을 보호해야할 군을 앞세워 정권을 휘어잡은 신군부 세력은 사찰에 난입해 스님과 불자들을 연행했다. 그리
“뛰어보라고 뛰어다니라고/ 다들 너 나이 때는 그런다고/ 글쎄요/ 다들 그런다고 그것이 맞는 거라고/ 말 좀 빠르게 말하라고 다들 답답해한다고/ 글쎄요/ 내가 말을 빨리하면 알아들을 자신 있으신지요/ 걷는 자세가 왜 이렇게 구부정하냐고 불량해 보인다고/ 글쎄요/ 그 사람들 세상을 보는 눈이/ 그렇게 보라고 시킨 머리가/ 탁한 건 아닌지…”사람의 생각에 따라, 혹은 마음의 깊이에 따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또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세상 사람들은 마치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식으로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은 어떻게 내 밥상까지 올라오고, 입는 옷은 또 어떻게 나에게 왔을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다. 우리의 삶은 그렇게 알게 모르게 ‘남’이나 ‘다른 것’들의 도움으로 인해 유지될 수 있음에도 대부분 다른 사람은 물론, 다른 존재들과의 상호의존관계 틀을 스스로 깸으로써 갈등과 재앙을 불러오는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어느 것 하나도 본래부터 홀로 존재를 유지할 수 없음에도 말이다.법제처 법제관과 문교부 차관, 고려대 법대 교수 등으로 활동하다 나이 60에 이르러
조계종출판사가 개점 11주년을 맞은 ‘불교전문서점’의 새 이름을 공모한다.조계종출판사는 2020년 9월 불교전문서점에 다목적 회의 공간을 확보하고 기자간담회, 세미나, 차담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를 꾀하며 이에 걸 맞는 새 이름 찾기에 나섰다.조계종출판사가 운영하는 불교전문서점은 지난 2012년 온라인서점(www.jbbook.co.kr)을 개설해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불서와 불교용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데 이어, 2020년 9월 다목적 회의 공간을 마련까지 확보해 모든 대중이 기자간담회, 세미나, 차담 등의 장소로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