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법화경’에서 화택유(火宅喩)를 통해 이 세상이 불난 집이라고 설하신다. 한 장자의 집이 “모두 낡아서 벽과 담은 무너졌고, 기둥뿌리는 썩었으며, 대들보는 기울어져 위태롭게 생겼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불이 나 한창 타고 있었느니라”라고 설하신다. 지금 이 사회와 세계는 불난 집과 다름이 없다. 각종 이념과 사상들은 서로 자신의 것이 옳다며 담장을 치고, 지성과 덕행에서 나오는 권위의 뿌리는 썩어가고 있으며, 정의와 평화의 대들보는 무너지기 직전이다. 욕망의 불길이 이들을 재료 삼아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불법의 위대한 점은
(사)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회장 이필원)가 11월26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명상과 심리상담의 만남’을 주제로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20주년 기념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학술대회는 2세션으로 진행되며 1세션은 이명호 경희대 교수를 좌장으로 총 6명이 발제자로 나선다.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교수가 ‘초기불교수행의 주요기제연구’, 오수원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가 ‘태권도 선수의 마음챙김이 스포츠 수행전략에 미치는 영향’, 허수미 명상상담평생교육원 교수가 ‘아들러 심리학 기반의 상담에 영상관법 적용사례’를 주제
“사람이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에 휘말리거나 곤란한 일을 겪기도 합니다. 지금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참회의 나날을 이어가는 재소자들, 병마로 인해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이 그러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은 위로와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특히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의 피안에 이르는 여섯 가지 덕목인 육바라밀 가운데 보시, 그중에서도 법보시가 최고의 공덕이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이웃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공덕을 짓는 최고의 자비행에 불자들의 동참이 이어지길 기원합니다.”아
수보리 어의운하 보살 장엄불토부(須菩提 於意云何 菩薩 莊嚴佛土不)불야 세존 하이고 장엄불토자 즉비장엄 시명장엄(不也 世尊 何以故 莊嚴佛土者 卽非莊嚴 是名莊嚴)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 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불국토를 ‘장엄한다’ 하지만 ‘장엄한다’ 라고 하면 이미 장엄함이 아니고 그 이름을 장엄이라고 합니다.”수보리는 이어, “상을 여읜 보살의 불토(佛土)로 볼 때, 장엄불토(莊嚴佛土)가 곧 장엄이 아니요 그 이름이 장엄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불토가 곧 정토(淨土)이니 마음이 청정하면
핼러윈 참사로 우울하고 분노스럽던 11월4일 밤, 경북 봉화의 아연광산 지하갱도에 갇혔던 광부 2명의 무사생환 소식이 속보 자막으로 나왔다. ‘관세음보살’을 염불하며 그들의 생환 소식을 몇 번이고 들었다. 어둡고 두려운 공간에서 9일간의 사투 끝에 무사히 구조됐다는 뉴스는 핼러윈 참사로 인한 우울한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주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이 사건 일지를 보면서 불교에서 말하는 ‘동체대비’의 마음이 바로 이런 가르침이구나 새삼 깨달았다. 어두운 갱도에 갇혀 생사를 다툴 동료들을 위해 밤낮을 쉬지 않고 탄광을 파들어간 동료 광
명상심리상담기법 발전을 도모해온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가 설립 20주년을 맞아 불교 명상과 심리상담에 기반한 다양한 연구를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이사장 인경 스님, 회장 이필원)는 11월26일 오후 1~6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명상과 심리상담의 만남’ 주제 추계학술대회를 연다. 2002년 이사장 인경 스님이 명상심리상담학의 기반을 다진 지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다. 김정호 덕성여대 교수·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 교수 등 저명한 명상심리상담학자들의 논문 발표 및 논평이 이뤄질 예정이다.학
오늘은 임인년 동안거 결제일입니다.안거는 본래 석가세존의 재세시(在世時)에도 행해진 불교의 오랜 수행전통입니다. 각처에서 정진하던 수행자들이 우기(雨期)를 피해 일정기간 한 곳에 정주(定住)하며 함께 수행함으로써 서로의 공부를 점검하고 더욱 진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왔던 것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안거로 인해 불교에서 사원이 만들어지게 되고, 계율이나 의례 등의 체계화되었음도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안거의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오늘 구순안거에 들어가는 스님들께는 ‘용맹정진’을, 그리고 이 법석에 모이신 총림의 사부대
세존 불설아득무쟁삼매 인중최위제일 시제일이욕아라한 세존 아부작시념 아시이욕아라한 세존 아약작시념 아득아라한도 세존 즉불설수보리 시요아란나행자 이수보리 실무소행 이명수보리 시요아란나행(世尊 佛說我得無爭三昧 人中最爲第一 是第一離欲阿羅漢 世尊 我不作是念 我是離欲阿羅漢 世尊 我若作是念 我得阿羅漢道 世尊 卽不說須菩提 是樂阿蘭那行者 以須菩提 實無所行 而名須菩提 是樂阿蘭那行) “세존께서 수보리 저를 ‘다툼 없는 삼매를 얻은 이 가운데 제일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이 첫째가는 욕심을 여읜 아라한이오나, 세존이시여, 저는 욕심을 여읜 아라한
“이번 동안거를 앞두고 큰 아픔이 있었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생명보다 존귀한 가치는 없습니다. 저희의 수행 공덕을 가족과 이웃, 공동체 그리고 모든 존재에 남김없이 회향하오니, 부처님의 가피와 자비의 손길로 삼계의 고통받는 중생들이 아픔에서 벗어나길 발원합니다.”조계종부산연합회가 임인년 재가 동안거 입재 법회를 봉행하며 여일한 정진을 발원하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조계종부산연합회(회장 원허 스님)는 11월4일 부산 혜원정사 대웅보전에서 ‘임인년 재가 동안거 입재 및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 추모위령법회’를 봉
천진암·주어사 가톨릭 성지화가 남상철(1891~1978)이라는 인물로부터 비롯됐으며 한국 가톨릭 성지화 사업이 일제강점기 신사건립 추진과 닮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창익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가 11월1일 전국비구니회관 메따강당에서 열린 전문가 초대 특강에서 논문 '일제강점기 성지참배와 성지 조성 출현 그 지속에 대한 생각'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천진암·주어사 성지 개발에 불씨가 된 인물로 남상철을 꼽았다. 그의 할아버지인 남종삼(1817~1866)은 1968년 가톨릭 복자(福者)로 인정돼 1984년 여의도 시성식에서 성인
홀로 앉은 깊은 산속 온갖 일들 가벼워 온 종일 사립 닫고 나고 없어짐도 없음을 배운다.생애를 낱낱이 검사해보니 남은 물건은 없고새 차 한 주발에 한 권의 경전뿐이다.獨坐深山萬事輕(독좌심산만사경)掩關終日學無生(엄관종일학무생)生涯點檢無餘物(생애점검무여물)一椀新茶一卷經(일완신차일권경)-부휴선수(浮休善修, 1543∼1615)무생(無生). 무생(無生). 무생(無生). 차마, 필자가, 아직은, ‘무생’을 논할 나이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가을, 부휴 선사의 이 선시가 가슴 시리게 저며 드는 까닭은? 마음 아리게 스며드는 까닭은? 부처님의,
사평(沙平)과 판교(板橋). 서울과 경기 남부에 위치한 이 두 지역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일단 방향은 맞다. 지금이야 수도권의 확장과 개발로 핫플레이스(Hot Place)가 되었다지만, 사실 과거에도 이곳은 외부인의 드나듦이 많은 지역이었다. 한양에서 삼남(三南)으로 통하는 대로(大路) 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부고속도로가 이 두 지역을 경유하는 것도 이러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과거 사평과 판교에는 원우(院宇), 즉 원(院) 건물이 있었다. 원이란 지방을 여행하는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