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이 있다.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에 눈물을 흘린다는 서양전설에서 유래했는데 보통 위정자의 거짓눈물에 대한 비유로 쓰인다.우리국민들은 악어의 눈물을 자주 접한다. 불과 10여일, 2번이나 악어의 눈물을 경험했다. 10월25일 ‘비선실세’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자 대통령이 사과했다. 보좌진이 꾸려지기 전 조언을 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악어의 눈물이었다. 사과 직후 최씨가 연설문 작성에만 관여한 것이 아니라 외교와 안보, 인사까지 개입하고 기업들에게 돈을 강탈하는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들끓고 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만해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기업에서 돈을 강탈하고 편법으로 딸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등 권력을 등에 업은 추문이나 비리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진실은 더 참혹했다. 최순실이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앉혀놓고 국정을 농락했다는 증거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개 민간인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뜯어고치고 국가기밀을 받아보고 상왕처럼 각종 정책에 관여한 증거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사이비 종교로 얽힌 특수한 관계라는 의혹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항소심에서 첫 무죄판결이 나왔다. 1심 법원에서 여러 차례 무죄판결이 난 적은 있지만 항소심에서의 무죄판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있을 대법원의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와 정치 등 개인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행위다. 사람을 죽이는 연습을 하거나 살상무기인 총을 들어야 하는 군대에 갈 수 없다는 뜻이다.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 헌법 39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한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다. 국방
역린(逆鱗)이란 단어가 화제다. 역린이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이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한비자가 자신의 이름을 따 저술한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말이다. 한비자는 “용의 목에는 역린이 있으니 이를 만지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군주에게도 역린이 있으니, 군주를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역린을 건드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역린은 결국 군주의 분노를 부를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나 치부를 의미한다.올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이 쏟아지더니, 이제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정국을 휘어잡는 태풍의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 지방소멸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향후 30년 이내에 전국 시군구 중 84곳이 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갈수록 자녀를 낳는 사람들이 줄고 있는 데다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면서 지방의 소멸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절벽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저 출산방지 예산에 80조원을 쏟아부었다. 또 앞으로 5년간 20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 많은 예산을 들여 한다는 정책이 한심하다. 출산
세상 일에 정신을 쏟다 보면 생각이 거칠어지고 말도 험하게 변하기 쉽다. 그렇다고 귀를 닫을 수는 없다. 딛고 있는 이 땅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고 미래에 물려주어야 할 터전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이 땅에 살고 있는 기성세대의 의무며 정토(淨土)를 일구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을 개선하기보다 물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근기다. 정의로웠던 인물이 파렴치한으로 변하는 역설을 수시로 목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럼에도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로
경북과 울산을 중심으로 잇따라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8, 4.5라는 유례없는 강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오래된 믿음도 신화 속으로 사라졌다. 더욱 두려운 것은 이들 지역에 밀집된 원전의 안전이다. 지진의 진원지로 알려진 양산단층 주변에는 1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정부는 이곳에 원전 2기를 추가 건설 중에 있다. 정부는 규모 6.5지진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7.0 이상의 강진도 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9월12일 5.8이라는 믿
8월26일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조사를 앞두고 결백을 주장하며 목숨을 끊었다. 9월8일에는 야구해설가로 유명한 하일성씨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살했다. 매년 9월10일은 자살예방의 날이다. 자살예방의 날을 앞두고 잇따라 벌어진 자살사건이 안타깝기만 하다.이들의 죽음은 세간에 알려지기라도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주변에는 홀로 쓸쓸히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매일 40여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1년에 1만4000여명 정도가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간다. 한해 자살자 수가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코끼리가 7년 동안 30% 이상 감소했다. ‘국경없는 코끼리’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2007~2014년 아프리카코끼리 수는 기존 35만 마리에서 14만 마리가 줄어 20만 마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밝혀졌다. 탄자니아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 50%가 넘게 감소해 멸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처했다. 20년 안에 코끼리가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끼리 개체 수의 감소는 서식지 파괴에 따른 먹이 감소도 한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코끼리 상아를 얻기 위한 밀렵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생
나라가 뒤숭숭하다. 밀어붙이기식 사드배치에서, 부패공직자로 인한 혼란, 우리역사에 대한 무지까지. 지금 이 나라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것들이다. 대통령은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고 지역주민의 건강이나 삶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에도 성주로 사드배치를 밀어붙였다. 그러다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3후보지를 알아본다며 슬그머니 후퇴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민심동향을 파악하고 공직기강 업무를 관장하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이다. 언론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은 논외로 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한 특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立秋)가 지났는데도 더위가 누그러지지 않는다. 계속되는 폭염에 세상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올해 여름이 유독 우리에게만 더운 것은 아니다. 지구 전체가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윤추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구를 쥐어짜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지구는 화탕지옥(火湯地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더위는 온도의 문제이면서 체감의 기억이기도 하다. 올해 유독 더 덥게 느껴지는 것은 정부의 불합리한 전기요금 정책 탓이기도 하다. 오늘날 대다수 가정에는 에어컨이 보급돼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누진세에 따른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승전보에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 느낌이다. 인간승리의 장면에 환호성을 지르고, 눈물 흘리면서 비로소 대한민국이 하나이며 운명공동체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선수들의 무례한 기도세리머니에 공동체 의식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축구 조별리그에서 석현준 선수가 과도한 기도세리머니가 빈축을 샀다. 국가대표 선수의 특정종교 기도세리머니는 종교가 다른 국민들을 당혹케 할 뿐 아니라 배신감마저 자아낸다. 국가를 대표하는 그 순간에도 기독교를 전도하겠다는 왜곡된 신념이 광신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7월28일 김영란법(부청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법은 2012년 스폰서 검사, 벤츠 검사 등 뇌물스캔들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검사들이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받게 되자,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을 중심으로 대가성에 관계없이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처벌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그러나 공직자의 범위에 언론인과 사립학교법에 따른 임직원 등이 포함되면서 격렬한 저항에 부딪쳤다.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의 가격상한 기준을 3만원, 5만원, 10만원으
서울 도심 한복판 조계사가 연꽃의 향연으로 푸르고 붉다. 400여개의 연꽃 화분이 숲과 오솔길을 만들며 도심사찰에 그윽한 그늘과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조계사에 연꽃 숲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로 8월31일까지 도심 속 작은 쉼표가 될 전망이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좌대를 연꽃모양으로 만들거나 연꽃을 조각해 ‘연화좌’라고 부른다. 경전에는 아기 부처님이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을 때 발길이 닿는 곳마다 연꽃이 피어났다고 전한다. 불교에서 연꽃을 소중히 하는
국책연구소의 센터장이 워크숍에서 자신은 친일파라며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하더니, 이번에는 교육부 고위관료가 “민중이 개·돼지”라는 망언을 쏟아냈다. 민중은 누구를 지칭하는지 따지자 “국민의 99%”라고 밝혔다. 어떻게 현직 공무원이 “국민을 향해 개·돼지”라는 막말을 내뱉을 수 있는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잇따른 공직자들의 막말에서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가 이들 뿐일까 하는 두려움이 인다.지난 7월13일 정부는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체계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과 상의한 적도, 지
울산 앞바다에서 5.0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0이라는 강도도 강도지만 진앙지에서 50km 거리에는 10개의 원전이 밀집돼 있다. 추가건립 원전을 포함하면 16개에 이르는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다. 진도 5.0은 정부가 지진을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5번째로 강한 규모다.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고 화분이 부서지는 등 적잖은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산 앞바다에서는 올해 들어 3번이나 지진이 일어났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확인된 셈이다. 정부는 6.6~6.
‘잡아함경’에 차유고피유(謂此有故彼有) 차기고피기(此起故彼起)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남으로 저것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흔히 연기송(緣起頌)이라 불리는 이 가르침은 존재론에 대한 불교의 핵심을 담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연기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연이든 인간이든 서로 의지하고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그래서 연기는 곧 상의상관(相依相關)이다. 최근 이런 연기의 가르침이 체험으로 다가오는 일이 있었다. 영국의 브렉시트(Blexit) 때문이다. 브렉시트란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연예인들의 추문기사가 풍년이다. 젊은 연예인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더니, 유명 여배우와 감독의 불륜이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다. 정부가 전기와 가스 민영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연예인 기사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진실을 논외로 치더라도 정부는 실제 6월14일 전기·가스 판매의 민간개방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공공기관이 독점해 온 전력 판매와 가스도입 도매 업무를 민간에서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겠다는 것이다. 부실해지는 공공기관의 개혁은 물론 민간경쟁
‘잡아함경’에 탐욕진애치(貪慾瞋恚癡) 세간지삼독(世間之三毒) 여차삼독악(如此三毒惡) 영제명불보(永除名佛寶)라는 가르침이 있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은 세 가지 독으로 이와 같은 세 가지 악독한 마음을 영원히 없애면 이름하여 보배로운 부처님이라고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요즘처럼 세상이 복잡하고 살기가 팍팍할수록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뒤범벅되기 싶다. 그럴수록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다잡아 삼독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삼독을 조장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정당화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홍만표 변호사가 구속됐다. 검사 재직 시절 권력형 비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수사검사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대통령과 대통령 아들까지 성역 없이 수사한 강단 있는 검사라는 검찰 내부의 평가와 함께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까지 역임했다. 그런 그가 ‘전관’을 앞세워 법과 원칙을 훼손하고 왜곡하는 전 방위 로비를 벌이며 부정한 돈 수백억 원을 벌어들인 탐욕스런 변호사로 추락해 검찰에 구속 수감됐다. 그는 사건을 동료 변호사에게 알선하고 돈을 챙긴 변호사법 위반과 함께 거액의 수입을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불과 5년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