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학교에 헬기 사격을 가해 불교 사찰 내 초등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어린이 11명이 사망한 가운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미얀마 군부의 반인륜적인 ‘아동살해’를 규탄하며 군부 퇴진을 촉구했다.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 사노위)는 9월21일 서울 한남동 소재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살생을 멈춰라, 미얀마 군부의 어린이 학살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사노위원장 지몽 스님과 위원 혜문·동신·대각·서원 스님을 비롯해 장신환 5·18서울기념사업회장, 강인남 해외주민운동연대 대표 등이 함께했다.먼저 스님
요즘 필자는 초기불교명상의 두 범주인 사마타 위빠사나명상을 매주 4시간 30분씩 강의하고 있다. 동국대에서 ‘위빠사나 이해와 실습’을, 대원아카데미에서는 ‘사마타 이론과 실습’을 강의한다. 이런 강의를 위해 필자가 준비하는 시간은 수업 시간보다 훨씬 더 많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명상원에서도 온라인 명상강의를 늘 두 개씩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뾰족지붕에서 서까래가 위를 향해 하나로 모아지듯이, 필자의 모든 시간은 명상이란 주제로 모아진다. 지난 글에서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의 순서를 네 가지로 나열했다. 여기서 3번째가 사마타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 사노위)가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을 찾아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사노위원 동신, 여등, 대각 스님 등은 9월16일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의 공간에서 추모기도회를 봉행했다. 스님들은 염불을 외고 목탁을 치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다시는 이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속한 법적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대각 스님은 기도회에 앞서 “우리 사회에서 성차별, 스토킹과 같은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모두가 주어진 삶에 최선을
지난 토요일 한 스님의 다비식이 있었다. 송광사에 온 이래 4~5번의 다비식을 보았다. 절집 다비식이나 속가의 장례식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대부분 집에서 장례를 치르고 이웃의 도움을 받아 매장까지 했지만 요즘은 거의 장례식장에서 상을 치르고 전문업체가 매장 호은 화장까지 도맡아 한다. 절집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전문업체가 다비식을 준비한다.그래도 다비의식 등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 대중이 모두 참석해 번과 만장을 들고 다비장까지 운구를 하고 염불을 하면서 차분하고 장엄하게 진행된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법랍이 지
반야불교문화연구원이 시상하는 제12회 반야학술상에 김호성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가 선정됐다.사단법인 반야불교문화연구원(원장 지안 스님)은 8월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12회 반야학술상 수상자 후보를 공모, 심사한 결과 김호성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반야학술상은 불교학 연구업적이 뛰어나고 불교학 관련 교육 및 학술 활동이 두드러지는 중견급 이상의 연구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김호성 교수는 ‘정토불교 성립론’, ‘처음 만난 관무량수경’, ‘출가 정신의 전개’ 등 다수의 저서와 정토불교 및 일
‘누구나 가슴 속에/ 별 하나 만듭니다// 장미꽃 심어 놓고/ 나팔꽃 트럼펫이// 화단에/ 목화씨 몇 알/ 정성들여 심어봅니다//… 물레를/ 잣던 둘레길/ 무명옷이 그리워// 실 뽑아 한 올 한 올/ 마음을 열어가며// 사랑의 방방곡곡/ 원앙침 수놓으면// 찬란히/ 목화별 뜨는/ 밟아가는 산책 길’(홍정희 시 ‘목화별 산책’)대개의 사람이 화려한 장미꽃이나 개성 강한 나팔꽃을 좋아하지만, 시인은 어머니 품처럼 따듯한 온기를 전하는 목화를 선호한다. 사랑하는 꽃을 별로 승화시킨 시인은 오늘도 내일도 ‘찬란히 목화별 뜨는 산책길’을 밟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명상수행이란 정확하게 무엇일까? 간략히 말하자면 계정혜 삼학의 수행과정과 해탈, 해탈지견의 증득과정을 말한다. 즉 계를 기반으로 삼매와 선정을 성취하는 사마타 수행을 닦고, 계와 선정을 기반으로 위빠사나 수행을 닦아서 최종 목표를 이루는 것. 이것이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명상수행의 전체이자 전부이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사마타 수행보다 위빠사나 수행을 먼저 접했다. 마하시 전통의 위빠사나 수행을 몇 년 간 수행하다가 고엔카 전통의 수행법을 만난 이후로는 고엔카 위빠사나를 위주로 수행했다. 오랫동안 사마타
초기불교수행은 점진적인 단계를 표방한다. 1층 없이 7층을 짓지 못하고, 마라톤 선수가 단 한 발자국으로 마지막 지점에 골인하지 못하듯이, 마음공부를 하는 수행자의 길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즉 한 생각이 바뀐다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마음이 정화되고 향상돼 지혜의 정점에서 깨달음의 완성에 이른다는 것이다. 붓다는 그런 점진적인 수행 과정을 계정혜 삼학으로 제시했다. 삼학(三學)이라는 말에서 ‘학’은 팔리어로 ‘식카(Sikkhā)’이다. 이 ‘식카’는 경전이나 이론을 배운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마음을 지속적으
평생을 부끄럽게 입으로만 재잘대다/ 끝에 와서 분명 알았다, 백억의 말 저편임을/ 말이 있어도 말이 없어도 모두 틀리니/ 모두 엎드려 모름지기 스스로 깨닫기를 청하라.平生慚愧口喃喃(평생참괴구남남)末後了然超百億(말후요연초백억)有言無言俱不是(유언무언구불시)伏請諸人須自覺(복청제인수자각)-정관일선(靜觀一禪, 1533~1608)파격과 역설. 선시의 매혹은 바로 그 기상천외한 파격과 역설에 있다. 파격과 역설이 없으면 선시의 감동은 1도 없다. 이 선시도 첫 행부터 파격과 역설로 읽는 이들을 흡입한다. 평생 동안 말하고 산 것을 “재잘”댔다[
한국 최초로 만일염불회가 열린 강원도 고성 건봉사 도량에서 밤새도록 ‘나무아미타불’ 염불이 울려 퍼졌다. 동참대중들은 스님의 목탁과 북·요령·징 소리에 맞춰 염불하며 코로나19 조기 종식과 남북평화, 모든 중생이 참된 행복과 극락왕생하길 발원했다.아미타 염불도량 건봉사(주지 현담 스님)는 8월13~14일 ‘제7차 아미타 염불 만일기도’ 1주년 기념 첫 염불철야정진기도를 봉행했다. 건봉사는 지난해 8월24일 경내 극락전에서 ‘제7차 아미타 만일염불기도’를 입재하고, 2049년 1월8일까지 27년 5개월 동안 염불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천안대비로도 뚫어볼 수 없는 것이 바람을 따라 비가 되어 앞산을 지나간다. 졸지마라! 조는 것이 법문이라면 재상 딸이 백정 집에 시집가는 꼴이다. 천년 죽(竹) 만년 송(松)이여! 가지마다 잎새마다 지지엽엽이 모두 다 한가지로 같구나. 참선을 아는 사해현학자(四海玄學者)에게 말한다. 동수무비촉조옹(動手無非觸祖翁) 손발 움직임이 무한청풍 맑은 바람 조사가풍 아닌 것이 없네!’ 만공 스님 법문입니다. 보고 듣고 알 수 없다. 이 뭘까? 화두가 제자리니 지수화풍이 제자리다. 신심이 골라져 무장해제라, 바람이 부드럽다. 만고에 바다를 걸
불교신자라면 대부분 암송하고 있을 경전, 모든 법회에서 독송되는 경전 ‘반야심경’을 정토회 지도법사이자 평화운동가인 법륜 스님이 풀었다. ‘반야심경’은 260자의 짧은 경전이지만 ‘불교의 중심 사상이 모두 들어있다’고 할 만큼 결코 쉬운 경전이 아니다. 600여권에 달하는 반야부 경전 전체의 핵심을 가장 짧게 요약한 경전이기 때문이다.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법’ ‘무상’ ‘무아’ 그리고 대승의 요지인 ‘공’에 대한 설명 등 그야말로 불교의 정수가 농축돼 있는 묵직한 경전이다. 평범하고 직설적인 언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사유로
유가행파의 문헌들은 보살행을 위한 가장 중요한 출발점으로서 종성과 발심을 특히 중요시해서 이를 앞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4세기경에 편찬된 ‘보살지’의 제1장은 종성품(種姓品)이고 제2장은 발심품(發心品)으로서 양자는 보살행의 토대라고 설명되고 있다. 지난 번 설명에서 보았듯이 종성이란 불교수행자들이 어느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적합한지를 성향의 측면에서 구별한 일종의 교육학적 범주이다. 이렇게 수행자들을 종성 등에 따라 구분한 후에 그들이 대승의 보살도를 선택한 경우 반드시 권장되는 것이 바로 발심이다. 발심이란 발보리심의 줄임말로
칠전후원인팔해(七殿後園囚八海) 칠전(七殿) 뒤뜰은 팔해(八海)를 가두고,천매석장해구산(千梅石墻解九山) 천년 매화 돌담은 구산(九山)을 풀어 놓는다.만엽지정무재풍(萬葉止靜無在風) 만엽(萬葉)이 고요함에 바람은 간데없는데,일선연성난집운(一蟬肙聲亂集雲) 매미 한 마리 울음소리에 구름이 어지러이 모여드네,나무아미타불 (南無阿彌陀佛).오늘은 본사 칠전에서 지난 9순 동안 행해진 하안거의 해제일입니다. 올해는 유독 무더운 날이 많았습니다만 주야로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선방 스님들과 본사 운영과 주권회복을 위해 힘써준 총림 대중의 노고에 감
“스님 불 들어갑니다! 이, 뭣, 고!”8월4일 입적(入寂)한 미룡당 월탄 스님이 불꽃 속에서 금생(今生)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세납 86세, 법랍 68년. 월탄 스님의 다비식이 8일 오전 충북 단양 대흥사 경내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추모객 1500여명은 도량을 주변을 가득 메우며 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월탄 스님의 법구(法軀)는 이날 오전 9시 스님이 주석했던 대흥사 정화당을 나섰다. 위패와 영정을 앞세운 스님의 법구는 대웅보전 앞에서 부처님께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오전 10시 영결식이 시작되자
불교수행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왜 하는 것일까? 어떤 분들은 계정혜 삼학이라고 답하거나, 좀 더 구체적으로는 간경, 염불, 주력, 참선이라고 할 것이며 또 어떤 분들은 견성, 확철대오 등의 말들을 떠올릴 것이다. 이런 단어들은 불교수행과 관련된 말이긴 하지만 불교 수행의 목적과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기엔 모호해서 충분치 못하다. 추상적일뿐 아니라 비일상적 언어들이어서 일상적 실천을 위한 구체성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너무도 당연해서 새삼 강조하기에 거북스럽지만, 수행은 제대로 잘 살아가기 위함이다.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
법보신문 7월22일자 ‘실리콘밸리 명상문화는 생산성 위한 정신적 해킹’이라는 제하의 보도는 한국 불교계에도 숙제를 안겨준다. 이 기사는 캐롤린 첸이라는 미국인 교수가 신간 ‘워크 프레이 코드(Work Pray Code)’에서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영적인 방법으로 직원들을 깊숙한 내면부터 기업을 사랑하고 헌신하도록 유도한다’면서 결국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명상을 [왜곡] 재포장하였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하였다.꽤 오래 전부터 미국과 유럽 등 비불교권 국가의 백인들 사이에서 명상 붐이 일어나고 자연스레 불교 인구
초기 유식학파의 문헌인 보살지와 성문지에서 종성(種姓/種性)은 첫 번째 장으로 다루어진다. 종성이란 원래 “가문, 씨족, 가족” 등의 의미를 갖고 있지만, 불전에서는 사회적 의미 대신에 정신적 의미에서 ‘본래부터 주어진 깨달을 수 있는 선천적인 근거’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종자(種子)와 계(界), 본성(本性)의 동의어라고 설한 것이다. 한문번역에서 계(界)는 장소나 영역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식문헌에서 계는 일차적으로 ‘원인’을 의미하며, 무상정등각을 성취하기 위한 근거라고 설명된다.이와 같이 종성이란 불교수행자들이 어
미국 미술박물관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유물이 진가를 드러냈다. CNN은 7월13일 “신시내티 미술박물관이 보유한 수천 개의 동아시아 유물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던 작은 청동 거울의 비밀이 밝혀졌다”며 “특정 빛에서 반사 표면에 숨겨진 형상이나 무늬를 드러내는 희귀한 고대 거울인 일명 ‘마법의 거울’”이라고 보도했다. 청동거울은 15~16세기 사이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미술박물관에는 1961년 정식 등록됐다.기사에 따르면 청동거울은 2017년 전시 이후 보관실에 안치돼 있었다. 유물을 조명하는 호우-메이 성 큐레이터는
책에는 많은 ‘이야기[話素]’가 담겨있는데 거기에는 그것을 만든 ‘생산자’가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많은 이야기를 생산한 주인공으로, 제자들은 이렇게 생산된 이야기를 집단으로 암송하여 이어갔다. 자신들의 입[口]으로 내뱉는 내용이지만, 그 내용은 부처님이 하신 것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암송 시작 전에 “여시아문(如是我聞, 나는 이렇게 들었다)”이라는 말을 덧붙였다.그렇게 하기를 5백여 년 이어오다가 기원전 1세기경 문자로 옮기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암송을 멈추지는 않았다. 주기적으로 공동체가 그렇게 들었노라고 암송하여 확인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