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법흥사터의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았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뒤편 북악산 전면 개방을 기념한 산행에서 이 같은 사달이 난 것이다. 그것도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법흥사터의 역사와 발굴 가치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며 별문제 아니라는 식의 문화재청 답변은 궁색한 변명도 되지 못한다. ‘지정이냐? 비지정이냐?’는 단순 이분법 판단에 따라 옳고 그름이 판가름 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청와대·문화재청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 것
중봉당 성파 대종사가 조계종 제15대 종정 법좌에 올랐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 이웃종교 대표 등 사부대중 3000여명이 조계사에서 봉행된 추대 법회에 동참해 조계종 신성(神聖)의 상징이자 새 정신적 지주인 성파 종정을 맞이했다.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봉행사에서 “오늘은 교단의 자존과 도약의 소중한 전기를 맞는 참으로 경사스럽고 뜻깊은 날”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신수봉행을 서원하는 모두는 말과 행을 함께하는 수행과 동체대비의 정신을 실현해 온 종정예하의 덕화를 본받아 진일보할 것”이라고 했
조계종이 전통사찰 보유 불교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일제조사에 착수한다. 올해 서울·경기·인천 지역 174개 사찰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총 973개의 사찰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이 사업의 마지막 해인 2026년에는 1~4차 현황조사에서 누락된 부분에 대한 보완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6차례에 걸쳐 1000개에 이르는 전통사찰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면 상당한 무형의 문화유산을 발굴할 수 있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국가가 지정한 유형문화재 경우 불교문화재가 70%를 차지하는 반면 중요무형문화재는 연등회, 진관사·삼화사·아랫녘수륙재,
재앙은 끝나고 이제 치유의 시간이 도래했다. 동해안 산불 이야기다. 장장 10일간 이어진 경북 울진‧삼척 등 동해안 산불은 산림청이 산불피해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6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10일간에 걸쳐 213시간43분 동안 꺼지지 않았던 산불은 피해액만 1600억원에 이르고 주택 388채 등 908개 시설이 파괴됐다. 438명의 이재민이 마을회관이나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타버린 산림면적은 2만4940ha로, 서울시 면적의 41%에 해당한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어 피해가 컸다. 이번 산불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 77.1%가 투표한 선거에서 득표율 48.6%로 당선됐다. 이재명 후보(47.8%)보다 0.8%포인트 앞섰는데 득표수로는 26만표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최소 표 차이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에서의 진영갈등은 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더 증폭됐다. 선거 기간 내내 ‘증오심’, ‘비호감 후보’, ‘상대후보만은 안 된다’ 등의 키워드가 하루도 빼지 않고 회자 되며 주요 매체의 제목으로 장식된 사실만으로도 반증
러시아가 끝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냉전 이후 30년 동안 유지돼온 국제질서가 요동쳤다. 영국의 한 싱크탱크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 GDP가 1200조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우리 불자들이 바라보아야 할 건 계산기가 아니라 전쟁 참상이다. 군사시설에 이어 민간인 주거지에도 무차별 포격이 가해졌다. 제2도시 하르키우의 아파트 밖에 시체가 널려 있고 거리는 불탔다.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가 러시아군 포격에 사망한 우크라이나 6세 소녀의 사진은 전 세계인을 깊은 슬픔에 빠뜨렸다. 눈을 감은 채 축 늘어져 있는 어린 딸, 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관련한 ‘비리·추문’ 의혹이 불거지며 다수의 국민은 실망을 넘어 정치혐오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러시아, 중국을 중심으로 요동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더 단단히 굳혀야 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의 경제·사회를 이끌어갈 후보를 선출해야 하기에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TV토론’을 전후로 주요 4개 정당의 후보들이 정책과 비전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섰고 곧 30~4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악몽은 여전히 우리 곁을 배회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백신접종을 적극 권유했다. 말이 권유지 사실상 의무였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백신접종을 확인해주는 백신패스가 없으면 이 사회 어디에도 발 붙일 곳이 없다.물론 정부의 백신정책을 비판하고자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선제적인 코로나19 추적검사와 대규모 백신접종,
문화재청이 ‘문화재(文化財)’ 용어의 변경과 분류체계 개선을 추진한다. ‘문화재(文化財)’를 대신할 새로운 용어를 선택·결정한 후 그 아래 문화·자연·무형유산을 둘 방침이라고 한다. 문화재청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불교계와 학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조계종 문화부장 성공 스님이 지적했듯 면(장소)이 아닌 점 단위로 인식하게 하는 ‘문화재’ 용어로 인해 불교계는 ‘관람료’ 등의 문제로 시민들과 갈등을 겪어야 했고, 그로 인해 많은 불이익을 당해왔다. 학계 역시 “문화재 분야의 세계적 추세와 문화재의 확장성을 고려할 때 문화재 관련 용어
30여년 동안 정토회를 이끌어 온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만일결사 회향을 앞두고 법보신문 등이 주관한 특별대담을 가졌다. 이 결사가 1993년 3월7일 시작했으니 올해 12월4일이면 1만 일에 이른다. 지난 여정의 회고를 통해 표출한 난망과 희망의 토로 울림이 크다.정토행자들은 매일 아침 1시간 정진, 하루 1000원 보시, 하루 1가지 선행을 해왔다. 한국 현대사에서 참선, 염불기도, 사경 등의 특별 분야 정진으로 만일결사를 회향한 경우는 있지만 하루 세 가지의 ‘의무’를 다하며 회향한 결사 소식은 듣지 못했다. ‘개인은 행복하고
1월21일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된 전국승려대회에서 사부대중은 부처님께 이렇게 고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이승만 정권과 미군정은 불교와 전통문화의 영향력을 위축시키고자 노골적인 종교편향과 차별정책을 펼쳤고, 오늘날까지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이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위법망구의 파사현정, 호법원력으로 분연히 일어나 엄동설한을 무릅쓰고 전국승려대회라는 승가갈마를 열게 되었습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강렬하다. 목숨을 버려서라도 그릇된 것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표출돼 있기 때문이다. 섣불리 떠올릴 세속의 의지와는 결이 다르다. 경전 한
동국대 건학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 불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2021년 11월 포항 원법사장학회, 12월 제주 관음사에 이어 최근 구례 화엄사가 동참했다. 3개월 사이 3개의 지역 유수 사찰이 참여했다는 건 장학불사가 본격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건학위는 2021년 4월 발족했다. 최고위원회 위원장 돈관 스님은 당해 11월 “동국의 발전이 불교 발전이고, 불교 발전이 곧 동국의 발전”이라고 강조하며 “동국의 일원이 된 것만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혜와 자비를 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