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는 ‘코로나 19’로 시작해서 ‘코로나 19’로 매듭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월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확진자 156명이 집계되며 충격을 던져 줬는데, 12월24일 12시 기준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985명을 기록했다. 12월 들어서며 발생한 신규 확진자 추이는 예사롭지 않다. 특히 14일 880명을 기록한 직후부터 5일 연속 1000명을 넘어섰는데 800명 아래로는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보통 검사자가 늘어남에 따라 확진자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가 최종 확정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판소리, 강강술래, 영산재, 처용무, 아리랑 등에 이은 21번째다.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겠다는 서원이자, 부처님의 대자대비가 온 누리에 퍼지기를 염원하는 기도가 연등공양이다. 신라 진흥왕 12년인 551년에 시작됐다는 기록을 감안하면 연등회의 역사는 1500년이다. 조선시대 억불숭유 정책 여파로 인해 고려시대처럼 국가 차원의 축제는 열 수 없었지
경북 고성의 고운사 인근에 풍력발전단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점곡면 사촌1리에 들어설 단지의 규모는 2.3km²(70만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이라면 2.9km²의 여의도 면적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다. 천년고찰의 환경훼손이 자명해 보이는데 다행스럽게도 고운사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태양광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풍력발전은 에너지 자원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보급 정책대부분은 자원 수급과 경제성 논리만을 앞세운 채 추진되고 있어 전
조선시대 스님들의 도성출입 금지 조치가 해제된 1895년 즈음, 불교계 지도자들은 불교의 근대·대중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서울 동대문 밖의 원흥사(1899)와 사대문 안의 각황사(1910)가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건 새로운 불교시대를 열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온 결실이었다.고무적인 건 당시 지도자들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원대한 꿈을 설계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총독부나 일본의 불교계가 아닌 ‘조선의 불교도’가 한반도 전역의 사찰과 스님들을 직접 관리 운용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졌고, 그 의지는 총본산 건립 원력으로 이어졌
“칭찬을 받거나 자축하기 위해 모인 자리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잘 살아왔는지 돌아보고 앞으로의 3년을 더욱 힘차게 나아가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전국비구니회 12대 집행부 출범 1주년 기념법회에서 회장 본각 스님이 전한 메시지다. 교계 내외의 활동영역 확대와 위상강화를 향한 걸음은 계속될 것이라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 1년의 여정을 돌아보면 전국비구니회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비구니 원로의원 추대, 전국비구니회관 입구 공원조성,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사찰음식연구소·차문화연구소 개원,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2021년부터 2년에 걸쳐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한 고승진영 정밀 학술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국 사찰 문화재 일제조사’ 등의 목록집을 기초로 선정된 학술조사 대상 작품은 815점이다. 화기·화제·찬문을 세심하게 살피고, 균열이나 박리·부식 등으로 인한 훼손은 물론 상태가 심각한 작품은 응급처리할 것이라고 한다. 진영에 대한 학술조사와 보존처리를 동시에 진행하는 셈이다.진영은 ‘고승의 초상화’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한 시대의 역사적 기록물이자 당 시대의 불교미술 경향과 수준을 가름할 수 있는 척도이
“이 시간이 우리에게는 뼈아픈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전국선원수좌회가 개최한 ‘선풍진작과 선원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해인총림 소림선원장 효담 스님의 일갈이다. 작금의 선원·선문화에 고착된 문제점들을 과감히 드러내보자는 굳건한 의지가 배어있다. 발제문 제목도 ‘우리는 왜 모여 있는가?’이다. 자신을 포함해 선원에 방부 들인 수좌들을 향해 ‘왜 모여 있느냐?’는 비수 같은 자문을 던진 것인데, 한국선의 활로를 지금이라도 당장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들린다.효담 스님의 냉철한 진단 또한 이 시대 수행자들의 폐부를
1980년대 불교계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포교당이 급속도로 건립됐다는 점이다. 주로 도심에 자리 잡은 포교당은 주중 법회를 일요법회로 전환하는 한편 불교강좌에 역점을 두었다. 법회와 강좌 프로그램이 활성 되며 계층별 불자회 결성도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1960년대의 재가불교운동을 주도한 삼보회, 1970년대를 이끈 대원회의 힘이 더해지며 교계 전반에 걸쳐 ‘대중불교’ 붐이 일어났다. 승가를 넘어 재가불자는 물론 일반 대중들도 불교를 쉽게 이해하고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의지가 깃든 운동이었다. 불교사상을 시대에 맞게 재해
2019년 우리나라 유튜브 사용자는 3000만명으로 추산됐다. 철학, 정치, 문학, 화학, 건축, 오락 등 전 분야에 걸친 영상들이 집결되고 있으니 ‘초대형 플랫폼’이라 불릴 만하다. 일부 고령층을 제외한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유튜브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다. 불교계에서도 영상포교를 위해 스님들이 유튜버로 나섰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는 행보여서 의미 있다. 플랫폼을 통한 영상포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유튜버의 말씨는 그래서 중요하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ZOOM(줌)’을 통해 수계법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수계법회 봉행만은 연내 어려울 것으로 보았는데 대불련은 온라인을 활용해 수계법회를 성공적으로 회향했다. 현장에 참여한 수계자 세 명에게 계사가 직접 연비하고, 온라인 참가 수계 대중은 연꽃 모양의 타투스티커를 팔에 붙이는 방식이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놀라운 건 30여개 대학에서 70여명의 청년 대학생이 이 법회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부처님 법을 올곧이 실천하려는 청년들이 우리 곁에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
불교계가 잊지 않는 사건 하나가 있다. 군홧발이 새벽 법당을 침탈한 10·27법난이다.전두환 신군부 계엄사령관은 불교계 비리를 청산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불교계 정화수사계획’을 수립했다. 주요 표적은 조계종이었다. 계엄사령부의 합동수사단은 1980년 10월27일과 30일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군·경 합동작전으로 5700여곳의 사찰과 암자를 수색해 스님과 관련자 1900여명을 연행했다. 원로 스님들을 포함한 스님들을 마당에 세워놓고 ‘구호’를 외치게 했으니 당시 스님들이 느꼈을 모멸감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투입된 군·경 병력만
10월7일 대구 동화사에서 첫발을 뗀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500km 대장정의 성공적인 회향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급격한 일교차 속에서도 그동안 노천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난관을 지혜롭게 극복한 결과다.돌이켜보면 인욕과 정진, 자비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이었다. 자비순례단은 새벽 3시 일어나 예불을 올린 후 4시 길을 떠났다. 걷는 중에도 스님들은 승복과 대가사를 수하고 염주를 쥔 채 정진했다. 묵언정진은 재가대중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걷고 난 후 저녁 9시 몸을 뉘어야 할 곳은 따듯한 온기 가득한 방이 아니라 차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실시된 강원제도의 교과내용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사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일부 학계에서는 일단 17세기 초·중반 무렵께 사집, 사교, 대교를 뼈대로 한 ‘이력과목’이 제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승려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17세기의 교과내용을 21세기에도 실행해야 했는가?’라는 의문이다.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과 일제강점기, 해방, 6·25한국전쟁 등 격동의 역사를 감안하면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 어렵다. ‘승려교육’보다는 ‘생존’에 무게의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 11월19일 신사옥 준공식을 갖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꽃마을 개원 30주년 법회’가 내년으로 연기돼 못내 아쉬웠는데 신사옥 개원으로 다소나마 달랠 수 있어 다행스럽다. 연꽃마을을 이끌어 온 장본인은 2014년 입적한 덕산당 각현 스님이다. 현재 61개의 산하시설이 있으며 종사자만도 2400여명이다. 20주년 즈음 시설 종사자가 700여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10년에만도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1991년 광명의원을 개원했다. 1997년 12월에 이르러
사찰은 스님들이 생활하고 정진하는 공간이자 재가불자들의 신심을 증득하는 도량이기도 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통사찰’로 지정됐다면 특별한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거나 깊은 역사가 배인 사찰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시대적 특색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찰, 한국 고유의 불교·문화·예술 및 건축사(建築史)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찰, 한국 문화의 생성과 변화를 고찰할 때 전형적인 모형이 되는 사찰을 전통사찰로 지정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전통사찰은 우리 문화의 정수를 간직한 문화재의 보고다. 일례
조계종 중앙신도회 이기흥 회장이 25·26대 임기를 모두 마쳤다. 8년의 임기 동안 신선하면서도 굵직한 사업들을 전개했다. 자비나눔 캠페인 ‘행복바라미’, 세계평화 기원 ‘금강경 독송 정진’, 실천하는 불자 양성을 위한 ‘불자답게 삽시다’, 신심강화 프로그램 ‘수행바라미 정진연수’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에 산재한 신도단체들을 결집해 불자들의 잠재된 힘을 표출시키며 명실상부한 중앙신도회로 거듭나게 한 이 회장의 공로는 매우 크다.2012년 10월 취임한 이기흥 회장은 ‘혁신과 제2도약’을 선언했다. ‘혁신’은 조직개편에서 꿈틀거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18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불교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선제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불교계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코로나 여파로 전격 취소한 ‘연등회’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1980년 5월 계엄령 때문에 열리지 못한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라는 역사도 짚어 내며 “화합과 평화의 연등행렬은 볼 수 없었지만 어려움을 나누면 반드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셨다”고 전했다. 취소된 연등회를 통해 ‘희망의 등불’을 본 문 대통령의 통찰이 돋보이는
조계종은 국가지정·비지정 문화재 상당수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불교문화재 보존·수리 전문기관은 갖고 있지 못하다. ‘1994 조계종 종단개혁’ 직후 종단 차원에서도 이 사안의 중대함을 인지해 나름의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다.위례신도시 ‘조계종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 기공식 낭보가 날아든 건 2017년 8월이다.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진단·보존·복원·연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상세한 계획을 제시했다. 높이 16m의 ‘법주사 괘불’에 버금가는 초대형 괘불 2점을 동시에 걸어놓고 보존처리할 수 있는
법보신문 ‘36대 총무원 집행부 2주년 성과와 과제’ 설문조사 결과는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종무행정에 대한 종단 리더들의 중간평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의미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승려복지’와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탄력을 받아 당초 예상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과제도 안게 됐다. 학인 수 감소에 따른 기본교육기관 조정 결단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출가인구 감소’ ‘승려의 고령화’는 자연스레 스님들의 노후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는데, 원행 스님도 승려복지가 더 이상 선택이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전국 사찰에 집합행사 금지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지침을 요청했다. 법회는 물론 불교대학,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모든 대면 및 집합행사를 중단해 달라는 지침이다. 종단협은 9월1일 “조계종을 비롯한 종단협 30여 회원종단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고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9월3일부터 16일까지 2주 동안 시행된다. 그 어느 이웃종교보다 방역에 있어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불교계는 정부·지자체, 일부 언론으로부터 편협한 차별 대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