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황령산(荒嶺山·427m)은 도심을 감싸고 있다. 숲길 걷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청량한 바람을 선사하는가 하면 도심 야경을 보려는 사람들에게도 천연의 달빛과 문명의 빛이 빚은 멋진 풍경을 안겨준다. 황령산에서 금련산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에 사찰 하나 앉아있다. 작지만 ‘위대한 사찰’ 마하사(摩訶寺)다. 대대적인 중창 불사(1965∼1970)를 진행하던 중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했다’는 기록이 쓰인 상량문을 대웅전에서 발견했다. 아쉽게도 그 상량문은 현재 찾을 수 없어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부산 최초
최근 교계에선 ‘MBC PD수첩’이 특정 교구와 관련된 인물을 취재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방송 날짜가 잡혔다거나, 언제쯤으로 미뤄졌다는 이야기도 이어지고 있다. ‘MBC PD수첩’이라는 이름과 동시에 교계에서는 “부처님오신날만 다가오면 교계에 찬물을 끼얹었던 MBC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그 중심에 서 있었던 최승호 당시 MBC 사장에 대한 불쾌한 기억들이 회자된다.2018년 부처님오신날을 불과 3주 앞두고 MBC는 PD수첩을 통해 당시 조계종 교육원장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부처님오신날 1
조계종 37대 집행부가 2024년을 ‘K명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했다.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회견을 열고, “한국불교 존재 이유는 세상 고통과 함께하고 온 중생을 행복의 길로 나아가게 하기 위함”이라며 “2024년, 한국불교는 국민 정신 건강을 지키고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사회적 정진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조계종은 미래본부를 중심으로 한국 불교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수행법들을 간추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선명상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한 기초 호흡
△392년 고구려 소수림왕, 평양에 아홉 사찰 창건 △500년 고구려 승랑, 중국 서하사 주지 취임 △632년 백양사 창건 △668년 신라 삼국통일 △680년 마조도일 스승 무상 선사 탄생 △752년 신라왕자 김태렴 일본 동대사에 머물며 불사를 도움 △764년 진표대사 미륵장육상 조성 △860년 장흥 보림사 창건 △968년 고려 광종 재회 개설·방생소 설치, 불경을 개연하고 도살을 금지, 묘향산 보현사 창건 △1076년 일본 승속 25인이 영광군에 이르러 왕의 장수를 기원하고 불상을 바침 △1328년 인도 지공 스님 연복사에서 계를
2023년 11월 29일 오후 6시 40분 무렵, 화염이 치솟던 그 순간 불길 속 자승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일 낮 양평에서 열린 불교문화재연구시설 상량식을 마치고 막 숙소에 도착했던 진우 스님은 자승 스님과의 통화가 끝나기 무섭게 곧바로 안성 칠장사로 향했다. 그날 진우 스님이 누구보다 빨리 안성에 도착, 자승 스님의 입적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마지막 순간 걸려 온 이 전화 때문이었다. 자승 스님의 마지막 통화 속에는 종단에 대한 부탁과 무거운 짐을 남긴 데 대한 미안함이 함께 담겼었다고 전한
이미 법적으로 단죄된 12·12군사반란을 주제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극장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역사물에 열광하는 층의 절반 이상이 반란 직후인 1980년대에서 2010년대 태어난 MZ세대가 차지한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그 덕분에 자신의 본분을 지키다 사망한 군인들이 묻힌 묘소를 참배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언론은 물론 인터넷에서는 이들에 대한 재조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역사가 반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피와 눈물로 쌓아올린 민주화에 성공한 이후, 권력의 사유화에 대해서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민의식의
1962년 조계종 통합종단이 출범한 이후 2009년 제32대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퇴임 때까지 역대 총무원장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10개월에도 미치지 못했다. 43년의 세월 동안 총무원장의 취임과 퇴임이 무려 서른두 번이나 반복된 것이다. 이 가운데에는 취임 1년도 안 돼 총무원장이 물러난 일도 17차례나 있었다. 4년 임기를 채운 총무원장은 의현, 월주, 지관 스님 단 3명뿐이었다.총무원장의 이같은 잦은 교체는 불교계의 지속적인 갈등과 혼란 양상을 보여준다. 종헌·종법상 임기가 보장돼 있는 총무원장이 그 임기를 다하지 못하는
내년도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이 가결됐다. 중앙종무기관 예산안은 올해보다 18.6% 늘어난 965억8448만원으로 확정됐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11월2일 의원 80명 가운데 42명이 참석한 제229회 정기회에서 총무원이 제출한 불기 2568(2024)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예산안을 원안대로 만장일치 가결했다.내년 중앙종무기관 일반회계는 올해보다 28억 9200만원 증액(10.21%)된 312억 1600만원으로 편성됐다. 일반회계 세입 부분은 내년부터 “코로나로 축소됐던 종단의 모든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분
“법난의 슬픔은 잊고자 하기 보다는 법난의 진실을 기억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올바르게 계승되어야 합니다. 조계종은 10.27법난을 온전하게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피해자들과 함께해나가겠습니다.”10.27법난 발생 43주년을 맞아 봉은사에서 열린 추념문화제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한국 현대사와 불교계에 큰 상처로 남은 10.27법난과 같은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않도록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조계종 총무원(원장 진우 스님)은 10월27 봉은사에서 제43주년 10.27법난 기념법회 및 추념문화제를 봉행
선원빈 국장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인간적으로는 더없이 너그럽지만 언론인으로서는 칼날처럼 매서웠다고 기억한다. 선 국장이 왕생한 다음해인 1994년 12월 출간된 ‘솔바람 소리를 듣던 사람 선원빈’(불지사)에서 지인들은 그를 이렇게 추억했다.“일생을 불교에 대한 애정으로 불교의 장래를 걱정했던 선원빈 거사는 천년 고찰을 지켜온 소나무처럼 열정과 냉철한 비판과 정확한 논리, 웅대한 안목으로 불교 언론을 이끌어온 수장이었다.”(전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 “내가 인연을 가졌던 인물을 회고해 보는 일이 가끔 있다. 그러면 경전(耕田, 선
조계종 총무원이 불기 2568(2024)년 중앙종무기관 예산안(일반회계, 특별회계 포함)을 965억 8448만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814억 5089만원)보다 18.58% 늘어난 수치다.총무원 기획실은 10월19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브리핑룸에서 내년 중앙종무기관 예산안과 관련해 언론브리핑을 진행하고, 예산에 따른 주요 종책기조를 설명했다.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37대 총무원 집행부를 중심으로 시대변화에 따라 사회와 국민들의 요구를 수렴하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예산을 수립했다”며 “특히 내년은 코로나로 축소
‘이제 돌이켜보건대 23년 동안 오직 한 길만의 불교언론에의 길이 당신의 생애를 다한 길이었습니다. 어찌 그렇게도 심심산천에서 금방 내려온 순정입니까? 어찌 그렇게도 깊은 땅속에서 솟아난 단단한 뿌리를 가진 마을의 당산 나무였습니까? 그런 당신의 넉넉한 시절 인연을 어디 가서 찾아야 합니까? 나도 그렇고 우리 불교언론의 젊은 식구들 모두, 당신의 큰 눈동자 하나씩 받들어 눈물 가득히 서천의 여래 곁에 노니는 당신을 오래도록 추모할 따름입니다. 부디 잘 가소서. 선 국장 영가이시여!’(고은 시인의 추도사 중)1993년 10월29일 서
“이미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해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필요하고 생존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명예 회복과 함께 정신적 고통이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하는 서비스가 필요합니다.”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가 10월12일 조계종 사회부가 주최한 10.27 학술세미나에서 법난 피해자 명예회복은 물론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노력을 전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10·27법난은 직접적인 피해자와 피해단체인 사찰과 종단,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많은 불자들이 양산한 역사적 트라우마 사건”이라며 “저웁와 불교계도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조계종 사회부(부장 도심 스님)와 10·27법난 피해자 모임(회장 원행 스님)이 10월12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10·27법난 명예회복과 치유’를 주제로 10·27법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10·27법난은 1980년 10월 신군부세력이 계엄포고령 위반 수배자 및 불순분자를 검거한다는 구실로 군·경 합동으로 전국 사찰과 암사를 수색, 스님과 불교계 인사들은 강제 연행해 고문과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법당을 짓밟는 등 국가권력이 불교계를 탄압한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은 법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
1988년 창간한 법보신문이 올해로 창간 35주년을 맞이했다. 불국사 월산대종사의 원력으로 새로운 불교,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사명감을 안고 일성을 울린 법보신문은 지난 35년 동안 수많은 불자들의 성원과 관심 속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침을 겪기도 하고 독립언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 앞에서 35살을 맞이하는 법보신문은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1980년대 한국은 처절한 봄의 계절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깨달음의 사회화’를 역점 과제로 노동, 인권, 복지, 환경운동에 큰 족적을 남긴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행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원장 정덕 스님), 세계종교평화협의회(이사장 성우 스님),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성우 스님)가 9월1일 오후1시 전주 서고사 세계평화명상센터에서 ‘태공당 월주 대종사, 진속불이(眞俗不二)의 길을 걷다’를 주제로 추모 학술대회를 개최한다.조계종 원로의원 도영 스님의 축사와 세계종교협의회장 성우 스님의 인사말로 여는 이번 학술대회는 △태공당 월주 대종사와 나눔의 집(김응철, 중앙승
박태균 서울대 교수가 유튜브 채널 ‘3프로 TV-경제의 신과 함께’에 출연해 “1950년대 범죄를 저지르고, 군대나 절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불교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교수가 ‘가브리엘’이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가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불교계에 모욕적인 주장을 펼친 것도 특정 종교에 편향된 시각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가톨릭 평화방송·평화신문 등에 따르면 박 교수는 ‘가브리엘’이라는 세례명으로 활동해 왔다. 실제 박 교수는 2020년 9
조계종 중앙종회가 3월29일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에 임담의현 대종사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의현 대종사의 삶은 파란만장했던 현대한국불교사와 궤를 같이한다. 열세 살 되던 해 향곡 스님을 만나 봉암사결사에 참여했다. 당시 봉암사에는 청담, 성철, 자운 스님 등 당대를 대표하는 선지식들이 꺼져가는 한국불교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분투했다. 옛 선사가 ‘땅에서 쓰러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고 했듯, 부처님 법이 퇴색된 곳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를 외치면서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스님은 일찍이 봉암사결사를 통해 출가수행자의 본분이 수
팔공총림 방장 의현 스님과의 대담은 4월11일 동화사 동별당에서 진행됐다. 때마침 이날 세간의 관심은 온통 동화사에 쏠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로 귀향한 후 첫 나들이로 동화사를 찾은 것이다. 언론들은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온 의현 스님이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으로 추대된 것을 축하하고 봄기운이 가득한 동화사에서 의현 스님과 차담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이날 대담은 자연스레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스님은 박 전 대통령과의 첫 인연이 2012년 말 제18대 대통령 선거 무렵이었다고 했다.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는 현대한국불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스님은 봉암사 결사, 불교정화운동, 1970~80대 종단사태, 10·27법난 등 ‘격동의 조계종사’를 대변하는 주요사건들을 지켜본 목격자였고, 때론 그 중심에 서기도 했다. 혼란이 극심했던 1980년대 중반, 총무원장에 취임해 통합종단조계종 출범 이후 처음으로 4년 임기를 채웠으며, 재임까지 이뤄냈다. 총무원장 재임기간 불교방송 개국과 중앙승가대 4년제 인가, 불교텔레비전 개국의 초석을 다지는 등 당시 한국불교의 수많은 숙원과제들을 해결하는 성과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