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계에서는 세계종교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교리적 차원, 신화적 차원, 윤리적 차원, 의례적 차원, 경험적 차원, 조직적 차원을 언급한다. 이 6가지를 고루 갖춰야 종교의 기능을 발휘하고 생명력과 역사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 윤리적 차원은 대중의 신뢰와 직결된다. 사회적인 행동 규범인 윤리의 요소가 결여되면 사회적으로 지탄받기 쉽고 확장성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불교는 윤리성이 가장 두드러진 세계종교다. 불교 윤리는 부처님이 첫 설법에서 명확히 밝힌 것처럼 의도와 행위가 개인에게 미래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업에 기반한다.
다른 종교와 비교되는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다와 같은 포용성에 있다. 불교는 여러 나라로 전파됐지만, 그 지역의 문화와 불화하지 않고 융합하며 새로운 불교로 태어났다. 그렇기에 기독교와 같이 치열한 이단 논쟁에 빠지거나, 칼을 들고 싸우는 폭력의 덫을 피해 갈 수 있었다. 각 지역과 나라에 따라 불교의 형태와 모양이 조금씩 다를지라도 세계의 불자들은 일불제자(一佛弟子)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곳곳으로 퍼진 불교는 특히 중국에서 가장 큰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 불교 전래 초기엔 경전 내용을 중국의 당시 문화적 수준에서 이해하는 격
공(空)은 반야경, 중관, 유식, 여래장, 정토, 선 등 대승불교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개념이다. 그렇기에 공을 모르고 대승불교를 말할 수 없다.이 책은 용수를 중심으로 공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대승불교 입문서다. 저자는 가지야마 유이치(1925~2004) 전 교토대학 명예교수. 공사상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반야·중관사상, 인식론·논리학을 중심으로 불교의 문헌학적·철학적 해석에 큰 업적을 남긴 석학이다. 저자는 ‘숫타니파타’와 ‘담마파다’ 등 초기경전에 나타난 공사상의 근원을 파헤치며, 설일체유부의 실재론을 논파한다. 또 반야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30개 종단의 모임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진우 스님)가 의료개혁과 관련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전하며 조속한 해결을 위한 상호노력을 촉구했다.종단협은 3월 19일 발표한 ‘정부와 의료계에 드리는 호소문’에서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관련한 의료 현장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응급, 중증 환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은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국민의 생명임을 강조했다. 종단협은 “극
묘공당 대행 선사(1927~2012)가 주창한 생활선 수행법인 ‘한마음 주인공 관법’이 인간의 근원적 괴로움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치유철학 체계로 구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지혜경 연세대 철학연구소 전문연구원은 3월 16일 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 스님) 부설 대행선연구원(원장 혜선 스님)이 개최한 ‘제18회 계절발표회’에서 ‘치유철학으로서의 한마음 사상 연구’ 발표를 통해 대행 선사의 한마음 사상 전반이 중생의 치유에 초점이 맞춰진 사상·철학 체계임을 분석했다.지 연구원에 따르면 마음이라는 개념은 초기불교와 대승불교를 거
기초부터 시작해 불교대학, 불교대학원 전 과정을 밟으며, 초기경전 공부와 위빠사나 수행을 빠뜨리지 않고 지속해 나갔다. 평생을 ‘All or Nothing’의 사유 프레임에서 생각하고 행동했던 과거의 시간은 부처님의 자상한 가르침으로 ‘지금 여기’서 ‘나와 타인이 둘이 아님’을 관조하는 현재의 시간으로 대체됐다. 그 시간영역은 무한 확장돼 ‘부처님 닮아가기’로 변화하는 노정에 들어가고 있었다. 동시에 자비와 사랑, 이타심의 실천행을 위해 사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도 이어가며 신행생활을 계속해 나갔다. ‘부처님처럼 생각하
우리는 부처님 시절 승려들이 단지 발우와 가사, 물병, 지팡이 등 생활과 수행에 필요한 필수품만 소유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율장인 ‘설일체유부비나야’ 등을 살펴보면 사실상 사유재산을 소유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설일체유부비나야’는 부처님 입멸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시점의 교단 상황을 반영한 것이므로, 부처님 당시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기본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예를 들어 부처님은 누군가 승려에게 많은 것을 기부할 때 그것이 너무 많다고 굳이 거절하라고 가르치지
수원 봉녕사(주지 진상 스님)가 3월 16일 봉녕사 대적광전에서 ‘승가대·금강율학 승가대학원 입학식’을 봉행했다. 이날 승가대 7명, 전문과정 7명, 연구과정 2명으로 총 16명이 입학했다.봉녕사승가대학은 1974년 묘엄 스님이 설립해 경율론 삼장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승가의 화합정신을 체득시키는 학문과 수행을 겸하는 교육기관이다. 금강율학승가대학원은 1999년 묘엄 스님이 개원해 율장연구, 습의와 율사 양성을 목표로 전문과정과 연구과정으로 운영된다. 전문과정은 2년으로 사분율, 범망경, 윤리학 등을 연찬하고 연구과정은 3년간 초기
법보신문 기획보도 ‘동국대 선학 와해되나’가 보도된 후 대승불전연구소장 정운 스님이 본지에 기고문을 보내왔다. 스님은 “조계종의 수행 근간이 조사선과 간화선에 있음이 종헌에 명시돼 있음”을 지적하며 선의 학문적 기반이 무너진다면 종학의 쇠퇴를 초래하고 나아가 조계종의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기고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석가모니부처님 열반 100년 무렵, 2차 결집이 있었다. 이 결집을 기점으로 부파분열이 시작되었다. 개중에는 ‘승가의 분열’로 보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불교학의 다양한 패러다임이 형성되기
“지혜와 자비로 이끌어주시는 부처님, 오늘 저희는 영축총림 통도사 적멸도량에서 부처님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 인연 공덕으로 스스로 삶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고 도반들과 진실한 마음 나누며 이웃의 행복과 안락을 위해 더불어 살아가는 불자 되어 온 세계 상구보리 하화중생으로 회향되게 하소서.”영축총림 통도사가 올해 불교대학에 1127명이 신청하며 설립 이래 최다 입학 인원을 기록한 가운데 1년간 이어질 교육의 여법한 출발과 발원을 위한 법석을 마련했다.통도사(주지 현덕 스님)는 3월9일 경내 설법전에서 ‘불기 2568년 통
앞호에서 혁련정의 ‘균여전’에서 균여(923~973)는 해당비구(海幢比丘)나 선재동자의 화신, 그의 세 살 위의 누나 수명은 덕운비구(德雲比丘)의 화신이라는 설화를 언급하였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고 찾아간 52인의 선지식 가운데서 여섯 번째로 만난 인물이 해당비구였고, 첫 번째로 만난 인물이 덕운비구였음을 보아 이들 남매가 일찍이 선재동자의 구도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였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균여의 저술들 가운데 ‘입법계품초기’ 1권이 포함되었음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균여전’에는 균
종교는 신앙의 체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가 합리적인 이해만을 인정하는 과학과 그 체계와 의미를 달리하고 있는 것은 그 안에 신앙과 실천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체제는 모든 종교적 행동의 원천이며, 종교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체제이다’라는 일본의 종교학자 기시모토 히데오(岸本英夫) 박사의 말은 그 점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불교를 다른 종교와 대비하여 말할 때, 그 중심개념이 깨달음이란 측면을 들고 있다. 실제로 모든 불교사상은 깨달음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러한 깨달음이 없는 믿음을 맹신이라는 입
호남 최초 불교대학이며 종파를 초월한 불교대학인 전북불교대학(학장 이창구)이 3월 3일 대학 4층 큰법당에서 ‘제37기 불교학과 및 제32기 법사과 입학식’을 봉행했다.입학식에는 곡성 통명사 법중 스님, 전주 정혜사 법승 스님, 벽송암 지정 스님, 의황사 일행 스님 등 스님들과 백준기 사)부처님세상 이사장, 이창구 전북불교대학장, 신용표·이지복 부학장, 송주배 전북불교대학총동문회부회장, 김명심 1회 졸업생 등 대학 관계자와 정운천 국회의원, 최형재 민주당 전주을 예비후보, 불교학과와 법사과 입학생 등 90여 명이 동참했다. 행사는
근자 조계종에서 ‘성불하십시오’가 아닌 ‘전법합시다’로 바꿔야 한다고 할 정도로 대중 포교에 관심이 고조되어 있다. 필자가 출가했을 무렵, 불교는 선이 중심이었다. 승려는 오롯이 선방에서 올곧게 사는 모습이 ‘중 답다’고 하였고, 강원이나 동국대 수업에서도 선 위주의 수업이 많았다[선학과]. 그런데 불교에 이타(利他)가 없어서 승려들이 오롯이 자신의 깨달음만을 추구했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조계종도 대승불교에 해당하며, 당연히 선자들의 중생 제도가 있다. 그 대표적인 이타에는 남송 시대 등장한 십우도의 마지막 그림인 입전수수
산문이 다시 열린 건 꼭 6년 만이었다.평소 일반인들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는 곳이 선원이다. 동장군도 범접하지 못할 정진열로 100일 동안 은산철벽과 마주한 수좌들의 성성한 선기와 그 뜨거웠던 선불장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흔치 않은 기회. 그래서 안거 해제에 맞춰 조계종 총무원이 언론인들에게 공개하는 해제 날의 선원 취재는 기자들에게도 적지 않게 낯설고 설레는 순간이곤 했다.흔히 접할 수 없는 수행의 세계, 한겨울 산중 스님들의 치열한 정진 현장을 펼쳐 보이는 것만으로도 불교는 복잡하고 숨 가쁜 현대인들의 일상에 얼음장같이
대승불교 경전보다 초기불교 경전에서 코끼리‧사자‧원숭이‧말‧뱀 등 다양한 축생이 등장한다. 코끼리는 경전에 충직‧충실한 이미지다. ‘법구경’에 코끼리를 주제로 하는 ‘코끼리품’이 따로 있을 정도로 홀로 고고하게 정진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것에 기인해 대승불교에서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이 타고 있는 동물이 코끼리다. 부처님께서 코삼비 비구들의 분쟁을 피해 잠시 숲속에 홀로 머물 때, 부처님을 시봉하며 공양 올렸던 동물이 코끼리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코끼리가 홀로 숲속을 거닐듯이’라며, 고고하게 수행할 것을 말씀하고
正法으로 21C 신불교를 지향하는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교학과 수행에 조화와 균형을.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를 일미로.혼란없고 다툼없는 한 맛의 불교, 해탈 일미(一味)로 관통한다.사향사과의 수행과 보살 십지의 수행 그리고 선종의 깨달음을 관통하여 정립한다.불교고유 수행법에 대한 정립과 오래된 그러나 최첨단 교수법인 聞 · 思 · 修를 복원 · 적용한다.학인모집 안내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에서2024학년도 신입학인을 모집합니다.▣ 모집과정 및 인원 - 전문과정(2년 과정) 00명▣ 지원자격 - 대한불교계종
조계종 포교원(포교원장 선업스님)이 3월 15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83차 포교종책 연찬회를 개최한다.이날 연찬회는 ‘명상상담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명상상담의 4단계 모델(인경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이사장) △명상상담(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 원장) △국내외 명상상담 연구현황(윤희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이 발표된다.논평자로는 동국대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 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자헌 스님, 신경희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교수가 나선다.포교원은 “이번 포교종책 연찬
한국불교법사대학(학장 지일 스님) 2023학년도 제32회 대학 졸업 및 법사법위 품수법회가 2월 18일 봉행됐다.동국대 법학·만해관에서 열린 이 자리에는 졸업생을 비롯해 가족 등 사부대중 100여명이 동참했다. 한국불교법사대학은 이날 법사과정(1년), 대법사과정(2년), 불학연구원과정(5년), 불교석학과정(2년) 등 과정별 수료생들에게 졸업장과 법사법위를 수여했다. 이와 함께 10년간 불교교육에 매진한 교육생에게는 별도의 10년 성만증서가 수여됐다.학장 지일 스님은 봉행사에서 “시대의 변화 속에서 법사의 법기(法器)를 잘 호지하는
“부처를 염하면 곧 부처님이 자신의 마음 가운데로 돌아오기에, 밖을 향해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염불하는 것은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므로 반드시 서방 극락에 왕생하게 됩니다. 그대가 부처님을 염하고, 부처님이 그대를 염하면 마침내는 부처를 이루게 됩니다.”부처님 모습을 떠올리거나 그 명호를 부르는 것을 통해 번뇌를 없애고 열반에 이르게 하는 염불. 꾸준히 행하기만 하면 저절로 마음이 안정되고 환희심이 생기는 가장 쉬운 수행법으로, 불교를 모르는 사람도 ‘나무아미타불’은 쉽게 입에 오르내릴 만큼 한국불교에서 가장 대중화된 수행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