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는 세조11년(1465) 창건 이후 예종대까지 왕이 직접 방문하거나 왕실의 제사 또는 기우제를 시행하는 등 높은 사격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성종 이후 점차 사세가 축소된다. 특히 연산군대가 되자 1503년 1월 18일에 도성 외곽에 거주하는 승려의 원각사 출입을 금지하였고, 1504년에는 연산군이 이곳을 ‘연방원(聯芳院)’이라는 이름의 기생집으로 만들어 승려들을 내보냄으로써 실질적으로 법등이 끊기게 되었다.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한 고종은 경성을 번듯한 황제의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근대적 도시개조사업을 시작한다. 이 무렵 해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역사학자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의 말로 알려지면서 회자되고 있지만, 사실관계는 불분명하다. 이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 신채호 선생의 말은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이다. 지난 3월 1일은 105주년 삼일절이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3·1절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 공식 SNS 계정에 올리며 ‘1919년 3월 1일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선언과 동시에 만주, 한국, 일본 등에서 일어난
3·1절 105주년을 맞이해 대학생 불자들이 만해 한용운 스님의 묘소에 참배했다. 한양대불교학생회 재학생과 동문들이 1973년부터 이어온 참배행사로 올해 행사에는 대학생불자연합회 각 지회와 대불련 총동문회 등이 함께했다. 3월 1일 오전 11시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만해 한용운 묘역에서 진행된 참배에는 한양대 재학생 7명을 비롯해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와 대불련총동문회, 대불련서울지부, 동덕여대지회, 연세대지회, 만해학회 등 총 54명이 함께 했다. 재학생 김정겸 학생이 독립선언서의 공약삼장을 낭독했고 재학생 이지은 학생이 발원문을 낭독
3·1절 105주년을 앞두고 항일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만해 한용운 스님의 시를 음악으로 만나는 공연무대가 마련된다.경기도 광주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3·1절 기념 ‘한용운이 부르는 님의 침묵’ 공연을 2월 25일 광주광역시 광주예술의 전당, 2월 27일 대구광역시 콘서트하우스에서 각각 오후 7시에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출가 수행자이자 독립운동가 그리고 시인이었던 만해 스님이 시를 통해 보여줬던 민족정신과 호국 의지, 독립을 향한 열망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재조명하는 자리다. 지난해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천안 예술의전당 공연을 성공적으로
효당 최범술은 스님이자 독립운동가였고, 해방 이후 제헌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가이기도 했다. 또한 원효학 연구로 한국불교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현대 차 문화를 개척한 다도인으로 꼽힌다. 그렇기에 근현대 한국불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책은 실천적 지식인으로 다방면에 걸쳐 활동했던 효당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연구서다. 효당의 맏제자로 사천 다솔사에서 평생 그를 시봉해 왔던 저자는 효당의 생전 자료를 총망라해 그의 생애와 학문 세계를 새롭게 조명했다. 저자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근대화의 격동기를 거친 효당의 삶을 연
서울시가 ‘송현공원’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가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세훈 시장은 송현공원 조성과 관련해 ‘비우는 다지인’을 강조하며 ‘이건희 기증관’ 외 다른 시설물은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밝혀왔다. 그런데 돌연 11월9일 서울시청 시장실을 찾은 이승만기념재단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까지 발표하며 송현동 부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시장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행보는 임시정부보다는 해방 후 정부
“1700년 한국불교사에는 호국의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수많은 전란 때마다 선대 스님들은 고통받는 중생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일제강점기에도 독립을 위해 나섰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스님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사라져갔습니다. 이는 불교계가 선대 스님들의 호국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고, 선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결과입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서라도 불교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대 스님들의 삶을 조명하고 선양하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남원 선원사 주지 운문 스님이 최근 법보신문 법
남원 선원사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시왕도에서 항일 독립운동 때 사용했던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됐다. 색채와 선명하게 드러난 4괘를 관찰한 전문가들은 1917년 작으로 보고 있다. 1919년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진관사 태극기’의 4괘 배치와 같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보물로 지정된 ‘진관사 태극기’는 항일운동에 나선 후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초월 스님이 일제 경찰의 눈을 피해 품어온 것이다.지장시왕도 제작 증명으로 진응혜찬 스님(震應 慧燦, 1873~1941)이 명시된 화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응 스님은 당대 최고의
남원 선원사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시왕도에서 항일독립운동 때 사용됐던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사찰 불화에서 항일운동 당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태극기의 변화 과정을 살피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선원사 주지 운문 스님은 2월2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내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시왕도에서 원형 형태의 태극기 그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선원사 주지로 부임한 스님은 “작년 11월초 어느 날 아침 명부전에서 기도를 드리는데 지장시왕도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일제강점기 항일투쟁을 이끈 불교인들 가운데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발굴해 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진우 스님)는 12월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나라 빼앗긴 일제암흑기 등불을 밝힌 불교인’을 주제로 근대사회 발전에 기여한 불교 인물을 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사무총장 도각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정사 등 종단협 30개 종단 소속 회원들이 참석했다. 또 고성 옥천사 박물관장 원명 스님 등 선정인물들과 인연 있는 사찰의 스님들도 함께했다.세미나는 ‘근
국내 불교 관련 학회·연구소들이 서울시의 가톨릭 편향 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조사상연구원, 불교학연구회, 한국불교학회, 한국선학회, 한국교수불자연합회 등 29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국 불교사에서 특정 사안의 한 성명에 이렇게 많은 학회가 참여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례적이고 대규모다. 이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광화문 역사물길, 가톨릭 서울 순례길, 서소문 역사공원 등의 가톨릭 편향 시책이 드러날 때마다 많은 학자가 언론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불교사회연구소가
사단법인 자비명상을 운영하며 대중 마음치유·전법에 진력하다 최근 고성 옥천사 주지로 부임한 마가 스님이 진산식 대신 석 달간의 ‘마음힐링 콘서트’를 개최한다.옥천사(주지 마가 스님)는 10~12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7시 경상국립대학교 대학본부 2층 대강당에서 ‘옥천사의 찾아가는 마음약방 콘서트’를 진행한다. 콘서트는 기존 법회의 틀을 벗어나 즉문즉답, 마가 스님 사회 찬불가 공연 등 토크쇼 형식으로 이뤄지며 10월27일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의 ‘행복 알약 3종 세트’ 법문과 김무한 가수의 찬불가 공연, 11월24일 마가 스님의
최근 서울 곳곳에서 드러난 ‘가톨릭 성지화’ ‘조선 불교사 왜곡’과 관련해 서울 봉은사와 법보신문이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두 시간여 진행된 좌담회에선 불교학계와 단체장들이 모여 현 상황을 돌파할 각종 방안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제37대 총무원 기획실장 성화 스님, 종회의원 지우 스님,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도 함께했다. 사회는 김상영 중앙승가대 불교학부 교수가 맡았다. 편집자△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좌담회를 마련하면서 여러 감정을 느꼈다. 오늘날까지 많은 곳에서 역사왜곡이 일어났고 피해 본 이들도 적지
평생 조국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이자 부처님 가르침을 알리고자 진력한 수행자 용성 스님이 용맹정진 끝에 깨달음을 얻은 날을 기념하는 법석이 평택 명법사에서 마련됐다.용성조사대원명법사실천회(이사장 화정 스님)는 9월24일 평택 명법사 불교회관 대법당에서 ‘용성조사 오도 136주년 봉찬대재’를 봉행했다. 승가니르바나젬베공연단의 축하공연과 명법사합창단의 교성곡 ‘용성’ 합창을 시작으로 봉행된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명예원로의원 불심도문 스님과 용성조사대원명법사실천회 이사장 화정,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을 비롯해 지역 스님과 불자 등 2
평생 조국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이자 부처님 가르침을 알리고자 진력한 수행자 용성 스님의 업적과 수행을 되새기는 법석이 열린다.용성조사대원명법사실천회(이사장 화정 스님)는 9월24일 평택 명법사 불교회관 대법당에서 ‘용성조사 오도 136주년 봉찬대재’를 봉행한다. 봉찬대재는 용성 스님의 오도 136주년과 가르침을 되새기는 다례재와 세계 법계연기론 사법계 불사의 일환으로 미얀마의 평화를 기원하는 지원금 전달식, ‘과학과 불교’ 박문화 박사 축사 등으로 진행된다.용성 스님은 남원 덕밀암에서 출가해 양산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수지했고 1
배병훈 박사의 ‘어네스트 베커의 환상 담론으로 본 삶과 죽음 연구’는 문화인류학자 어네스트 베커(1856~1939)의 관점에서 인간이 삶과 죽음을 통해 겪게되는 고통의 문제를 다룬 논문이다. 어네스트 베커는 인간이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고자 현실과 반대되는 환상을 만들어냈고, 인간이 불멸의 영웅성과 자아를 초월한 궁극적 실재를 지향하게 됐다고 보았다. 배 박사에 따르면 베커의 종교심리학 관점으로 16세기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한 가운데서 집필한 ‘난중일기’와 6세기 밀교 수행자 파드마삼바바가 제시한 ‘티베트 사자의 서’
103주년을 맞은 삼일절. 봄을 알리는 희망인지, 그날의 함성을 전하는 눈물인지 모를 비가 촉촉이 내립니다.다른 해 같으면 삼일절을 맞아 어느 단체보다, 어느 누구보다 힘껏 일본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삼일절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을 나눔의집은 오늘 침묵과 적막에 빠져 있습니다. 이 침묵과 적막의 책임이 우리 이사들에게 있지는 않은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왜 나눔의집이 존재하는지, 나눔의집이 우리 사회에 어떤 상징성을 갖는지에 대한 생각이 이사들에게 있기나 한 것인지, 이사의 한 사람인 저로서도 무거운 마음으로 삼일절 아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로 용성 진종 스님의 탄신 158주년을 기념해 호국 독서 공모전이 열린다.호국 독서 공모전은 용성조사대원명법사실천회(총재 화정 스님)가 주최하고 법보신문과 학교법인 동국대의 주관으로 진행된다. 출가수행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용성 스님의 생애를 다룬 ‘용성평전’(김택근, 모과나무, 2019년)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된다. 공모기간은 4월1일부터 5월20일까지로 응모자격은 조계종 승가대학 및 승가대학원 학인, 그리고 대학생과 일반인이다. 원고 분량은 200자 원고지 20매(A4 용지 2장) 이상으로 이
서구열강과 제국주의 침탈로 시작된 구한말은 혼돈과 격변의 시기였다. 오랜 쇄국의 빗장이 풀리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물과 사상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전기, 전화, 전철을 비롯해 온갖 최신 무기들은 서구화에 대한 갈망과 동시에 우리 것에 대한 열등감으로 이어졌다. 전통 사상과 문화는 폄하되고 개혁 대상으로 간주됐다. 한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의 근간이었던 불교도 그 같은 역사의 흐름을 비껴갈 수 없었다.‘시대의 활불(活佛)’로 불렸던 백성욱(1897~1981) 박사는 이러한 통념을 넘어 불교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
2020년 9월3일 새벽 2시 태풍 마이삭(MAYSAK)이 부산·경남에 상륙했다. 해발 1189m의 재약산(載藥山) 깊은 골짜기까지 휘몰아친 폭풍은 산사 일주문 앞 거목들의 뿌리를 뽑아내고는 전각, 삼문(三門), 담 등을 파훼시켜 갔다. 무자비한 바람에 도량 내 45개 건물 중 30여개가 대파됐다. 4일 오전 10시 대웅전 앞에 섰다. 전면에 보이는 범종루는 운판, 목어, 법고, 범종의 소리들을 삭이며 숨죽이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용마루에서 처마에 이르는 지붕 대부분이 파손돼 있었다. 작은 담과 함께 산내의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