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불교환경운동은 욕망의 충족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복덕구족을 지향하는 삶, 보살행으로서 자비로운 삶을 위한 기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10여 년 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돌연 은거했던 불교환경연대 전 상임대표 수경스님이 ‘현시대불교환경운동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수경 스님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출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수경 스님은 ‘불교평론’ 제97호에 ‘욕망을 줄여야 합니다’ 기고를 통해 “인간과 자연은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인간과 자연은 공생관계지만 그 공생의 존재 양태는 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오를 덮고 미화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사 왜곡을 막고자 조계종 종교편향특별위원회가 전면에 나선다. 태고종 등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도 연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조계종 종교편향특위(위원장 선광 스님)가 3월 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인식과 오세훈 시장의 '무리한 이승만 영웅 만들기' 대응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이번 회의는 송현공원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오 시장의 발언이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해 송현광장에는 ‘이건희 미술관’
전 세계 베스트셀러 ‘신경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이 한국을 여행하고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이 영상의 제목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다. 한국인에겐 제목에서 이미 불편함이 다가온다. 보통의 경우 이런 제목의 동영상은 한국에서 인기를 얻기 어렵다. 오히려 한국의 지하철을 경험하며 감탄하고, 카페에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두어도 안전한 한국에 찬사를 보내는 영상에 열광한다. 그런데 이 영상은 거의 모든 미디어에서 다루었고, 원본 영상만 해도 거의 1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보인다. 한 외국인의 생각이 뭐 그리 중요한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법원 스님)가 2024년 예비 군승을 선발한다.군종특별교구는 12월5일부터 15일까지 10일간 군포교 일선에 나설 예비 군승을 모집한다. 2024년 임관 가능 인원을 집중 선발하며 지원 자격은 조계종 소속 사미·사미니계 이상, 임관시 연령 만35세 미만(군필자 만38세 미만)이면 가능하다. 선발된 군승에게는 졸업 학기까지 수행지원금을 지급하며 현역 군승 주관하에 정기적인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제출 서류는 추천서, 자기소개서, 대학 졸업 증명서, 대학 성적증명서, 승적증명서 등으로,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4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 이하 사노위)가 11월23일 오후 6시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분향소 앞에서 분신사망한 방영환 택시 노동자 49재를 봉행한다.2008년 택시 운전을 시작한 고 방영환씨는 택시 노동자의 완전 월급제 이행과 택시노동자의 생존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투쟁하다 해고당했다. 법정 투쟁 끝에 복직했으나 회사가 택시발전법에서 불법으로 규정한 사납금을 요구하는 등 불법적인 근로계약을 요구해 이를 거부, 200일 넘게 1인 시위를 벌였다. 고인은 추석 연휴를 앞둔 9월26일 분신 투쟁을 했고 10월6일 사망했다.
조계종 승려복지회(회장 성화 스님)가 스님들의 의료복지서비스 향상을 위해 지역 사찰과 병원 간의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첫 결실로 마포 석불사(주지 경륜 스님)와 연세한강병원(병원장 주종환)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석불사 소속 스님과 신도들은 연세한강병원으로부터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진료·입원·수술비 등에 대한 할인 혜택도 받게 된다.승려복지회는 10월1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마포 석불사·연세한강병원 간의 승려복지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석불사 인근 서울 마포에 위치
아프다가담 밑에서 하얀 돌을 보았다오래 때가 묻은손가락 두 마디만 한아직 다 둥글어지지 않은 돌좋겠다 너는,생명이 없어서아무리 들여다봐도마주 보는 눈이 없다어둑어둑 피 흘린 해가네 환한 언저리를 에워싸고나는 손을 뻗지 않았다무엇에게도아프다가돌아오다가지워지는 길 위에쪼그려 앉았다가손을 뻗지 않았다(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한강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소설가가 되었지만, 그의 문학인으로서의 출발은 시였다. ‘조용한 날들’은 시인이 좀 아팠을 때 쓴 시이다. 아프다보
어슴푸레한 하늘 아래 만물이 기지개를 펴는 새벽 5시. 이명규(73) 주식회사 포스테크(POS-TECH) 대표는 ‘금강경’을 일독한 뒤 30분가량 목탁을 치며 “나무아미타불”을 염한다. “매일 출근하기 전에 모든 이들이 행복하길 발원합니다. 또 제가 운영하는 회사 직원들이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길 바라지요.” 이 대표는 1만일 염송 서원을 세운 염불행자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꼬박꼬박 염불하며 자신뿐 아니라 모든 중생이 극락에 나길 발원하고 있다. “염불은 죽기 전까지 해야 할 공부”라는 이 대표는 “제가 일궈낸 회사가 이
원로 종교인 33명이 “미국의 대북정책이 크게 바뀌어 북미 관계 정상화, 나아가 북일 관계 정상화를 통해 한반도를 ‘세계적 평화지대’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6개 종교(불교·기독교·성공회·원불교·천도교·천주교) 원로들은 한국전쟁 정전 협정 70주년을 하루 앞둔 7월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종교인 평화선언’을 발표했다.이들은 “현 시점에서는 한반도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인 북한의 핵 무기 확산을 신속히 동결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현시점에서는 핵 무력 고도화를 막는 것이 무엇보
팔만대장경을 포함, 한문경전을 우리말로 옮기고 후학을 양성하며 '화엄종주’로 찬탄 받은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조실 월운당 해룡 대강백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남양주 봉선사에서 엄수됐다.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대강백 봉선문도회 장의위원회(위원장 초격 스님)는 6월21일 봉선사 청풍루에서 영결식을 봉행했다. 스님의 원적을 슬퍼하는 사부대중의 마음 어루만지듯 안개처럼 보슬비가 흩날리는 가운데 엄수된 영결식장은 시작 전부터 월운 대강백의 향훈을 그리워하는 사부대중으로 가득 차 스님의 덕화를 가늠케 했다. 누구에게나 격의 없이 환한 미소
호패(號牌)는 조선시대의 신분증이다. 16세 이상 남성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나라에서 발급한 호패를 착용해야 했다. 그 중요성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호패를 차지 않거나 잃어버린 자에게는 태형 50대를 때리고, 빌려서 주고받은 자들은 장형 80대를 때리게 할 정도였다.(‘세조실록’ 12권, 4년 4월 5일.) 호패법은 일찍이 고려 공양왕 3년(1391)에 시행된 바 있었다. 수군과 육군의 군정(軍丁)을 장부에 기입하고 호패를 착용하도록 하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고려사’ 권81, ‘지’ 권제35.) 조선 건국 후 호패법을 정
통보받은 대로 지정된 날에 경남도청에 있는 총리 비서실을 찾아가니, 제3회 고시 행정과 합격자 중 8~9명이 나와 있었다. 나머지 한 사람은 미국 유학 준비라 오지 않았고, 다른 사람은 이미 행정기관에서 주사(主事)로 근무하고 있어 실무수습 필요가 없다고 했다.비서실에서 10여분을 기다리는데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정장을 입은 사람이 차를 가져다주면서 총리 수행비서관인 김영삼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당시에는 그가 누구인지 몰랐으나, 뒤에 대통령이 된 김영삼씨였다. 차를 마시고 있는데 총리 비서관 한 분이 와 회의실로 자리를 옮기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수탁·운영하는 옥수종합사회복지관(관장 권기현)이 개관 25주년을 맞아 주민과 함께해온 시간을 기념·소통하는 ‘함께 25(이어)봄, 함께 걸어봄’ 축제를 개최한다.1998년 개관한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은 2023년 ESG경영을 선포하여 친환경 경영, 책임 및 윤리, 투명한 경영을 토대로 12대 추진전략을 세워 실천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고자 옥수동, 금호동, 응봉동에 거점 공간을 두고 동별 맞춤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개관 25주년 기념행사는 4월22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옥수역 한강 나들목~용비쉼터
지난 호 글을 마무리하며 중종 31년(1536) 한강 견항 공사에 참여한 스님들의 성격을 승군(僧軍), 비전문 노동, 호패(號牌)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었다. 이 중 오늘은 먼저 승군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승군. 스님의 군대, 또는 스님인 군인. 글자 그대로의 의미를 새기며 아마도 많은 분께서 전투에 임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겠다. 사실상 그러한 전투 병력으로서의 승군이 한국불교사에 없지 않았다. 잘 알려진 예가 바로 고려시대의 항마군(降魔軍)이다. 고려 숙종 9년(1104) 북방 여진족에 대한 방어를
오랜 노후화로 간간히 보수공사를 하며 명맥을 잇던 육군 56사단 법당 호국백운사가 지상 2층의 현대적 법당으로 탈바꿈했다.서울의 심장부인 한강 이북 전역을 방어하는 육군 제56보병사단(사단장 박재열)은 4월13일 군법당 호국백운사 낙성식을 봉행했다. 군부대 정문위병소 앞에 새롭게 조성된 호국백운사는 약 2000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종각, 관음보살상, 1층 공양간 및 2층 법당으로 구성됐다. 북한산 장군봉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어 아침저녁으로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기존 호국백운사는 1990년 12월15일 사단 불자들의 발원으로
언제나 중랑천 하구 일대가 골칫거리였다. 평평하게 넓고 낮은 땅에 합쳐지는 물길이 많아 큰비만 내렸다 하면 범람하는 그곳. 인명 피해를 막고자 다리를 세우려 해도 번번이 실패하던 끝에 성종 때 어느 스님이 자처하여 무리를 이끌고 만들어낸 것이 ‘살곶이 다리’라는 이야기를 지난번 글에서 소개했었다.(‘8. 스님의 교량 제작’ 참조) 그런데 이 지역 지세의 어려움은 여기에 다리 하나 세우는 것으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중종 23(1528)년 다음과 같은 사복시(司僕寺)의 건의가 있었다.“전관(箭串: 살곶이)의 견항(犬項)은
천태종 산하 NGO단체 나누며하나되기(총재 무원 스님)가 2월11일 서울 관문사에서 ‘세대공감·문화공감 2023 다문화가족 템플스테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천태종 ESG 사회공헌 활동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자아 존중감을 높이고, 인성 함양과 학교 적응 능려을 향상시키이 위해 마련됐다.템플스테이에 참여한 35명의 다문화가족 청소년, 학부모는 한국전통문화체험, 다도체험, 미술심리 상담, 독서 꿈키우기, 서울함공원 관람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겼다.가족과 함께 참여한 신시언 어린이는 “차를 처음으로 마셔보
부처님 전생을 통해 자비, 인내, 정직 등 불자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삶의 지혜를 영어로 말하는 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천진불들은 해맑은 표정으로 그동안 자신이 익힌 부처님 가르침을 다양한 표현으로 풀어냈다.국제포교사회(회장 정혜 스님)은 2월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제14회 자타카 영어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국제포교사회의 자타카 영어말하기대회는 전생담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익히며 학생들에게 자연스레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2008년부터 매해
비영리단체 희망시루(대표 정한신)가 주최하고 조계종 서울 석불사(주지 경륜 스님)가 주관한 송년음악회 ‘겨울, 한강, 음악 그리고 템플스테이’이 12월24일 석불사 특설부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2022년 연말을 맞아 한해 동안 수고한 스스로를 격려하고 새해의 희망을 서원하는 이 자리에는 석불사를 찾은 템플스테이 참가자와 어린이, 지역주민 등이 함께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도 객석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은 재즈, 클래식, 영화음악 등 익숙한 음악과 함께 석불사 가마솥에서 끓여낸 과일향 그득한 뱅쇼를 마시며 따듯한 온기로 자리를 지켰
12월22일, 서울 명동성당에도 맹렬한 추위가 찾아왔다. 최저 기온은 영하 14도, 한낮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떨어진 날이었다. 살갗을 에는 혹독한 바람에 몸이 덜덜 떨렸지만 오봉 스님은 한 달 반 가까이 매일 11시간 정진 중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화엄일승법계도에 십자가를 매달고 “하늘나라 잔치”라고 왜곡한 가톨릭계의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를 위해서다.스님은 오전 8시 명동성당에 도착해 오후 7시까지 정진을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같은 자릴 지킨다. 칼바람이 불자 얇은 비닐 천막이 거칠게 흔들렸지만 스님은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