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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사의 내일을 생각하다

기자명 가섭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7.09.25 16:34
  • 수정 2017.09.25 16:35
  • 댓글 1

매년 줄어들고 있는 포교사
사찰과의 관계가 가장 큰 원인
포교사, 적극적 역할 모색 필요

얼마 전 포교사단 연래행사인 팔관재계 수계법회가 있었습니다. 일반포교사와 전문포교사에 대해 품수하는 가장 큰 행사입니다. 이전까지는 교구본사를 순회하면서 야외법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을비가 오는 등 날씨가 심술을 부리면 신심과 원력이 아니면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하룻밤을 지내야만 했습니다. 젊은 사람보다 연배가 지긋한 분들이 많은 포교사들에겐 결코 쉽지 않은 정진의 시간입니다. 1박2일간 오후불식 철야정진은 포교사로서 자신을 점검하고 자긍심을 성장시키는 시간임에 틀림없습니다. 3000여명이 넘는 포교사들은 지역단별로 여기저기 모여 인사를 나누고 반갑게 소식을 전합니다. 사이사이 묵직하게 흐르는 법열(法悅)은 환희심(歡喜心)으로 피어납니다.

한 해 새롭게 배출되는 포교사들은 대체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7년은 460명의 일반포교사가 새롭게 품수를 받았습니다. 조계종 포교사는 종단인증 불교대학 졸업자, 불교대학(원) 학위 취득자, 포교원에서 인정하는 단체에서 소속 단체장의 추천을 받은 자, 총무원장·교육원장·포교원장 그리고 교구본사 주지 추천자 등 하나의 조건을 갖춘 사람에게 응시자격이 있습니다. 몰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대한불교조계종 재적사찰에서 신도오계를 수지하고, 신도등록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종단인가 사찰불교대학 졸업자의 10%정도가 일반포교사로 응시합니다. 결과적으로 작년에 비해 100여명이 줄었습니다.

감소원인으로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사찰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게 가장 큽니다. 사찰에서 공들여 배출한 인재들이 온전하게 사찰 내에서 그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2년간 불교대학을 통해 정성껏 배출한 재적신도들이 포교사에 응시하면서 재적사찰에 등한시한다면 사찰주지 입장에서는 포교사 활동이 좋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담당할 신도 한 명이 아쉬운 단위사찰에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렇다보니 그러한 과정이 갈등의 원인이 되고 결국에는 불교대학 졸업자들에게 포교사응시를 못하게 하는 사찰까지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조금 더 차분히 들여다보면 오해로 고착화된 점이 있습니다. 포교사가 되는 과정에는 필기시험을 합격하면 4개월간의 연수를 이수해야합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사찰과의 마찰을 빚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배정을 보면 재적사찰 봉사활동이 10시간 배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포교사가 되면 재적사찰을 기반으로 전법포교 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일선 사찰 주지들의 포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한 몫을 합니다. 포교사가 하심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대표적 예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찰에서 포교사에 대한 분명하고 명확한 책임과 역할을 만들어내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논란들은 어쩌면 종단 포교사제도 출발 이후 늘 지적받지만 잘 개선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제 상호불신이 깊어져 포교사 배출이 줄고 있는 현실이다 보니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갈수록 전법포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적극적인 현장 활동을 요구받고 있는 현실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입니다.

▲ 가섭 스님
도심포교를 잘하는 사찰에서는 포교사에게 힘을 실어줘 사찰 발전을 견인해가는 사례들이 종종 있습니다. 다양해지는 대중포교의 요구들을 충족하기 위해 포교사 배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입니다. 우리 종단만이 갖는 전문화된 포교담당 재가자인 ‘포교사’의 적극적인 역할모색이 신행혁신의 첫걸음입니다. 포교사 품수까지 체계적 관리체계 확립이 우선돼야 하며, 포교사 배출이 본말사 주지인사고과의 중요 평가지표가 되어야 합니다. 포교사 배출이 주지인사평가의 의무조항으로 명문화된다면 단언컨대 포교사는 사찰이나 종단 나아가 한국불교의 새로운 포교혁신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섭 스님 조계종 포교부장 kasup@hanmail.net
 

[1409호 / 2017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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