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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대 총무원장 선거 기호 2번 수불 스님 인터뷰

  • 교계
  • 입력 2017.09.29 21:32
  • 수정 2017.10.01 16:09
  • 댓글 26

“조계종 스님 누구나 노후 걱정 없이 수행·전법하도록 뒷받침”

▲ 수불 스님은 총무원장이 되면 출가부터 다비까지 책임지는 복지 구현을 꼭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불교인구 300만 감소에 충격
한국불교 국민에게 신망 잃어
종단이 출가서 다비까지 책임
본분사 충실토록 든든한 지원

수행·전법하는 공동체 발원
간화선·간경·염불·주력·절 등
명상붐 발맞춘 교육전법으로
세계에 한국불교 알려나갈 것

▲총무원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
“1700년 역사와 전통의 한국불교가 흥망성쇠 기로에 섰다. 일부 지도자의 범계와 무분별한 편 가르기로 종단 전체가 욕먹고 신망을 잃고 있다. 불자 300만명이 떠났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부족하지만 역할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제방의 원로대덕과 중진스님들의 지도와 협력으로 종단을 바로 세워 신뢰를 회복하고 1000만 불자시대를 다시 열고 싶다.”

▲34대 총무원 집행부에 대해 평가한다면?
“누구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승려복지에 진척이 있었고, 연주암 직영화도 잘했고, 원장스님이 사회 활동도 잘하셨다. 임기초엔 ‘소통과 화합’을 했다. 하지만 비판하는 분들과 소통이 안 되니 선원이나 재야, 재가의 목소리가 커진 듯하다. 대중공사에서 60%, 중앙종회 설문조사에 81%가 지지한 직선제나 그에 준하는 선거제도 개선도 아쉽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300만 불자가 떠나고 2위 종교로 추락한 아픔도 일차적으로 총무원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수행 전법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첫 공약으로 정한 이유는?
“종단이 불자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가는 현실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총무원이 앞장서서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는 승가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출가에서 다비까지 스님의 수행과 전법 일생을 책임지는 복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조계종 스님이라면 누구나 노후나 병 걱정 없이 오직 수행과 전법에 전념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총무원장에 취임하면 이것만은 꼭 하고 싶다.”

▲승가복지기금 500억원 조성, 종단 예산 2배인 1000억원 재정 확충을 약속했다.
“총무원 살림을 보면서 늘 안타까웠다. 일반회계 250억, 특별회계 280억 정도 약 500억원대 예산이다. 강남의 한 대형교회 예산도 안 된다. 빈손으로 시작했지만 500억원대가 넘는 부산, 서울 안국선원 불사와 시주 인연을 지었다. 총무원은 1만2000여 스님들과 3000여 사찰의 인연이 결집된 곳이다. 승려복지와 세종시 등 신도시 전법도량, 총본산 성역화 불사와 같은 목적불사를 합심 협력하면 못할 일이 없다. 먼저 나서겠다. 불자 기업이나 대기업도 직접 찾아다니며 탁발해서 4년 임기 안에 승려복지기금 500억원은 반드시 만들어 스님들이 안심하고 수행 전법에 전념하도록 만들겠다.”

▲조계종 수행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혔는데, 자격과 역할은 뭔가?
“OECD국가 중 한국이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10년 넘게 달고 있다. 국민들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 증거다. 불교가 대안을 제시하고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참선 명상붐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참선 명상은 불교계 전유물이라 할 수 없다. 국내 기업에서도 명상센터를 세워 운영하고 카이스트대학에서도 명상연구소를 설립하고 명상 교육을 도입할 예정이다. 종단이 참선 명상 등 여러 수행법에 대한 연구와 교재, 프로그램 개발, 지도 인력 양성에 노력을 기울일 시점이다. 종단에 권위 있는 선지식들을 모시고 수행위원회를 발족시켜 수행 지침이나 교재, 프로그램 개발, 지도 인력 양성 등을 관장케 할 생각이다. 수행위원은 참선, 지계, 간경, 염불, 주력, 절 등 여러 수행법을 전문적으로 수행하시고 지도자 역할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모셔야 한다.”

▲교구 자치권을 강조하면서 재산 처분권도 보장을 약속했는데, 자칫 삼보 정재 유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교구에서 올리는 주지 품신이나 재산 관련 사항은 종법 위반 사항이 아니면 즉각 처리해줘야 하는데, 지연시키는 일들이 있다. 종법 위반이 아니면 인사와 재산 처분 권한은 교구장이 요청하는 대로 즉각 처리하겠다. 교구장이라면 교구를 가장 아끼고 잘 알고 있으니 교구 소임자들을 믿고 종헌종법에 보장된 교구 자치제를 보장해줘야 한다. 종법대로 신속 정확히 처리하면 삼보정재 유실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극단으로 치닫는 조계종과 선학원의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가?
“선학원은 현대 우리 종단의 뿌리와 같은 곳이다. 대립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참 우려스럽다. 역사와 전통, 뿌리가 하나라는 인식 아래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서로 이익되는 방향으로 해결하겠다. 안국선원도 종단 등록을 했지만 법인법으로 너무 과도하게 규제해서 자율적인 전법 의지를 꺾고 법인 특성을 무시한다는 여론도 있다. 세밀히 살피고 종회와 충분히 소통하며 공청회도 열어 지원 위주의 법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

▲1000만 불자 프로젝트 중‘선포교사’를 언급했다. 기존 포교사단과 어떻게 다른가?
“전 세계적인 명상붐에 대응하기 위해 종단 차원에서 참선 지도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종령상 ‘선포교사’로 명칭이 되어 있는데, 의견 수렴을 더 해서 더 좋은 명칭이 있다면 그렇게 하면 좋겠다. ‘선포교사’와 ‘포교사’는 전법, 포교라는 방향은 같지만, 내용이 다르다. 선포교사는 교리와 참선 이론, 그리고 실참을 통해 참선을 남들에게 전해줄 안목과 능력을 갖춘 분들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다양한 전법 인력이 적극적으로 배출돼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주위에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고방식’이 장점이라고 말하곤 한다. 어떤 일이든 ‘안 된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항상 나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보살행이 뒤따라온다. 긍정의 사고에서 오는 행동들은 복덕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것이 단점이기도 하다.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일상의 지표로 삼고 있는 경구나 가르침이 있다면?
“‘등등화상(騰騰和尙) 요원가(了元歌)’에 나오는 ‘임운등등(任運騰騰)’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모든 일을 마치 물결을 거스르지 않고 흐르듯 인연 따라 흘러가도록 한다는 뜻이다. 애써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무엇이든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당선된다면 훗날 어떤 총무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청정승가의 자부심을 되찾아 종단을 바로 세운 총무원장, 1000만 불자를 회복한 총무원장, 간화선을 대중화, 세계화해서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린 총무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조계종이 어려움에 처했다. 부족하지만 앞장서서 청정 승가와 종단을 바로 세워 불자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 교구와 수행, 전법 현장 지원 중심으로 총무원 운영을 전환하겠다. 승려복지기금 500억을 조성해서 병과 노후 걱정 없는 승려복지 시스템을 완비하겠다. 간화선을 대중화, 세계화해서 인류에 기여하는 조계종을 만들어 1000만 불자시대를 다시 열겠다. 사부대중이 소통하고 함께 수행 전법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조계종단을 바로 세우겠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수불 스님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 출생했다. 1975년에 부산 범어사 금강계단에서 지유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1977년에 고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노스님을 시봉하며 1978년에 범어사 승가대학을 졸업했고, 스님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전국 제방선원을 찾아다녔다.

강원과 선원을 두루 다니며 공부하던 스님은 어느 날 문득 ‘혼자 공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선의 대중화 원력을 세우고 부산 도심에서 작은 포교당을 열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와 시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스님은 좌절하지 않고 ‘마음이 부처다, 이것이 정법이고 정도’라고 믿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지도했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을 선의 세계로 이끌 수 있었으며, 부산과 창원, 서울 도심 등 세 곳에 안국선원도 세웠다.

스님은 선이란 범부 중생의 허구적인 삶을 타파하는 빛이며, 인간 회복을 완성하는 최상승의 지혜로운 힘임을 확신한다. 또 선은 지혜로운 성인의 눈으로 밝혀낸 인간성 회복의 지름길로서 미혹의 세계를 일각에 쓸어내고 대광명의 본래면목을 곧바로 회복하게 한다고 역설한다. ‘오늘날 전도망상의 혼돈 속에서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우리 민족과 나아가 세계 인류를 위하여 불조(佛祖)께서 발견하신 선의 기치로써 중생구제에 나선다’는 안국선원의 이념도 이 같은 수불 스님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1989년 이래 부산과 창원, 서울 안국선원에서 수시로 열리는 7박8일의 ‘간화선 집중수행’을 통해 수만 명의 출·재가 공부인들이 간화선을 체험했다. 이를 통해 간화선이 정확하고, 빠르고, 쉽고, 효과적인 수행법이라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간화선 대중화를 실천하고 있다. 또 간화선을 주제로 세계적인 선학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잇따라 개최함으로써 한국선의 이론화 및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를 지내기도 한 스님은 이제 수행전법 중심으로 한국불교의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한다.


[1410호 / 2017년 10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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