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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8년 임기 성과와 아쉬움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7.10.23 13:31
  • 댓글 3

조계종 33·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자승 스님이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10월30일 퇴임한다. 자승 스님은 1994년 조계종 개혁 이후 최초의 연임 총무원장이었던 만큼 사부대중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직할교구 주지인사 평가제 도입은 자승 총무원장 집행부의 성과 중 첫 번째로 꼽을 만하다. 포교와 복지, 종무행정의 투명성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였는데 상당한 반발이 예상됐지만 우려와 달리 안정적으로 정착됐다. 사찰재정 투명성 확보에 주지인사고과제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방증해 교구본사로의 확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승려복지 지원체계를 현실성 있게 구축한 건 가장 큰 성과다. 승려복지법 제정과 함께 승려복지회를 구성하고 승려복지 전담기구까지 출범시키며 남다른 노력을 경주했다. 그 결과 스님 8000여명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이 제도의 확대와 연속성을 종단 대내외로 주지시켰다.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은 역대 집행부 중 최고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조계종은 팽목항에 임시법당을 개원하며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또한 유가족을 서울 조계사로 초청해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염원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노사갈등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도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사회 노동문제에 이토록 적극적으로 나선 유례를 찾기 힘들다.  

종단 안팎의 현안에 대해 종단 구성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찾으려했던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는 종단 역사상 처음 가동해 본 소통 시스템이었다. 총무원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려는 불사라 해도 대중이 허락하지 않으면 접었고, 총무원이 챙기지 못한 사안이라 해도 대중이 원하면 종책에 반영했다. 자승 총무원장 집행부가 안정적인 종무행정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반면 인력풀 시스템은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 집행부 주요 소임이 특정인맥에 편중됐음이 반증한다. 이로 인해 전문성 있는 인재를 발굴해 종단 중책불사에 투입하는 민첩한 행보는 보여주지 못했다.

일부 스님들에게서 불거진 범계 의혹에 대한 대처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법부를 적극 가동해 사실여부를 확인한 후 그에 따른 조치를 내렸어야 했음에도 이를 명확하게 처리하지 않아 종단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35대 집행부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종단 내 제도를 개선하며 종무행정 투명화를 꾀하고, 사회 약자를 결코 외면하지 않았던 ‘자승 총무원장 집행부’는 불교계와 현 사회가 요구하는 상생과 자비를 유감없이 실천해 보였다. 따라서 33대, 34대 총무원 집행부가 천명한 ‘소통과 화합’, ‘자비와 화쟁’은 성공적으로 실현해 냈음을 사부대중은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1412호 / 2017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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