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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들 아픔과 동행하며 자비행 실천

  • 교계
  • 입력 2017.10.30 14:00
  • 수정 2017.10.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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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의 8년 성과

▲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지난 8년간 행보는 대사회적 자비행으로 집약된다. 2011년 7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에서 쌀을 직접 짊어지고 나르는 자승 스님. 조계종 제공

자승 스님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조계종 행정수반 역할을 수행했다. 쉼 없는 자비나눔행으로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보듬고, 연착륙시킨 종무혁신으로 불교중흥을 꾀했다. 재임 기간 중 노동자를 위한 무차대회, 승려복지회 출범, 송광사 오불도 환수, 아프리카 탄자니아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 설립 등 굵직한 성과들이 적지 않다.

용산·세월호 참사에 진심 위로
무차대회로 노동자 등 만발공양
의료 등 승려복지제도 전면 시행
성보환수로 불교문화 가치 향상
쇄신 입법으로 종무행정 개선

◆자비의 사회화, 소통=자승 스님은 8년 동안 사회적 소통에 앞장섰다. 33대 총무원장 취임 전날부터 용삼 참사 현장에 직접 찾아갔다. 이후에도 아픔을 호소하는 현장에는 자승 스님을 필두로 조계종의 손길과 발길이 닿았다. 특히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는 유가족 곁에 스님과 조계종이 함께 했다. 부처님오신날을 한 달 앞두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축 점등식이 있던 날이었다. 전국적인 추모분위기에서 연등행렬은 화려한 대형 장엄등을 자제했고, 불자들은 추모 만장을 들고 아픔을 나눴다. 실종자 수색,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 지원,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요구 등 세월호 아픔을 나누고자 진행해 온 활동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자비나눔 행보도 꾸준했다. 자승 스님은 2011년 동지를 앞두고 한센병 환우들의 아픔이 서린 소록도를 찾아 동체대비의 자비를 실천했다. 그해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백사마을에서는 쌀을 짊어지고 나르기도 했다. 노동자, 이주민, 시민 등 무차대회 초청대상자를 매년 달리하면서 만발공양을 올려 시대의 고통과 함께하고자 노력했다. 34대 집행부 출범은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자비의 쌀·연탄 나눔으로 알렸다. 이런 변화에 사회도 응답했다. 34대 총무원장 취임식에 이례적으로 쌍용노동차 해고 노동자 등이 참석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5년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출범시킨 점도 큰 족적이다. 삶과 수행, 생활의 공동체를 회복함으로써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불교로 거듭나기 위한 걸음이기도 했다.

▲ 자승 스님은 승려복지법 제정 등 스님들의 의료지원혜택을 늘렸다.

◆승려복지 활성화=요원했던 승려복지 체계를 정착시킨 점은 큰 성과로 꼽힌다. 승려복지법 제정, 승려복지회 구성 등 승려복지 제도를 전면 시행했다. 스님 8000여명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병환과 경제적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는 스님들을 위해 의료지원을 강화했다. 연령제한을 없앤 법 개정 이후 2015년에는 82명이 의료비 지원을 받았으며 2016년 상반기에는 57명의 스님이 83건의 지원 혜택을 받았다.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한 스님들의 비용을 부담하는 등 지원금액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처음 신청자를 접수받아 지금까지 총 1063(1월 594명, 7월 469명)명의 스님에게 국민보험료가 지급됐다. 특히 동국대의료원, 전국비구니회와 함께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비구니스님 의료복지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했다. 승려복지 활성화를 향한 자승 스님과 조계종의 원력에 사부대중도 적극 동참했다. CMS와 계좌이체 후원자는 2014년 1400여명, 2015년 2000여명, 2016년 3500여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계종은 2016년 10억원에 이어 매년 10억원씩 3년간 30억원을 승려복지특별회계로 적립하면서 승려복지제도 재정을 한층 탄탄하게 했다.


▲ 2012년 8월 ‘노동자 초청 무차대회’에 참석한 자승 스님은 직접 공양을 배식했다.

◆불교중흥 향한 종무=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 간 제개정된 종법령이 293건에 이른다. 종단 내 대립과 갈등으로 제도적 진전을 거의 이룰 수 없었던 과거에 비해 비약적 성과라는 게 조계종 설명이다.

‘사찰예산회계법’ 제정, ‘사찰운영위원회법’ 개정 등 각종 쇄신입법을 제정해 시행했다. 특히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결의에 따라 2016년부터 주요사찰 재정을 공개하는 등 재정투명성 제고로 종단 신뢰를 향상시켰다. ‘직할교구 주지인사 평가제’는 궁극적으로 사찰이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목적을 뒀다. 주지인사고과제로 사찰의 포교와 복지가 강화됐으며 재정 투명화에도 기여했다. 제208회 중앙종회에서 ‘사찰법’이 개정되면서 교구본사로의 확대 가능성도 열렸다. 종단과 사찰을 구속했던 각종 국가법령 개정도 다수 이끌어냈다.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을 바꿨다. 40년 만에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국가공휴일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공평한 분담금 부과를 위한 분담금 제도 개선도 손꼽을 만하다. 2017년 4월 ‘분담금 납부에 관한 령’을 전면 개정했으며 공찰 및 사설사암간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분담률을 조정했다.


▲ 국내외 성보문화재 환수는 큰 성과다. 환수한 송광사 오불도를 참배하는 자승 스님.

◆불교문화 가치 재조명=잃어버린 성보를 찾아 본래 자리인 예경의 대상으로 되돌려 놨다. 조계종은 2014년 10월 경찰청,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연이어 국보급 성보를 환수했다. 순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미국에서 기증 받은데 이어 천보산 석천암 ‘지장시왕도’, 고성 옥천사 ‘나한상’ ‘제2초강대왕도’,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를 환수했다. 국립박물관 사리 129과를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이원하기도 했다.

환수된 성보 가운데 1970년대 초에 도난당했던 송광사 ‘오불도’는 50여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 화제가 됐다. 해외로 유출된 불교문화재 환수의 모범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계종·문화재청·원소장처(송광사)·기증자(마티엘리 부부)·기탁 박물관(포틀랜드박물관)의 협업 속에서 지속가능한 문화교류 초석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연등회의 무형문화재 제122호 지정, 삼화사와 진관사 국행수륙재의 무형문화재 125·126호 지정에 있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불교의례·의식도 우리말로 바꾸고 현대화했다. 2012년 ‘우리말 반야심경’, 2013년 ‘우리말 칠정례’ 공포에 이어 의례·의식의 한글화 작업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 아프리카 탄자니아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 설립으로 제3세계에 자비의 씨앗을 심었다.

◆한국불교 홍포=한국불교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산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대흥사, 선암사가 ‘한국의 전통 산사’로 지정됐고, 2018년 최종 등재 신청대상으로 선정됐다.

한국불교 세계화는 간화선, 연등회, 사찰음식의 3개 주제로 나눠 진행했다. 지난 2010년 미국 뉴욕서 각계 명사를 초청해 사찰음식의 밤 등을 실시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 호주 시드니, 프랑스 파리로 한국불교 위상을 높이는 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프랑스 파리 사찰음식 만찬에는 관광청장, 방송사, 요리 명인 등 프랑스 측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사찰음식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다양한 해외홍보 결과 사찰음식은 영국 Discovering Korean Food, 미국 Avec Eric 등 해외 방송에 소개됐고, ‘뉴욕 타임즈’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 밖에 스스로 빈곤을 퇴치할 수 있도록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농업기술대학 ‘보리가람’을 설립했다. 2017년 4월 아프리카 최초로 농업기술대학 학생 4명이 수계하는 등 부처님 법을 전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지난 8년간 종무행정을 일신하고 종단 밖 사회 약자를 외면하지 않았던 자승 스님과 집행부는 상생의 가치를 실천해왔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13호 / 2017년 1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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