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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목리당안(棺木裏曭眼)

잇따른 지진 원전사고 전조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지 1년여 만에 인근 포항에서 또다시 지진이 발생했다. 5.8규모였던 경주 지진에 비해 다소 약한 5.4 규모의 지진이었지만 피해는 극심했다. 주택이 1000여 동 이상 부서지고 학교도 200곳 이상이 피해를 봤다. 이재민도 20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도로와 교량, 상하수도의 파손도 잇따랐다. 정부는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경주지진을 포함해 1년 만에 재 발생한 포항지진을 통해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졌다.

그러나 포항지진이 몰고 온 불안감은 지진 그 자체에 있지 않다. 국민들의 시선은 경주 포항 주변에 밀집돼 있는 원전들에 쏠려있다. 이번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양산단층 주변에는 현재 18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고 5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주 지진 이후 1년간 여진만 640회가 발생했고 포항지진의 경우 하루 동안만 30회의 여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번 포항 지진을 계기로 양산단층이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항과 경주 인근의 원전설비용량과 인구밀집도는 세계 1위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불과 수십 킬로 옆에 부산과 같은 대도시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원전의 내진설계가 진도 6.5정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경주나 포항보다 조금 더 큰 지진이 올 경우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합리적인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선어록’에 관목리당안(棺木裏?眼)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관속에 들어가고 나서야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뜬다”는 의미인데 “일을 그르치고 난 뒤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전사고는 그냥 사고가 아니라 일어나면 대재앙이다. 그럼에도 얄팍한 경제논리나 진영논리로 덮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정부는 우선 기존원전에 대한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새로 짓는 원전에 대해서는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원전사고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예방책은 결국 탈원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16호 / 2017년 1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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