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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범 중앙승가대 총장 30년 강단 떠나다

“난 능력 부족…더 남아 있을 필요 없다.학교운영 한계 느껴 총장-교수직 사퇴”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 그가 강단을 떠난다.

30년 이상의 세월을 오직 승려 교육에 매진했던 스님은 7월 9일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총장직 사퇴는 물론 교수직도 함께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승가인의 영원한 사표’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학승’ ‘학자들의 학자’ 등으로 칭송 받아온 종범 스님은 개교 때부터 지금까지 20여 년 이상 중앙승가대를 지켜온 터줏대감으로 1000여 명의 졸업생 모두가 스님의 제자이기도 하다. 스님은 이번 사임 이유로 “능력이 부족한 내가 더 이상 대학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며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승가대의 후원자로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앙승가대의 한 교수는 전했다.

그러나 스님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안타까움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동국역경원 원장 월운 스님은 “승가교육을 위해 한평생을 헌신했던 종범 스님이 강단을 떠나는 것은 암울한 승가교육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앙승가대에 대한 종단과 불자들의 냉대와 무관심 속에서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인지도 모른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재학생은 물론 동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아온 스님은 그동안 총장직 권유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고사하다가 결국 지난해 12월초 ‘김포학사 이전’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총장직을 수락했다. 그럼에도 취임 후에는 “승가교육이 바로 서야 한국불교가 산다”는 평소의 소신을 실천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교직원의 월급도 제 때 못 주고 심지어 가스나 전기요금조차 내기 어려운 학교 상황 속에서 본인 월급을 반납하는 것은 물론 여기 저기서 보시를 받아 학교 운영비를 마련하고, 올 하반기에 있을 교육부 대학종합평가 준비 기금 등도 마련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스님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재정은 더욱 어려워져만 갔다. 그에 따라 중앙승가대가 기본교육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학인 스님들의 등록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심지어 동료 교수들과 직원들마저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부득이 사퇴 의사를 밝히게 됐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0여 년간 종범 스님과 함께 생활해 왔다는 한 교수는 “대중의 의견과 원리원칙을 그토록 존중했던 스님마저 이곳을 떠난다면 승가대에 어떤 희망이 있겠느냐”며 “정말 암담하고 힘들어도 승가교육을 위해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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