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자애와 연민을 기르는 탁월한 방법 통렌(Tonglen) 수행
41. 자애와 연민을 기르는 탁월한 방법 통렌(Tonglen) 수행
  • 재마 스님
  • 승인 2017.11.28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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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 본연의 에너지 세상으로 내보내는 수행

초겨울의 매서운 바람에 건강하고 평안하신지요? 지난 한 주 고통 받는 이들을 발견하셨거나, 떠올리며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의도를 얼마나 일으켜보셨는지요? 악행으로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이들에 대한 연민은 일으킬 수 있으셨는지요?

고통 기운은 자신 몸으로 받고
행복·순수 에너지 세상 내보내
무상·고·무아의 공성 훈련하고
자애와 연민을 실천하는 수행


저는 차갑고 매운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하얀 설산아래 호숫가의 아침 정경이 자주 떠오릅니다. 쨍하니 맑고 투명한 하늘을 가로지르며 동녘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설산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입니다. 그 황금빛은 호수도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그 시간에 호숫가 한 편으로 고요하게 앉아 있는 붉은색 가사를 수한 수행자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붉은 가사와 묘한 조화를 이루는 이들의 볼은 붉은 사과처럼 홍조를 띠고 환하게 미소 짓고 앉아 있습니다. 그분들의 천진하게 웃는 모습에 저의 입꼬리도 올라가면서 가슴에는 따뜻함이 뭉클 전해져옵니다.

이 수행자들은 이처럼 차가운 날씨에 무엇을 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단체로도 앉아있지만 홀로 고요히 동굴에서 수행을 하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 세상 고통의 기운을 자신의 몸으로 모두 받아내고, 불성의 맑고 행복하고 본연의 순수한 에너지를 이 세상으로 내보내는 ‘주고받기(Tonglen)수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통렌수행은 타인의 악행이 나의 고통으로 무르익게 하고, 나의 선행이 타인의 행복으로 열매 맺기를 바라는 수행입니다. 가끔 사극 드라마에서 흑마술을 부리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시커먼 연기를 일으켜 고통을 주고 싶은 사람에게 흘러가게 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 주고받기, 통렌수행은 연민수행의 극치로 무상·고·무아의 공성을 실제로 훈련하고, 자애와 연민을 실천하는 수행법입니다.

엘런 윌리스가 전하는 주고받기수행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행자는 숨을 들이쉬며 세상의 고통, 즉 사람들의 불행과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시커먼 먹구름 형태로 상상해 고통 받는 이들의 몸에서 빠져 나오게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깁니다. 그 고통의 먹구름이 수행자의 가슴을 향하고 있는 동안은 불행하고 육체적 정신적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의 고통이 점점 엷어지고 그들이 고통과 불행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상상을 합니다. 수행자의 가슴 속에 들어온 고통의 먹구름은 동그랗게 시각화되어 수행자의 자기중심주의와 만나서 서로를 소멸시켜 흔적조차 남기지 않습니다.

이제 내쉬는 숨을 통해 수행자의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공덕과 성공과 행복과 삶의 축복들이 강력히 빛나는 흰빛으로 수행자의 가슴에서 세상으로 흘러나간다고 상상합니다. 이 강력한 빛의 광선들이 흘러 다음과 같은 염원이 탄생합니다. “제 삶에서 좋은 모든 것, 즉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소유물과 행복과 건강과 덕행을 그대에게 드립니다. 그대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대의 가장 큰 열망과 가장 깊은 소망들이 충족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염원이 불행하고 아픈 이들을 적시기 시작한다고 상상합니다. 그리고 이 흰 빛이 방해받지 않고 흐를 때 그 빛은 다함없는 근원에서 고갈되지 않는다고 상상합니다.

수행을 마칠 때는 수행자 자신의 몸으로 의식을 돌려 가슴에서 나오는 덕과 기쁨의 흰 빛이 온 몸을 적시면 몸의 모든 모공에서 모든 방향으로 빛이 발산되어 온 몸이 빛으로 가득한 상상을 합니다. 그리고 이 수행의 공덕을 또 모든 존재들이 고통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각자의 깊은 열망이 충족되기를 바라면서 마칩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이런 수행자들의 염원과 발원으로 아직 살만한 곳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언제쯤 이 연민의 극치인 통렌수행을 흉내내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못해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설산 아래 누군가 나의 고통을 끌어당기고 당신의 덕과 행복을 보내주는 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만약 기억한다면 나의 불행하고 외롭고 아픈 경험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닙니다. 고통은 이미 설산으로 빨려 들어가고, 나는 빛으로 가득한 에너지로 어느새 환해져 그분의 행복과 덕성으로 기쁨을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417호 / 2017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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