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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책대결-공명선거만이 살길이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제31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불교계의 변화와 불교중흥을 위한 계기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과거 선거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일소하고 당선자와 낙선자가 모두 승자가 되는 선거축제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 교계의 여론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 세몰이나 문중간의 대결, 부정한 방법으로 표를 얻는 구습은 재현되지 말아야 하며 종책선거, 공명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음도 두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거가 본격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2월 중순)까지도 종책 대결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선거법에 규정된 선거운동기간이 아니어서 본격적인 정책대결이 어렵다는 후보군 일각의 해명이 있지만,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 나타난 유력 후보들의 애매모호한 태도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수구적' 조짐 등은 이번 선거가 불교계의 변화를 추동해내는 전환점으로 자리할 것을 바라는 종도들의 바람을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만에 하나 변화에 대한 두려움, 혹여 표를 잃지나 않을까 하는 승리 제일주의적 전략에서 이런 태도가 나온 것이라면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총무원장의 얼굴을 바꾸는 선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불교가 달라지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설사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불교와 교단을 위한 과감하고 신선한 종책을 종도들에게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과감한 종책이 제시될 때 제시된 종책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고 그럴 때 자연스럽게 모두가 바라는 종책선거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또 종책선거가 있을 때 비로소 후보 간 변별력이 나타나게 되고 선거인단에게 지지후보 선택의 기준이 제시돼 세몰이나 매표행위와 같은 구태가 줄거나 사라질 수 있을 것이 아닌가.

두 번 세 번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한 변화를 하고 있다. 지난 시대의 가치와 사고로는 새로운 시대를 주도할 수 없으며, 반드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된지 오래다. 지난해 12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보았듯이 세력으로, 또는 금권으로 선거를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네가티브 선거 전략이 지난 대선에서 철저하게 실패했던 경험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하물며 스님들의 선거야 두말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이번 선거가 개혁과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는다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회의 흐름에 뒤처진 불교의 미래는 암담하다. 만에 하나, 지난 종회의원 선거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세몰이나 대세론, 문중 대결, 매표행위 등이 재현된다면 절망이다. 일반인(속인)들이 치른 선거에서도 없는 구태가 나타난다면 승단은 세인의 지탄과 함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한국불교가, 또 조계종이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충분히 건강하며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이번 선거는 달라져야 한다. 이번 선거를 종책대결을 통한 공명선거로 치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디 이번 선거가 수행자 집단의 도덕성과 청렴성, 미래에 대한 탁월한 예지력을 내외에 과시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작은 기득권이나 이권에 연연하지 말고 교단을 위한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 321명의 유권자들은 자신의 한 표에 불교와 교단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사명감으로 신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각 후보 진영의 각성과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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