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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재연구소의 성과와 기대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7.12.04 13:37
  • 댓글 0

인간 고도의 정신적 활동으로 창출된 산물을 문화라 본다면 한 점의 문화재가 갖고 있는 가치는 무궁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문화재가 그 나라의 민족성과 품격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문화도시, 문화국가라는 명성을 확보해 무형의 자긍심을 높이려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주요 문화재 중 80%는 불교문화재다. 더욱이 고궁이나 서원, 향교 등이 외형의 모습으로만 남아 있는 반면 불교문화재는 사찰이라는 공간 안에 존재하며 사부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따라서 문화유산 본래 가치를 제대로 보존함과 동시에 생생하게 표출하는 문화재는 불교문화재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교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 고양은 문화재청에 기대야만 했다. 불교문화재에 대한 가치를 조명하는 데 있어서의 불교계 노력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국의 사찰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재에 대한 총체적인 네트워크조차 없었다. 다소 비약한다면 무엇이 있는 줄을 모르니 비교연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셈이다. 적어도 2000년 이전까지 그랬다.

2000년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소속의 ‘문화유산 발굴조사단’이 구성됐다. 이 조사단은 2007년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라는 깃발을 꽂고 새롭게 출범했다. 10주년을 맞은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보여 준 행보는 놀랍다. 이미 전국 사찰에 봉안된 성보에 대한 기초조사인 ‘불교문화재 일제조사’를 완료하고, 후속 사업으로 ‘사찰문화재 목판 일제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미술연구팀은 3417개 사찰에서 총 16만3367점의 불교문화재를 목록화하는 한편 각 사찰별 소장 문화재의 기초자료 DB를 구축했다. 유적연구실은 5400여 곳의 사지를 일일이 조사해 전국 사지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통합자료를 구축했다. 금강산 신계사, 군위 인각사, 남원 실상사 등의 중요 유적을 대거 발굴했으며 최근에는 서울 도봉서원 터 아래에서 고려 전기 법안종풍을 일으킨 혜거국사의 비편을 발견하기도 했다.

건축, 조각, 회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불교문화재 보유 현황을 자료화하고, 나아가 유적발굴까지 주도하는 건 의미 있다. 불교문화의 우수성과 자긍심은 불교계 스스로 세워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물론 세계문화의 풍요에 기여하는 불교문화재연구소의 끊임없는 전진과 성과를 기대한다.

[1418호 / 2017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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