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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단 서귀포교정교화팀장 김성도-하

기자명 김성도

스스로 수행하며 남 행복 돕는 포교사 염원

 
제주 4·3 당시 집안 대가 끊길 위기를 넘겼고, 2대 독자인 유복자로 태어날 수 있었던 일은 부처님 가피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릴 때부터 외로움을 견디는 데 익숙했고 성도라는 이름으로 살아왔으며, 그 이름이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었다. 그래서 믿음이 남편보다 한 수 위인 아내를 맞이했고, 수행도 늘 같이 했다.

대 끊길 위기 넘기고 가족 이뤄
부처님 가피로 행복한 일상 찾아
수용자에 불법 전하며 자비 전파

3남2녀를 낳아 길렀고, 6명의 손자와 2명의 손녀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왔다. 추석 다음 날에는 외손자까지 본가로 찾아온다. 이 날은 아들 하나만 믿고 한 평생을 사시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제삿날이다. 대청마루에서 뛰놀고 있는 아기 부처님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참 행복하다.

이 행복 역시 부처님 가피가 확실하다고 믿는다. 누구보다도 어머니께서 저 세상에서 제일 기뻐하고 계시리라.  가피는 스스로를 경책하는 힘이다. 불법홍포에 앞장서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나태해질 때마다 법성게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채찍질한다. 초발심시변정각. 이 진리의 말씀을 ‘처음처럼’으로 이해하며 나를 담금질 하곤 한다.

2017년부터 서귀포교정교화팀장 소임을 맡았다. 제주교도소 수용자를 대상으로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수요일 교리법회를 준비하고 있다. 분기마다 한 번씩 전체 수용자법회를 봉행하기도 한다. 이들은 교도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부처님을 의지하고 잘못을 참회한다. 내 안의 때를 벗는 연습을 날마다 하고 있는 셈이다. 팀원들은 이들에게 좋은 벗이 되어 교정교화의 모범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상대가 수용자이다 보니 사비를 시주해 간식과 영치금으로 회향하기도 한다.

지난 부처님오신날에는 제주불교연합회장인 법화종 관효 스님이 주관하는 제주교도소 봉축법회를 지원하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9월19일에는 조계종 천년고찰 법화사 주지 진우 스님이 주최하고 교정교화팀이 후원하는 수용자 수계법회를 여법하게 마무리해 뿌듯했다.

현재 12개 사찰 주지스님과 서귀포교정교화팀 등 13개 팀이 제주교도소 법회 및 교리를 지도 중이다. 교도소에서 정한 연중 행사일정표에 빼곡한 법회 일정은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다만 조계종 사찰이 더 많이 교도소를 중심으로 교화와 포교 활동에 적극 동참해주길 희망해본다. 우선 법화사와 팀워크를 잘 갖춰 활동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사실 교도소는 아무나 허가 없이 드나들 수 없는 공간이다. 본의 아니게 죄를 범하고 검거돼 형사재판이 끝나기 전 수형생활을 하는 미결수, 법이 정한 재판절차에 따라 형량이 결정된 기결수를 수용하는 곳이 교도소다. 교정교화 활동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이 적지 않다. 편견으로 교도소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교도관은 수용자 인권을 존중하면서 교도행정과 절차에 따라 업무를 본다. 수용자들의 형기가 끝나면 일선 현장에서 사회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도록 교도하는 곳이 교도소일 뿐이다.

‘천수경’에 이런 가르침이 있다. “죄의 자성 본래 없어 마음 따라 일어난 것이다. 마음 만약 없어지면 죄업 또한 사라지네. 죄도 업도 없어지고 마음 또한 공하여 이것을 이름 하여 진참회다.” 삼보는 일체중생 각자의 불성 혹은 자성 속에 다 갖춰있다는 게 부처님 말씀이다. 자성의 불(佛)은 깨달음이며 자성의 법(法)은 올바름이며 자성의 승(僧)은 청정함이라 일렀다. 자기를 위해 수행하고 고난에 처한 다른 이들이 행복하도록 돕는 포교사를 발원한다. 서귀포교정교화팀원 역시 삼보에 서원하고 다짐한다. 묵묵히 포교사의 길을 걷겠노라고, 부처님 가르침과 자비를 세상에 널리 알리겠노라고. 매일 새롭게 발심하고 원력을 세우고 서원하며 오늘도 교도소로 향한다.

김성도 제주지역단 서귀포교정교화팀장 ksd6331@hanmail.net


[1418호 / 2017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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