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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때 이른 한파는 왜?

기자명 최원형

한겨울 발목양말 패션에 드러난 지구 온난화 원인

때 이른 초겨울 한파로 거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12월이 오기도 전에 벌써 한파가 닥쳤다. 지구온난화라면서 왜 겨울이 이리 춥냐는 소리도 들린다. 보통 절기 이름으로 보면 대한이 가장 추워야 한다. 큰 추위라는 뜻이니까. 그런데 ‘대한이 소한이네 놀러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말처럼 실은 대한보다 보름 앞에 오는 소한이 가장 춥다. 소한은 동지와 대한 사이에 들어가는 절기인데, 동지 때 태양의 고도가 가장 낮다. 그러니 땅의 기온도 내려간다. 그런데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자마자 곧장 기온이 뚝 떨어지는 건 아니다. 보통 보름에서 한 달 사이에 땅의 기온은 가장 낮게 내려간다. 그 기간 동안 소한과 대한이 들어있다. 대한 다음에 오는 절기가 입춘이니 봄기운이 들썩이는 때가 대한이 아닌가. 그러니 소한이 가장 추울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런데 이제 절기에 대한 해석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몇 년째 초겨울에 한파가 닥치고 있으니 말이다. 이 한파는 그렇다면 무엇에서 기인하는 걸까? 지구온난화가 그 원인이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와 때 이른 겨울 한파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또 무엇일까? 사람들 사이에 지구온난화는 너무 익숙하다 못해 이젠 식상해져 버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거나 걱정스레 귀를 기울일 사람들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심각하지 않을까?

인간 탄소배출서 비롯된 온난화
북극 따뜻하게 해 우랄 블로킹
최근 몇 년새 초겨울 한파 원인

지구온난화가 단지 지구가 따뜻한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라면 이 말이 환경론자들 사이에서 유행했을 리 없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나타나는 재앙적인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찍이 이 말이 등장했다.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후변화 역시 오랜 시간 사람들 사이에 익숙해져버려서 더 이상 그 말이 주는 위협적인 느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기후변화란 말 대신 기후붕괴로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요즘처럼 때 이른 한파는 기후붕괴라 표현해도 그리 지나치지 않다. 북미와 유럽은 해마다 겨울 한파를 겪는다. 물론 가진 것 없는 사람들부터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극심하게 피해를 입는다. 그러기에 대다수는 여전히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추우면 난방을 하면 되고 폭염에는 시원한 냉방을 하면 되니까. 우리에게도 거의 한 달 반 가까이 빨리 찾아온 한파와 올여름 빈번했던 폭염주의보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대체 어디에서 진지하게 나오고 있을까? 11월 중순 이후부터 추워지더니 통상적으로 아직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할 때가 아닌 이즈음의 한파를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랄 블로킹이라는 매우 전문적인 말이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한 지는 몇 년 됐다. 한파는 바로 이 우랄 블로킹 때문이다. 우랄 블로킹은 우랄 산맥에 고기압이 넓게 형성되어서 북극에서 내려오는 찬바람이 위쪽에 머물지 못하고 우리나라에 빗자루로 쓸어내 듯이 내려오게 됐고 그래서 이렇게 한파가 닥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우랄 블로킹은 왜 만들어질까? 바로 북극이 따뜻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북극의 여름 기온은 최고치를 경신한다. 북극의 빙하가 해마다 빠른 속도로 녹고 그러니 증발하는 바닷물 양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고기압이 넓게 형성된다. 여름 폭염은 추운 겨울과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간다는 얘기다.

롱 패딩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한다. 그런 한편에선 발목을 허옇게 드러낸 바지와 발목양말이 유행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인데도 봄, 가을에나 입을 법한 패션이 거리에서 쉽게 눈에 띤다. 유행은 문화인데 그걸 뭐라고 하면 꼰대소리 듣기 십상이다. 그런데 롱 패딩과 발목을 드러낸 옷차림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가 바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생각한다. 과거 조상들은 손목 발목으로 스며드는 추위를 막기 위해 토시를 착용했다. 그런데 한겨울에 발목을 드러낸 패션이라면 뜨듯한 난방이 기본으로 받쳐줘야 한다. 내복에 두툼하게 껴입고 전철을 타면 더워서 땀이 삐질삐질 날 지경이다. 과거보다 따뜻한 옷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줄어들질 않는다. 난방으로 쓰면서 공기 중으로 흩어진 탄소가 결국 지구온난화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그리고 롱 패딩을 비롯한 다양한 소비재를 생산하느라 돌아가는 공장이 탄소배출에 또한 기여한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에게서 시작된다. 이것이 기후를 변화시키고 끝내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다.

최원형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장 eaglet777@naver.com
 

[1419호 / 2017년 1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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