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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평온을 위한 또 하나의 수행법- 생각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기자명 재마 스님

용서·화해로 문제 해결하는 하와이 원주민

지난 한 주 우리 마음속에 적개심이나 원한을 떠올릴만한 사건이나 사람들을 경험하시면서 붓다고사의 방법을 실험해보셨는지요? 우리는 보통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경계를 만나게 되면 내 속 어디선가 그런 미움과 적개심이 있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러분에게 평화와 평온을 위한 또 하나의 수행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수행법은 불교의 공성수행과 닮아 있어서 가치를 재조명해보고 실천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호오포노포노’는 오류 에너지
방출하여 말과 행동 정화 의미
‘미·용·고·사’ 네 마디에 평온
불교서 말하는 공성 지혜 닮아

그것은 ‘호오포노포노(ho-o-pono-pono)’라는 하와이 원주민들의 용서와 화해를 위한 문제 해결법인데요. 하와이인들의 전통적인 문제해결법 ‘호오포노포노’는 ‘바로잡다’, 혹은 ‘오류를 정정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호오(Ho’o)는 하와이 말로 ‘원인’을, 포노포노(Ponopono)는 ‘완벽함’을 의미합니다. 고대 하와이인들에 의하면 오류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들로 얼룩진 생각들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호오포노포노는 불균형과 질병, 일상의 여러 문제와 다툼을 유발하는 이런 고통스러운 생각들, 즉 오류의 에너지를 방출해서 우리의 말과 행동이 최적의 효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과정으로 정화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정화수행법은 어떠한 생각의 찌꺼기도 남기지 않고 모두 흘려보내서 제로로 만드는데, 바로 공성의 지혜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의 오류뿐만 아니라 우리의 유전자 속에 있는 조상들로부터 받은 오류까지도 정화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건과 사람을 만나 이루어지는 결과와 과정에서 다툼과 불균형과 문제에 대해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어떤 미움이나 적개심도 마음에 남지 않게 하는 수행법입니다.

이 호오포노포노가 서방세계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모르나(1913~1992)’라는 원주민 치유자로부터 전수받은 휴 렌 박사가 하와이 주립 정신병원의 중증 환자 병동에서 3년간 상담 심리학자로 일하면서 호오포노포노 치유법으로 큰 성과를 거두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휴 렌 박사는 자신이 일하는 공간의 환자들과의 만남을 100% 자신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이며 이들에게 마음속으로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네 마디의 진언을 3년 동안 계속 외웠습니다. 요즈음도 마찬가지지만 정신병원은 주로 수용시설에 가깝다고 보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치유나 완치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행위보다는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지만, 휴 렌 박사는 이런 선입견을 깨고 환자들이 낮병동을 거쳐,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요? 저도 대중생활 초기 시절에 한 후배스님을 보면서 마음이 일어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스님을 보면 마음에 불편함이 올라와 마음의 평화가 정말 간절하게 필요해서 이 수행법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우선 종이에 그 스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점들을 써보았습니다. 큰 스케치북에 적어보았습니다. 다 쓰고 보았더니, 그것은 그 스님의 것이 아니라 제가 싫어하는 저의 그림자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그 스님을 미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100% 인정하기 싫었어요. 인식은 바뀌었지만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고 저항하고 있음을 알았지요.

저는 정화 만트라인 호오포노포노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 스님을 미워하고 원망했던 저의 오류와 제 투사에 대해서, 그 스님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날 때마다 ‘미용고사’진언을 계속 외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스님이 더 이상 창피하거나, 불편하거나 미운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 마음에 평온함이 찾아와 그 이후 지금까지 편안하게 그 스님을 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오류들이 정화되기를 바라면서 미용고사 진언을 외웁니다. 여러분들께도 1년간 연재를 통해 혹시 불편함을 드린 것이 있다면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시길 청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420호 / 2017년 1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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