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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악과(惡因惡果)

자업자득한 사랑의교회

살다보면 반드시 선한 행동이 선한 결과로 이어지고, 악한 행동이 악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의구심이 인다. 나쁜 짓을 하고도 떵떵거리는 사람이 주변에 있을 때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행동과 결과 사이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 결과가 바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윤회를 인정한다면 행동과 결과가 같지 않더라도 이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선한 행동을 할 이유가 생기고, 잘못된 것을 바꾸려는 용기도 생긴다.

사랑의교회 공공도로점용 사태가 일단락 됐다. 2010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는 3000억 원을 들여 교회를 신축하면서 공공도로의 지하에 거대한 예배당을 지었다. 당시 개신교를 믿는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조력이 상식 밖의 결정을 내린 배경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반발한 서초구민들은 서초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잇따라 서초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다행히 대법원에서 공공도로 점용을 허가한 것은 주민소송 대상이라며 파기환송 했고, 재판이 다시 열려 1심에 이어 최근 2심에서도 허가취소 판결이 내려졌다.

국민재산인 도로를 특정교회가 점유해 사적으로 쓴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그러나 종교라는 이름으로 이런 몰상식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는 꽤 유명한 인물이다. 도로점유 불법성을 지적하자 “사회법 위에 ‘영적제사법’이 있다. 영적 배수진을 쳤다”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하고, 세월호 가족을 미개하다고 조롱했던 정몽준 전 국회의원 아들의 발언을 옹호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가끔 개신교인들이 말하는 ‘성령’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상식 밖의 행위와 약자에 대한 조롱이 ‘성령’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질 때 더욱 그렇다. 어찌됐든 사랑의교회의 불법적 행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다행이다. 부처님께서는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라고 말씀하셨다. 사랑의교회 사태가 “나쁜 행위는 반드시 나쁜 결과로 이어진다”는 반면교사의 대표 사례로 남기를 바란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24호 / 2018년 1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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