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불불도화(木佛不渡火)

장로대통령이 새겨야 할 경구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과 다스 실소유자 의혹 관련 검찰수사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검찰 수사는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정치공작이며,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참담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국정원 활동비 수억 원을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는 측근들의 자백이 이어지고, 다스와 관련 그가 실소유자라는 구체적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해명은 없이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검찰수사를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절박감이 느껴진다. 의혹에 대해 떳떳했다면 국민 앞에서 사실관계를 밝히고 검찰조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재임기간 그는 국정원을 통해 선거에 개입하고, 공무원을 시켜 민간인을 사찰하고,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국민의 반대에도 4대강 사업을 벌였다. 그런 그가 나라의 근간을 말하니, 후안무치함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이를 바라보는 불교계의 심사는 곱지 않다. 그는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봉헌하더니, 대통령이 돼서는 정부지도에서 사찰을 지우고, 청와대에 목사를 불러  예배를 봤다. 대통령 인수위원장에 소망교회 권사를 임명하고, 경찰청장은 선교포스터를 찍었다. 청와대 경호차장은 정부부처 복음화를 외치고, 예비군훈련장에서 개신교 찬양 영상을 틀었다. 특히 그는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목사의 주문에 따라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해 장로대통령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목사들은 그를 “하나님이 주신 대통령”이라며 찬양했다. 이토록 장로임을 자랑스러워했던 그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는데, 어찌된 일이지 다들 꿀 먹은 벙어리다.

조주 스님 말씀에 ‘목불불도화(木佛不渡火)’가 있다. “목불은 불을 건너지 못한다”는 뜻이다. 부처는 다른 곳이 아닌 내 안에 있다는 가르침이다.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는 그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어설픈 선동으로 진실을 가릴 수는 없다. 목불(거짓)은 결코 불(진실)을 넘을 수 없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25호 / 2018년 1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