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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동고 파라미타, 제주서 3000배 희망정진

  • 교계
  • 입력 2018.01.26 20:23
  • 수정 2018.02.07 12:44
  • 댓글 1

1월23일, 성도절 맞아…18명 참가

▲ 학교법인 영축학원(이사장 성파 스님) 소속 부산 해동고(교장 이상용) 파라미타(지도법사 안정수)는 1월22~24일 제주도 일대에서 ‘제주도로 떠나는 문화체험활동’을 전개했다.

“춥냐구요? 오히려 더워요. 지금 드는 생각? 처음엔 소원을 잔뜩 떠올렸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 물론 끝까지 할 겁니다. 제가 선택한 도전이니까요.”

영하의 기온에 한파가 몰아친 1월23일, 한라산이 가까운 제주도 서귀포시의 돈내코 지역은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도로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한겨울에 피는 동백마저 동상에 든 이날, 돈내코 법성사 대웅전에 모인 청소년들은 반팔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 제주도의 전통문화와 자연유산을 답사한다는 큰 목적과 더불어 해동고 파라미타 학생들이 이곳 제주도를 찾게 된 이유는 더 깊은 데 있었다. 성도절을 맞이하여 자신을 성찰하는 3000배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안정수 부산 해동고 교법사의 죽비 소리가 다시 맹렬하게 울렸다. 지체 없이 다음 절이 시작되었다. 여기저기서 “끙끙”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행히 고통의 절규보다 “지심귀명례”를 외치는 소리가 더 우렁찼다. 오후 3시를 넘긴 시각, 부산 해동고에서 제주를 찾은 3000배 원정대 18명 중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2000배를 마치는 스무 번 째 108배가 끝났다.

“다리가 너무 아픕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3000배를 잘하려고 학교에서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매일 세 번씩 108배를 했거든요. 그런데도 이렇게 고통스러운 걸 보니 3000배는 결코 쉽게 달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 합니다.”

박정우(관도, 19) 군은 고통마저 포기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허벅지가 터지고 발바닥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눈빛은 반짝반짝 빛났다. 2000배를 마친 이날 오후, 공양과 예불 이후 다시 마지막 1000배가 진행됐다. 헤아릴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초승달이 뜬 시각 비로소 3000배가 끝났고 성취의 기쁨을 만났다. 그 기쁨은 학기 초부터 매일 108배를 이어 온, 1년 동안 다지고 다진 소년들의 오랜 서원이기도 한 것이리라.

▲ 해동고는 2006년 1월1일부터 매일 학교 법당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108배 정진을 이어왔다.
학교법인 영축학원(이사장 성파 스님) 소속 부산 해동고(교장 이상용) 파라미타(지도법사 안정수)는 1월22~24일 제주도 일대에서 ‘제주도로 떠나는 문화체험활동’을 전개했다. 제주도의 전통문화와 자연유산을 답사한다는 큰 목적과 더불어 해동고 파라미타 학생들이 이곳 제주도를 찾게 된 이유는 더 깊은 데 있었다. 성도절을 맞이하여 자신을 성찰하는 3000배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해동고는 2006년 1월1일부터 매일 학교 법당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108배 정진을 이어왔다. 특히 새해에는 학교 법당에서 ‘3000배 희망정진법회’를 봉행하며 108배를 지속해 온 청소년들이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법석을 마련해 왔다. 안 법사에 따르면, 해동고를 거쳐 간 수많은 파라미타 졸업생들도 3000배의 성취를 학교생활 중 가장 뜻깊은 순간으로 기억했다. 특히 올해는 장소도 학교를 벗어나 제주도로 선택했다. 돈내코 법성사는 좌복의 높이부터 법당 및 요사채, 조석 예불 등 모든 사찰 공간과 의식이 3000배 수행자들에게 맞춰져 있는 3000배 수행 도량이었다.

▲ 새해에는 ‘3000배 희망정진법회’를 봉행하며 108배를 지속해 온 청소년들이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법석을 마련해 왔다.
학생들은 23일 3000배에 앞서 22일 1000배를 올리며 준비 기도를 했다. 게다가 법성사는 아침, 사시, 저녁예불 의식에서도 108배를 했다. 2박3일 동안 총 4500배를 훌쩍 넘긴 셈이다. 무엇보다 안 법사는 학생들이 중간에 포기하기 않도록 108배와 108배 사이 쉬는 시간을 넉넉하게 제공하고 한 사람이 자리를 뜨면 그 학생이 돌아와야 다시 절을 시작할 만큼 공동체 정신을 당부했다. 덕분에 중간 중간 고비를 겪은 학생들도 다시 용기를 냈고 결국 3000배를 마칠 수 있었다. 
 
▲ 특히 올해는 장소도 학교를 벗어나 제주도로 선택했다. 돈내코 법성사는 좌복의 높이부터 법당 및 요사채, 조석 예불 등 모든 사찰 공간과 의식이 3000배 수행자들에게 맞춰져 있는 3000배 수행 도량이었다.

“1000배도 힘들었는데 결국 3000배를 마쳤다. 고통의 끝이라는 희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앞으로 큰 시련이 찾아와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깨달은 시간이었다.” (안근휘, 18)

“파라미타는 아니지만 친구 따라 108배를 시작했고 3000배까지 왔다. 모든 스님들과 보살님들이 존경스럽다. 제주도를 찾는다면 다시 와서 오늘의 감동을 떠올리고 싶다.” (김동현, 18) 

“몸이 비틀리고 무릎은 터질 것 같았지만 3000배를 채우고 나니 마음이 가볍다. 3학년을 3000배로 시작해서 무척 뜻깊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임동훈, 19)

안 법사는 “매일 학교 법당에서 108배를 이어온 법우들 그리고 학생들이 3000배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도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가깝게는 집중할 수 있는 정신과 체력을 키운 것이고 넓게는 다함께 한 가지 목표를 성취하는 공동체의 가치를 느낀 만큼 이번 법회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 헤아릴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초승달이 뜬 시각 비로소 3000배가 끝났다. 사진은 2000배 회향 직후 밝은 표정의 해동고 파라미타 청소년들.
23일 밤, 3000배를 마친 해동고 원정대는 다음날 새벽예불을 위해 다시 잠을 청했다. 요사채의 불이 모두 꺼진 시각, 법성사 관세음보살님의 미소가 성도절 별빛에 밝게 빛났다.

제주 =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426호 / 2018년 1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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