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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고양이가 전하는 따뜻한 안부

  • 불서
  • 입력 2018.01.29 14:50
  • 수정 2018.01.29 15:03
  • 댓글 0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 보경 스님 지음·권윤주 그림 / 불광출판사

▲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풍요 속에 빈곤이랄까.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면서도 심리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동물을 동반자 삼은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한편에선 무책임하게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적지 않다. 사찰도 그렇게 버려진 개나 고양이들이 찾는 곳 중 하나다.

불교의 인문학적 해석을 평생의 일로 삼아 정진하고 있는 보경 스님(보조사상연구원 이사장)도 서울 소임을 정리하고 순천 송광사로 돌아간 어느 날 떠돌이 산중 고양이를 만났다. 그렇게 갑작스런 인연이 익숙함으로 바뀌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 사물이란 것이 관찰해보면 존재의 이유가 있고 존재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듯, 고양이를 살펴보면서 그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모두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됐다.

이 책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는 그렇게 인연 맺은 고양이와 지낸 한철 동안의 이야기를 틈틈이 풀어놓은 것이다. 평생 만권의 책 읽기를 서원한 스님답게 고양이를 만나고 관찰하면서 사람들 속에서는 알기 어려웠던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됐다. 그중에서도 스님에게 고양이가 안겨준 특별한 교훈이 ‘바라보기’다.
스님은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고양이는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를 선호한다. 그리고 바라본다. 오직 움직이는 것은 꼬리뿐이다. 이 꼬리의 동작이 부동의 지루함을 상쇄하는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어떤 마음 상태가 일어났을 때 그 마음의 모든 것은 진지하게 바라보는 동안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소멸된다. 번뇌의 불씨가 꺼지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고양이의 바라보기를 보면서 참선의 또 다른 모습을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스님은 사료를 고르고 털을 빗겨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등 고양이와 관계가 무르익으면서 생겨난 설렘, 걱정, 화, 분노, 슬픔, 불안, 기쁨 등의 감정을 통해 순간의 삶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 경험을 옮긴 책 속 이야기들은 마치 독자에게 전하는 따뜻한 안부와 같다. 1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26호 / 2018년 1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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