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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의 감동과 아쉬움

  • 기자칼럼
  • 입력 2018.02.26 14:13
  • 수정 2018.07.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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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에서 펼쳐진 불꽃 경쟁 평창동계올림픽이 2월25일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올림픽기간 선수들이 보여준 땀과 열정 그리고 투혼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고 이번 올림픽에서 목표했던 평화와 화합, 문화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가 항상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이번 올림픽도 감동을 반감시키는 일들이 발생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여자대표팀의 팀원 왕따 논란, 네덜란드 팀추월 남자대표팀의 기자회견장 막말 등이 그것이다. 프랑스 알파인스키 한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 문제가 돼 대회도 치르지 못한 채 대표팀에서 퇴출당했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의 언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선수들이 전 세계에서 모인데다 아직은 젊은이들이기에 실수가 없을 수는 없고 그런 차원에서 이해를 못 할 부분도 아니다. 다만 가장 아프게 생각되는 것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관한 구설들이다. 2월15일 크로스컨트리 센터를 방문한 이기흥 회장 일행은 귀빈석에 앉으려 했고 자원봉사자들은 이미 예약된 좌석이니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 일행이 고압적 태도와 폭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이 SNS와 언론 보도를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집중 표적이 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자원봉사자를 찾아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고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10월 대한체육회장에 취임한 것을 놓고 적폐세력의 일원이라는 거친 말까지 회자하고 있다.

그러나 실수가 있었다고 자세한 상황도 알지 못한 채 적폐세력으로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이 회장은 대한근대5종연맹, 대한카누연맹, 대한수영연맹 등 비인기 종목을 육성하는 데 애정을 쏟았고, 런던올림픽과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아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당시 추진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에 반대해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혔고, 통합 이후에는 후보자격 배제 등 박근혜 정부측 방해에도 불구하고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 회장에 당선됐다.
 

▲ 김현태 기자

불자로서도 남다른 삶을 살았다. 3년간 손수 전국을 순회하며 체육인 불자들을 규합해 체육인불자연합회를 설립했고, 올림픽공원법당과 태릉선수촌법당이 개원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그의 노력이 있었다. 또 2012년부터 조계종 중앙신도회를 맡아 신행과 자비를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의 언행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실수만큼의 비판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무데나 적폐 딱지를 붙이고 공격하는 것은 오히려 개혁을 퇴보시키는 일이다. 공과 과를 균등하게 바라보는 지혜의 눈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29호 / 2018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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