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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 불교 관련 박사학위-상

  • 교학
  • 입력 2018.03.05 14:11
  • 수정 2018.03.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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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수행이 서양에 미친 영향 분석…경전 속 불교여성관 조명

 
2018년 봄에도 많은 불교박사가 배출됐다. 법보신문 조사 결과 이번 학기에 불교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자는 모두 29명이었다. 박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동국대로 13명이었다. 이어 동방문화대학원대가 6명, 서울불교대학원대가 4명이었으며, 중앙승가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서강대, 아주대 등에서도 각각 1명씩 나왔다. 연구 분야로는 교학과 응용불교가 가장 많았으며, 인물, 역사, 미술사 등 연구도 있었다. 법보신문은 2018년 봄 박사학위 논문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신중도’는 한국불교만의 특성
‘대일경’ 통해 밀교 계율 탐구
박범훈 한국찬불가 특징 고찰
석두 스님 ‘불성관’ 집중 소개

현주 스님의 ‘조선시대 신중도 연구’는 1740년 도갑사 ‘신중도’에서부터 1945년 일제강점기까지 제작된 571점의 신중도를 통해 조선후기 신중도 전개양성을 살핀 논문이다. 스님에 따르면 조선후기 신중도는 18세기 화엄신중신앙의 대중화로 ‘가람공양’ ‘보통축원’ 등의 상용의례에 따라 불전 내에 신중신앙의 시각화가 요구되면서 제작됐다. 19세기 신중에 대한 일상예경이 수록된 의식집인 ‘작법구감’이 전국적으로 유통되면서 신중도 제작이 급증했다. 신중도를 제작하고, 불전에 봉안한 것은 동아시아 불교권에서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강 스님의 ‘대행의 관법에 관한 연구’는 대행 스님이 살다간 불교계의 현실 및 행적, 관법의 정의와 원리, 관법의 실천 수행법 등을 전반적으로 살핀 논문이다. 청강 스님은 이를 통해 대행 스님 관법은 △자신의 독특한 수행을 통해 제시됐지만 기존 불교 관법의 전통을 현대 한국불교에 새롭게 제시 △관법의 내부적 구조는 돈오점수의 수증론 체계를 계승 △외형적으로는 하나의 관법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것이 활용되는 점에 있어서는 근기에 맞게 다양한 방법 제시 △실리적인 작용으로서 실용성을 드러냄 등을 현대적 의의로 꼽았다.

권선아 박사의 ‘현대 서양의 자비 명상 연구-티베트 불교의 로종 수행과 그 응용을 중심으로’는 ‘자비’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현대의 자비수행들이 우리 시대에 적응되어 온 다양하고 역동적인 과정을 성찰한 논문이다. 권 박사는 “불교전통에 들어 있는 자비와 현대의 자비를 이어주는 강력한 고리가 티베트 불교의 로종 수행”이라고 진단하고 서양 심리치료영역에 전해진 자애명상, 자비명상의 가장 공통적인 기법이 로종수행에서 나왔음을 밝혔다. 또 현대의 자비계발 프로그램을 고찰함으로써 오늘날 자비 담론이 더 깊은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김동윤 박사의 ‘여성불자의 신행연구’는 경전에 나타난 재가여성 신행을 살펴보고, 불교의 여성관을 고찰한 논문이다. 김 박사는 “붓다는 여성의 성불 가능성을 인정하고, 성불에 있어 성차별이 없었음을 강조했지만 교단이 성립된 이후 남녀차별이 생겨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박사는 ‘담마니나’ ‘부다카필라’ ‘달라케시’ ‘수쿨라’ 등 경전에 나타난 뛰어난 여성수행자들을 소개하면서 불교의 여성관에 대해 강조했다. 또 오늘날 현실에 맞는 불교여성상 정립을 위한 제언도 내놓았다.

김홍배 박사의 ‘대일경 계율사상 연구’는 ‘대일경’을 통해 밀교의 계가 성문과 대승의 계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고, 밀교 계율 사상을 탐구한 논문이다. 김 박사는 “‘대일경’에 나타난 계율의 사상적 특징은 보리심 사상과 보살사상, 자비사상이며 이것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며 “이는 삼구법문의 총섭”이라고 강조했다. 밀교수행자가 계를 지닌다는 것은 삼구법문을 수행의 이념으로 삼아 삼밀수행과 수법, 작법을 의칙에 따라 여법하게 행하는 것이며, 실천적인 측면에서는 보리심과 일체지를 증득하기 위해 이타행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유문경 박사 ‘천태지의의 법화경 품제해석 연구’는 천태지의 스님의 독특한 경전해석론에 대한 고찰이다. ‘법화경’ 각 품의 제목에 대한 해석을 통해 지의 스님이 어떻게 ‘법화경’ 내부를 철저히 탐색했는지를 보여준다. 유 박사는 지의 스님이 품제마다 보유한 특징들을 차별 속의 무차별, 무차별 속의 차별 공식으로 중도화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를 통해 지의 스님의 ‘법화경’ 해석으로 당시 전 불교가 재편성되고 새롭게 구획, 정리될 수 있었으며, 그것이 곧 불도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영 박사의 ‘연기론의 전개와 여래장과의 관련성 연구’는 여래장론이 연기론에서 비롯됐음을 밝힌 논문이다. 연기론은 무명이라는 근본 원인 때문에 생존과 소멸, 유정중생의 삶의 터전인 세계의 발생과 소멸이 있다는 가르침이고, 여래장론은 일체중생에게 여래성이 항상 내재해 있다는 교설이다. 언뜻 서로 다른 것 같지만 이 박사는 초기, 부파, 중론, 유식론의 연기론을 각각 고찰한 뒤 연기론은 중생이 해탈하면 앎(知)이 있다고 하고, 여래장론은 본래부터 있는 진여를 본질로 하고 있다는 등 여래장의 연원이 연기론에 있음을 밝혔다.


 

황서광 박사의 ‘법계도기총수록의 화엄사상 연구’는 ‘법계도기총수록’(이하 총수록)에 수록된 ‘법융대덕기’ ‘진수대덕기’ ‘대기’를 중심으로 의상계 화엄학을 통시적인 사상사적 흐름에서 고찰한 논문이다. 황 박사는 ‘총수록’에 대한 기존 연구가 통시적인 면보다는 공시적인 면으로 크게 치우쳤다고 보고 새로운 각도에서 ‘총수록’을 조명한다. 즉 의상 스님이 당에서 귀국한 670년부터 균여 스님이 입적한 973년까지 4개의 시기로 구분하고 ‘총수록’을 중심으로 ‘의상계 화엄학’을 세부적으로 조명했다.

김성호 박사의 ‘소연(所緣)에 관한 연구-수행관과의 관련을 중심으로’는 마음에 비춰진 외적 대상을 일컫는 용어인 ‘소연’을 중심으로 초기부터 대승에까지 각각 수행관의 특징을 폭넓게 다룬 논문이다. 김 박사에 따르면 소연의 활용은 초기불교의 경우 염불이나 백골관, 부정관의 사례로 나타나며, 부파시대에는 불탑신앙, 대승시대에는 불보살 조성을 비롯해 지관(止觀)과 정토(淨土)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됐다. 김 박사는 소연을 활용한 방편들이 시대와 지역별 특성을 가지고 발달해왔으며, 불교수행을 위해 개발해야할 많은 자원들이 내재해 있음을 역설했다.

안승철 박사의 ‘한국 창작찬불가 연구’는 한국 창작 찬불가의 성립 배경과 근현대기에 나타난 찬불가 운동의 전개 그리고 박범훈 찬불가의 한국적 성격을 연구한 논문이다. 특히 박범훈 창작 찬불가 가사에 나타난 불교사상과 음악적 특징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박범훈의 찬불가는 콘텐츠적으로만 머물러 있던 한국 창작찬불가가 수용층에게 전달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안 박사는 이번 연구가 한국 찬불가의 정체성이 투영된 새로운 찬불가 탄생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순영 박사의 ‘통일신라 석탑의 조형과 특성 연구’는 통일신라 일반형석탑의 조성배경과 변화요인에 대해 살펴보고 통일신라 석탑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논문이다. 이 박사에 따르면 신라석탑은 전형양식의 성립과 발전 과정에서 불탑관의 변화, 조탑경의 출현, 건탑 요인의 다양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서 정형에서 탈피한 다양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일신라 석탑의 변형에 따른 특성이 고려시대 석탑의 양식적 모태로 어떻게 계승되고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고 통일신라 석탑이 한국석탑사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전무규 박사의 ‘석두 희천의 불성관에 대한 연구’는 마조 스님과 더불어 선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석두 스님의 선사상을 밝힌 논문이다. 전 박사가 불성을 주제로 석두 스님의 선사상을 해석한 이유는 선종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이 ‘불성의 개시(開示)’이며, 선종을 사상적으로 규정하면 그것은 ‘불성론’으로 보는 관점에서 비롯됐다. 전 박사는 석두 스님 불성관의 특징이 반야사상에 기반한 중관과 자성청정의 심성관에 있다고 파악했으며, 이를 통해 선종이 불교의 주류사상을 종합적이고 계승한 정통불교임도 주장한다.

허허 스님의 ‘삼국시대 일광삼존금동불상 연구’는 삼국시대 일광삼존금동불상들의 원류가 어디이며, 어떤 영향관계 아래서 제작됐는지를 고찰한 논문이다. 일광삼존불은 하나의 거신형 광배에 여래상을 주존으로 하고 양옆에 협시보살을 둔 불상이다. 허허 스님은 문헌 기사를 바탕으로 삼국의 교류 상황을 조사하고, 어떤 불상양식의 영향관계에서 일광삼존금동불상이 제작됐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그동안 일광삼존금동불로 여겨지던 일본 호류지 헌납보물 143호 불상이 단독의 거신광배 불상에 협시보살상이 인위적으로 끼워져 전승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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