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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원 이사, ‘석고대죄’ 일성 귀담아 들어야 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8.03.19 13:30
  • 댓글 3

선학원 전직 이사와 원로 스님 39명이 ‘선학원 원로 시국성명’을 발표하며 법진 이사장의 공직 사퇴를 전격 촉구하고 나섰다. 이사장은 물론 이사회의 ‘석고대죄’까지 요구한 것을 보면, 법진 이사장 옹호 세력으로 전락했다고 비판받는 현 선학원 이사회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선학원 이사회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성추행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한다고 한 게 2016년 12월이다.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사회는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법진 스님에 대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법진 이사장에게 징역 6개월 형이 선고됐지만 선학원 이사회는 이를 외면한 채 “성추행은 아니다”라고 보고한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현 이사회의 행적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법진 스님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는 고사하고 법진 스님을 보호하는데 급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법진 스님은 선학원 기관매체인 ‘불교저널’에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자격으로 게재해 온 칼럼연재를 2018년 3월(1월 제외)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월의 108번 칼럼 ‘평화’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둔 글이었는데 짚어볼 대목이 있었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누구도 고통과 죽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법진 스님은 ‘숫타니파타’에 담긴 부처님 말씀을 인용했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고통을 싫어한다. 그들에게도 삶은 사랑스러운 것이다.” 사부대중을 향해 전한 생명존중 메시지는 법진 스님 자신의 뼈에 새겼어야 했다.

피해자 입장에서 성추행은 고통이다. 일말의 용서도 구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며 활보하는 가해자를 지켜보는 일 또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고통이고, 때로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느껴질 수 있다. ‘미투’에 언급된 사회 인사들이 사법적 책임 여부는 차치하고 사과부터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진 스님은 성추행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는 물론이고 6개월 형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징역형을 받고도 지금까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고 있다. 일말의 참회기미마저 보이지 않는 법진 스님을 선학원 이사회는 감싸고만 있다. 최종적인 법적 판결이 난 건 아니라고 항변할는지 모르겠지만 그 변명을 누가 들어주겠는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선학원 원로 스님들의 ‘석고대죄’ 일성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1432호 / 2018년 3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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