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엔 은사 스님이 할아버지 같았지”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는 경구처럼 처음 출가할 때의 마음가짐이야말로 깨달음으로 가는 바른길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많은 고승대덕들은 초발심의 중요함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이 초발심을 간직한 시기가 수행자들에겐 바로 행자시절인 것이다. 이 시대 수행자들의 초발심 시절, 즉 행자시절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 출간됐다. 월간 불교지 좥해인좦에 연재됐던 기획물 ‘나의 행자시절’을 박원자 기자가 동명의 책으로 엮어냈다.
이제는 수행자로서 일각을 이룬 큰스님들과 수행의 길에서 용맹정진하고 있는 많은 스님들의 초발심기. 이 책에는 갓 깍은 머리가 여전히 파르스름하던 행자들과 이들을 이끌어주시던 은사 스님, 당시의 절집 법도, 생활 풍경 등이 오롯이 담겨 있다.
원담, 석주, 탄성, 이두, 월운 스님 등 노스님들로부터 원택, 지명, 종림 스님 등 중진 스님들에 이르기까지 총 마흔 다섯 명의 스님이 행자시절의 추억담을 풀어놓았다. 특히 노스님들의 회고담에는 만공, 금오, 효봉, 동산, 한암 스님 등 1900년대 초반 한국 불교계의 거목이었던 은사 스님들의 언행이 생생히 살아있다. 무엇보다도 초발심의 행자시절 실수 연발이었지만 풋풋했던 생활 모습과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웠던 구도의 열정이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시집살이보다 더 매운 행자시절을 겪어야 했던 석주 스님, 공양주 소임을 서로 하겠다며 몸소 솔선수범을 아끼지 않았던 효봉-청담 스님에 대한 고봉 스님의 회고도 눈길을 끈다. 게으른 수행자들을 경책하는 데 호랑이보다 무서웠다는 성철 스님 밑에서 행자 시절을 보낸 스님들의 이야기도 재미를 더한다.
초발심 시절인 행자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구도의 길을 걷는 이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신행 생활에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다??·??미디어,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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