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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금석문 탁본은 시대의 기록이자 예술”

  • 성보
  • 입력 2018.04.04 18:02
  • 수정 2018.04.06 17:51
  • 댓글 2

금석문 탁본 채탁 현장

▲ 불교중앙박물관은 4월3일 고성 건봉사에서 ‘2018년 금석문 탁본조사사업’ 현장설명과 자문회의를 진행했다. 금석문 탁본조사사업 책임연구원인 흥선 스님은 이날 ‘사명대사기적비편’을 직접 채탁하고 사업에 대한 과정과 의의를 설명했다.
“금석문은 시대의 역사를 글자로 새기고 표현한 타임캡슐입니다. 그냥 두면 돌비석이지만 탁본을 통해 해석하면 또 하나의 보물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금석문 탁본조사는 역사를 바꿔 가는 소중한 작업입니다.”

불교중앙박물관, 4월3일 진행
고성 건봉사서 강원지역 첫발
“수준 높은 탁본” 절실 강조
10월 경북 지역 탁본 전시도
 
역사학·고고학·미술사를 비롯한 인문·사회과학·한국학 등 측면에서 금석문의 진면목을 재확인하고 탁본의 유산적 가치를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 스님)은 4월3일 고성 건봉사에서 ‘2018년 금석문 탁본조사사업’ 현장설명과 자문회의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불교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경상북도·대구광역시에 이어 2번째 사업 지역을 강원도로 정하고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비 264기를 선정한 바 있다. 이 중에서 올해는 95기 탁본을 목표로 이날 건봉사에서 강원지역 첫 탁본 채탁을 시작했다.
 
금석문 탁본조사사업 책임연구원인 흥선 스님은 이날 ‘사명대사기적비편’을 직접 채탁하고 사업에 대한 과정과 의의를 설명했다.
 
흥선 스님은 “탁본은 기초 사료가 될 뿐만 아니라 자체가 하나의 유물”임을 강조했다. 스님은 “솜씨가 거칠고 미숙한 탁본은 글씨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전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오히려 감쇄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우리나라 금석문 자료의 예술성과 더불어 한국 서예사의 정립을 위해서도 반드시 균일하고 수준 높은 탁본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탁본은 습식 탁본으로 진행되고 있다. 흥선 스님은 “가장 중요한 재료인 종이와 먹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한 한지 가운데서도 물성 테스트를 통해 후세에 유물로 물려줄 만큼 양질의 탁본을 마련할 수 있는 한지를 선정했다. 먹은 직접 제조해 사용하고 먹봉은 비신의 재질에 따라 톱밥 또는 좁쌀을 넣어 사용하고 있다. 비신의 재질에 따른 종이의 사용, 바람 온습도 등 날씨, 주변 환경 등을 꼼꼼히 살펴 작업일지를 작성해 기록을 남기는 것도 필수다.
 
스님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금석문의 상당수는 탁본이나 문헌으로만 전해지고 있는데 이마저도 손상되고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금석문 전체 현황을 망라해 집대성한 자료도 존재하지 않고 종래의 금석문 자료집에 수록된 탁본은 채탁 상태가 우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원문 번역과 판독 오류도 적지 않아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선본 탁본의 확보가 절실하다.
 
스님은 “조선시대 탁본은 대부분 거칠고 썩 좋은 것이 없다”며 “탁본은 정확한 기록을 후대에 남겨 오류가 재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현장설명 후 진행된 자문회의에서는 수준 높은 탁본을 위해서는 한발 더 나아가 안전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
 
자문위원인 도진영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오랜 세월동안 대부분 야외에 노출돼있는 금석문은 풍화와 마모로 훼손된 상태인 것이 대부분”이라며 “작업 전 철저한 안전진단으로 사후 훼손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선 한림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석문만 조사대상이 된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평창 상원사 동종, 철원 도피안사 철불 등 역사적·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강원지역 금문에도 관심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지정문화재뿐 아니라 비지정 금석문에 대한 관심도 부탁했다. 김 교수는 “지정문화재의 경우 기초 조사는 돼 있으나 비지정 금석문은 조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사업을 통해 가치 있는 금석문을 문화재로 지정하는데 대비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중앙박물관은 2018~19년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비 등 강원도 지역에서 264점의 금석문 탁본 조사를 할 계획이다. 10월에는 2017년 경상북도·대구광역시 일대 금석문 탁본 50건에 대한 전시회와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고성=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35호 / 2018년 4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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