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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수행 민갑연-상

기자명 법보신문

▲ 46, 선지화
따뜻한 4월의 봄날이었다.

보건소서 간호사로 직장생활
독거노인 보며 생로병사 직면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로 봉사
천일기도 후에 광명진언 지속

벚꽃이 꽃비처럼 내렸다. 천일기도를 회향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그 동안 기도를 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부족한 글로나마 표현하고자 한다. 누군가 글을 읽고서 기도 혹은 수행을 발원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불연이 되리라 믿는다.

보건소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고 있다. 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독거 어르신들을 만난다. 매일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니 늙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희망이 없고, 능력도 없고, 열정도 없는 시기가 아닐까. 어르신들에게는 너무 죄송하지만 그 분들을 만나면서 삶의 무상함과 생(生), 노(老), 병(病), 사(死)의 고통을 보았다. 인간은 한없이 불안한 존재라는 사실이 점점 가슴을 조였다.

주위를 돌아보니 시어머니는 항상 절에 다니고 있었다. 부처님 곁에 다가가 보자는 용기를 냈다. 우연찮게 만난 부산 홍법사 조끼를 입은 불자들 모습을 보며 홍법사를 찾아간 것이 2011년의 일이다. 당시 첫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아이도 어린이법회에 등록했다. 혹시 도울 수 있는 일도 있을까? 고민 끝에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도 덜컥 맡았다. 아이와 함께 일요일마다 절에 가게 된 만큼, 이왕이면 좀 더 적극적인 신행을 하고 싶었고 간호사라는 작은 능력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었다. 그 후 지금까지 7년째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를 맡아오고 있으니 그동안 절에서 공양한 밥값을 조금이라도 한 것이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주 아이와 함께 법회에 나가고, 어린이들을 이끄는 교사의 역할도 맡았지만 선뜻 어린이법회 학부모들이 모여 수행하는 자모회 기도반에는 동참하지 못했다. 매주 절에 가는 것도 벅찬데 매일 수행을 하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마음은 자모회 기도반에 닿아 있었던 것일까. 600일 기도를 회향하고 700일에 도전하는 자모회 회장이 손을 내밀었다. 불안한 존재, 미약한 존재인 나에게도 건네 준 따뜻한 손길에 용기를 내어 함께 수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4월20일, 자모회 밴드에 가입해 기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첫 기도는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과 ‘천수경’ 독경 그리고 광명진언 사경이었다. 내용은 잘 몰랐지만 매일 숙제하는 마음으로 100일 기도를 무사히 마쳤다. 200일 기도는 108배와 ‘천수경’ 독송이었다. 그리고 300일 기도는 참회진언과 108배를 병행했다. 400일 기도부터는 광명진언 주력수행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사불과 사경도 함께 했고 500일부터 천일기도까지는 ‘금강경’과 ‘반야심경’ 독송도 함께 했다. 기도의 분량은 늘기도 줄기도 했지만 기도하는 마음은 항상 같았다. 다양한 수행법을 경험하면서 어떤 수행이 나에게 맞는지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광명진언 주력수행은 천일기도를 회향한 이후 지금까지도 지속하는 수행이 되었다. 사실 첫 기도를 할 당시에는 숙제를 하는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기도를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도 모르게 수행은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심장이 떨릴 만큼 화가 나거나 당혹스러운 상황과 직면할 때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광명진언을 외우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곤 했다. 광명진언을 외우면서 평정심을 되찾았다. 위태로운 상황에서 광명진언 수행으로 돌아가면 신속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었고 차분한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더 크게 표현하자면, 어떤 큰 어려움이 닥쳐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주력수행을 통해 다지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광명진언은 주로 출퇴근길 차안에서 외우고 있다. 이외에도 수시로 시간이 날 때마다 읊조리기를 반복한다. 언제 어디에서나 외울 수 있다는 사실도 광명진언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천일기도 회향 후 기도 시간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광명진언만큼은 항상 이어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1435호 / 2018년 4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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