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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트림의 과학

기자명 강경구

포만감 표현인 트림, 배출시 중용미덕 갖춰야

봉은사에서 무료진료소에서 일할 봉사자들을 면접하던 때의 일이다. 벌서 20여년 전의 일이 되겠다. 어떤 아름답게 생긴 간호사 한분이 면접자들에게 ‘당신은 배고픈 사람의 고통을 아느냐?’고 물어 잠깐 머쓱한 적이 있었다.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 주는 것이 제일 큰 봉사라는 취지였다. 당연한 말씀이다. 먹을 것을 주는 일이 가장 큰 배려인 것이다. 그 다음이 아픈 것을 고쳐주는 일이다. 부처님도 이 일을 하셨다. 누구나 일생을 걸고 해볼만한 일이다.

트림은 위 팽창해 오는 현상
장 안 좋거나 막혀있기 때문
먹는 만큼 빼는 것도 중요해
배설·순환 위해 장도 쉬어야

마음이 맑아지려면 공복감 느끼는 것을 즐겨야 한다. 우리 불자들은 ‘공복감을 아십니까?’라는 인사를 나누어도 좋을 듯하다. 배고픈 고통을 아는 사람만이 배부를 자격이 있고 그러한 사람만이 남을 위해 진정한 배려를 할 수 있다는 ‘믿음 아닌 믿음’을 필자는 갖고 있다.

배고픔을 이야기하는 것은 배부름을 말하기 위해 전제하는 것이다. 배부름은 배고픔을 아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역시 반대로 배부름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것도 배고팠던 인사만이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배부름 자체가 악덕이 될 수는 없다. 배부름은 노력한 자만의 고유한 미덕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배부름에 대해 경멸하고 혐오하는 것을 보는데 그것은 조심스레 주장할 것이지 마구 떠들 일은 못된다. 그러나 배부르다고 남 앞에서 함부로 표현하다가는 큰일을 당한다. 잘못된 표현의 하나가 ‘트림’이다. 어느 공직자가 높은 분들 모시는 자리에서 ‘거~억’하고 트림 한번 잘못하였다가 불경죄로 몇 년간 밖으로 내쳐졌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곳이 한국 사회다. 그런데 트림에 대해 너무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 또 무서운 것은 버릇이 되고나면 잘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끄윽~’하지 않으면 성미가 차지 않아서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마냥 참아도 안 된다. 방귀를 뀌지않으면 배에서 부글부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서 그것을 문제 삼는 것은 그 배출의 시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체 리듬을 우리가 무시해서도 안 될 것이다. 진공묘유의 배출법이 있어야 한다. 포만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트림의 과학, 그것은 중용의 미덕이다. 트림이라는 것 역시 중요한 것이다. 나올 것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림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트림은 위가 팽창하여 오는 것이다. 팽창하더라도 아래로 팽창할 여지가 있으면 공기가 위로 올라오지 않는다. 아래가 막혀 있기에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아래가 막힌 것은 장이 안 좋거나 아니면 장 사이사이에 기름이 잔뜩 끼어 막히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하수도 부분이 정체되어 트림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트림이 고약한 경우 그것은 장이나 소장 부분에 이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면 된다. 장을 어떻게 다스리느냐? 넣기만 하지 말고 빼는 것을 열심히 하자. 배설과 순환이 잘 돼야 ‘기’운용이 잘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장도 쉬는 시간을 주자. 장도 배려해서 그것이 좋아하는 것도 먹어주자.

강경구 의학박사·열린서울내과의원 원장 sudongzu@daum.net
 

[1436호 / 2018년 4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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