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2. 1968년 출범 군포교 원력

기자명 이병두

중진스님도 학자들도 군포교 동행

▲ 1971년 11월13일 육군 제1사령부 법당인 법웅사 준공식 직후 다과회에 참석한 청담·탄허 스님과 사령관 한신 대장.

개신교와 천주교에 비하여 20년 가까이 늦은 1968년에야 아주 힘든 과정을 거쳐 군법사 제도가 도입되는 과정을 지난 글에서 소개했다.(‘44회 최초의 군법사 해외 파견’, 2017년 12월6일자)

청담 스님, 열반 이틀 전에
군 법당 준공식 동참 격려
기독교계보다 20년 늦지만
오토바이 타고다니며 포교

승재가가 힘을 모아서 어렵게 군법사를 파송하게 되었지만 초기 군법사들은 가시밭길을 헤치고 나가야 했다. 법회를 진행할 수 있는 법당과 법요집이 없었고 법사 숫자는 부족한데다 넓은 담당 구역을 다니며 장병들에게 법문을 하고 불자 장교와 준사관 가족들의 신앙 상담과 상장례(喪葬禮) 의식까지 집전해야 하는데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처음엔 자전거를 이용해 바쁘게 순회 법회를 갔다가 1971년 2월 우바이 독지가 김순자씨가 3군단 법사에게 “포교활동을 위해 써달라”며 희사한 돈으로 오토바이를 구입하면서 이동수단 문제를 풀 수 있는 물꼬가 트였다. 그 뒤 1975년 창립한 대한불교진흥원에서 1976년부터 법사들에게 오토바이를 지원하게 되었으니 그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오토바이를 제공받은 법사들의 기분은 구름을 타고 날아다니는 것 같았을 것이다. 진흥원은 그 뒤로 매년 10~20여대의 오토바이를, 그리고 1981년부터는 승용차를 제공하였으며 군법당 건립에도 예산 지원을 이어가는 등 군 포교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1969년 8월14일 불교와 개신교‧천주교가 함께 종교 활동을 하는 육군군종센터가 준공되고 그 안에 최초의 군법당이 들어서면서 공간 문제에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했지만 교회에 비하여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간을 배정받고 내부 시설도 교회와 성당에 비하여 낙후되는 등 심각한 차별을 받았지만 열악한 포교환경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시의 군포교 현실이었다.

그래도 육군 중앙법당 준공 열흘 뒤인 8월24일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영암 기종 스님과 김동익 동국대 총장‧이한상 ‘대한불교’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법회가 열렸고 그 뒤로 매주 일요일 정기법회가 이어졌다. 청소년 포교의 새 지평을 연 중고등학생 대상 ‘룸비니불교학생회’도 창립해 많은 불교 인재를 배출하였다.

그 뒤를 이어 11월23일 육군 제6군단 법당 불이사(不二寺)가 준공되고 ‘대한불교’ 이한상 사장이 앞장서서 불교 서적과 호신불 보내기 운동을 펼쳐 법사들의 어려움을 덜어주었다. 이 과정에서 청담‧벽암‧탄허‧석주‧광덕 스님 등 당시 조계종의 원로‧중진 스님들은 전후방 군 법회에서 법문을 하고 법당 기공‧상량‧준공식에 참석해 격려를 하는 등 미래세대에게 불법을 전하는 데에 진력하였으며 이기영 교수를 비롯한 불교학자들도 원력과 의지를 갖고 법사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였던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역사는 앞으로도 승재가 지도자들이 귀감(龜鑑)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사진은 1971년 11월13일 강원도 원주 육군 제1사령부 법당 법웅사(法雄寺) 준공식을 마치고 가진 다과회 장면이다. 모퉁이에 청담 스님이, 그 옆으로 1군사령관 한신 대장과 탄허 스님이 함께 하고 있다. 청담 스님은 이 행사에 참석해 법사와 장병들을 격려하고 이틀 뒤인 11월15일 열반에 드셨으니 아마 이 자리가 스님의 생애 마지막 공식 행사였을 것이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beneditto@hanmail.net
 

[1436호 / 2018년 4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