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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통영 앞바다 돌아온 윤이상 선생 넋 위로하다

  • 사회
  • 입력 2018.05.03 11:05
  • 수정 2018.05.03 19:26
  • 댓글 2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5월2일 통영국제음악당 윤이상 묘역에서 추모재를 봉행했다.

사노위, ‘윤이상 추모재 봉행’
5월2일, 통영국제음악당서
유가족.지역불교계 함께 엄수
고인 뜻 받들어 남북통일 염원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조국의 자주와 평화를 염원했던 선생의 뜻을 기리는 법석이 엄수됐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는 5월2일 통영국제음악당 윤이상 묘역에서 추모재를 봉행했다. 추모재는 통영사암연합회(회장 종묵 스님, 통영 용화사 주지), 고성사암연합회(회장 이암 스님, 고성 문수암 주지)가 공동주최했다.

추모재는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지몽, 위원 법상 스님 집전 천수경 봉독을 시작으로 기념사, 천도기도, 유가족 인사, 고인에 삼배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노동위 위원장 혜찬 스님은 “평생 통영을 그리워하다 23년만에 돌아오신 윤이상 선생님이 통영 앞바다를 바라보며 극락왕생 하길 발원한다”며 “조국의 자주평화를 꿈꾸던 윤 선생님의 뜻을 기려 함께 남북통일을 위해 정진하자”고 말했다.

이어 윤이상 선생 천도기도가 거행됐다. 윤이상 작곡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염불소리가 통영 앞바다에 울려퍼졌다. 통영 앞바다의 파도소리와 바람과 함께 퍼지는 염불소리에 선생의 유가족은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쳤다.

▲ 추모재에는 조계종 사회국장 해공, 사회노동위 위원장 혜찬, 부위원장 혜문, 지몽, 통영사암연합회장 종묵, 고성사암연합회장 이암 스님과 지역스님들, 윤이상 작곡가의 미망인 이수호 여사, 딸 윤정 여사와 김용은 통영국제음악제시민서포터즈 회장 등 사부대중 40여명이 참석했다.

부인 이수자 여사는 “남편이 생전 돌아오지 못했던 통영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려고 왔다. 오늘의 추모재가 그동안의 아픔을 씻어주었다”며 “남편은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갔다. 오늘을 잊지 않고 남은생 기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딸 윤정 여사는 불교계에 고마움을 전하며 남북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염원했다. 윤 여사는 “스님의 염불 소리를 들으며 아버지의 슬픔과 고통이 생각나 내내 눈물을 흘렸다. 정성어린 천도재는 그동안의 아픔을 씻어준 마침표 같은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며 “자주평화를 염원했던 아버지의 뜻처럼 남과 북도 서로 상생하는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불교계에서도 윤이상 선생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유족들을 아픔에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고성군사암연합회장 이암 스님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의 작품세계에는 불교가 스며들었다. 불교와의 인연을 생각하면 그를 위한 일에 불교가 나서야 한다”며 ”그동안 받았던 오해·차별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지역불교계에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통영 앞바다의 파도소리와 바람과 함께 퍼지는 염불소리에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치는 딸 윤정 여사.

윤이상 선생은 생전에 이미 ‘현존하는 5대 작곡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의 한 사람으로 선정된 세계적 작곡가다. 하지만 1967년 ‘동베를린 간첩사건’에 연루되면서 금기인물로 낙인찍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국입국이 불허됐다. 2006년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가 동베를린 사건이 1967년 실시된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념의 벽에 막혀 그동안 유해 역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게 23년 동안 고국으로 오지 못했던 윤이상 선생의 유골이 앞서 2월25일 돌아왔고 3월30일 통영국제음악당 한켠에서 이장식이 거행됐다.

윤이상 선생은 불교와도 인연이 깊다. 불교신자로 알려진 그는 힘이 들때면 불교에 의지했고 한국의 스님들도 선생을 도왔다. 인천 용화선원 송담 스님은 그가 화두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도 선생이 타계했을 때 직접 독일에 가 49재를 지내주었다. 고인의 삶을 기려 묘비에 ‘處染常淨(처염상정)’이라는 글을 써주기도 했다. 선생의 장례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불교식으로 치렀다. 조계종은 이장식 후 바로 추모재를 봉행하려고 했으나 유가족이 통영에 살기 위해 입국하는 날짜를 고려해 그 중 가장 빠른 날인 5월2일로 추모날짜를 잡았다.

▲ 사회노동위 위원장 혜찬 스님은 “조국의 자주평화를 꿈꾸던 윤 선생님의 뜻을 받기려 함께 남북통일을 위해 정진하자”고 말했다.

이날 추모재에는 조계종 사회국장 해공, 사회노동위 위원장 혜찬, 부위원장 혜문, 지몽, 통영사암연합회장 종묵, 고성사암연합회장 이암 스님과 지역스님들, 윤이상 작곡가 부인 이수호 여사, 딸 윤정 여사와 김용은 통영국제음악제시민서포터즈 회장 등 사부대중 40여명이 참석했다.

통영=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39호 / 2018년 5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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